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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모든 신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은 잊혀지지 않죠. 배우로서 한 계단 올라갈 수 있도록 해준 의미가 깊은 작품이에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악의 끝판왕 '주단태'(엄기준)에게 늘 복종하면서 호되게 당했던 '조비서'. 반삭발 헤어에 수염으로 짙은 인상을 남긴 배우 김동규는 최근 뉴시스와의 종영 인터뷰에서 "시작할 땐 설레면서 걱정도 많고 복합적인 감정들로 차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개운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펜트하우스'는 지난해 10월 시즌1을 시작해 1년여 만인 지난 10일 시즌3로 막을 내렸다. 김동규는 극 중 주단태의 심복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의 악행을 돕는 조비서 역을 연기했다. 조비서는 주단태의 명령을 철저히 따르며 충성하지만 끊임없이 질책받고 얻어맞는다.

"맞는 장면들이 쉽지는 않았어요. 세트장은 그래도 낫지만 야외 촬영 때는 바닥이 시멘트에 자갈들로 인해 아팠죠. 손에 작은 돌들이 박히긴 했어도 다행히 다치지 않았고 큰 부상도 없었어요."

조비서 역을 처음 맡았을 땐 이렇게 맞을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맞는 게 아니라 때릴 줄 알았다. 어두운 느낌에 음지 생활을 하니 때리는 역할이겠다 싶었는데 그 상대가 저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평소 구두를 신고 뛰는 등 부상에 대비하기도 했다. "발목 강화를 하고 싶었다. 구두를 신고 동네 산책길을 뛰거나 줄넘기를 하는 등 반복적으로 연습했다"고 밝혔다.

― "조비서, 남다른 충성심에 시청자들 의문…악과 안쓰러움 공존 표현" 조비서는 온갖 심부름과 뒤처리를 다하면서도 늘 주단태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 오히려 시청자들이 안쓰러워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래도 왜 그렇게 충성심을 다할까 하는 점이 시청자들의 가장 큰 의문점이었다"며 "조비서는 음지에서 나쁜 행동을 하는 역할이었지만, 행동에 대한 설득력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악랄한 모습이 아닌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안쓰러운 모습이 공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텐데 돈일까, 가정사일까. 대본이 있기 때문에 혼자 답을 정하진 않았지만,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고 시즌3에서 어머니가 입원해있고 약점으로 잡혀있었다는 게 나왔어요. 제가 준비했던 과정과 연결된다고 생각해 다행으로 여겼죠."

일방적으로 당하다 보니 남몰래 반기를 꿈꾸진 않았냐는 물음엔 "엄기준 선배님의 연기가 워낙 출중해서 맞으면서 얼굴을 보는데 살기가 너무 가득했다. 반격을 생각할 순 있었겠지만, 집중해서 연기하다보면 '이러다 죽겠다' 싶은 감정이 더 컸다"고 웃었다.

반삭발 헤어스타일에 수염은 조비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긴 헤어스타일로 임무를 수행하기엔 이질감이 들더라. 음지에서 생활하는 데 멀끔한 모습이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누아르 영화나 다큐 등을 보면서 스포츠컷이나 짧게 민 게 더 설득력있고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 제안했죠. 머리카락이 꽤 길었는데 밀면서 쾌감도 있었어요. 변화를 걱정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오히려 도전을 즐기죠. 수염은 주동민 감독님이 제안했고, 3주 정도 길렀어요."

조비서는 결국 주단태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심수련'(이지아)과 '로건리'(박은석)에게 복수하고자 헤라팰리스를 폭발시키려는 주단태에게 폭탄을 구해준 후 내적 갈등을 겪는 모습을 들켜 주단태에게 죽게 된다.

그는 "조비서의 결말이 행복할 것 같진 않았다. 왠지 크게 다치거나 죽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을 벗어난 건 회장님이 저를 죽인다는 것이었다. 그 뒤의 일을 봤을 때 회장님이 저를 죽여야만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 "엄기준, 인생에서 잊지 못할 선배님…통통 튀는 밝은 색의 연기도 보여드리고파" 엄기준과 함께 연기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며 고마움도 표했다. "영광스러웠다. 선배님이 제 회장님이었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사실 답답함도 많으셨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1년반이라는 시간 동안 묵묵히 기다려주셨다. 부족한 점이 있을 때마다 하나하나 알려주시고, 조언해주셨다. 제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선배님"이라고 밝혔다.

"실수할 때 다가와서 토닥이면서 특유의 웃음으로 허허 웃어주세요. 촬영하다가 대사가 씹힐 때가 있는데 '혀를 많이 쓰라'고 툭 던지고 가시면 힘이 많이 됐어요. 봉태규, 윤종훈 선배님께도 감사해요. 봉태규 선배님껜 제가 긴장하는 것 같다며 상담했는데 본인도 그렇다며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했고, 윤종훈 선배님은 처음부터 이름을 외워주고 예뻐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펜트하우스' 촬영 중 tvN 예능 '온앤오프'에 출연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예능 제안이 온다면 "달려가겠다"며 "예능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셔서 너무 재밌더라. 특히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꼭 한번 나가보고 싶다.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공유하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멋있는 예능"이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해 '리턴', '황후의 품격' 등 안방극장으로 영역을 넓힌 그는 "계속 성장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탐나는 캐릭터로는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조정석이 연기한 '납뜩이'를 꼽으며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간 보여드린 게 검은색이라고 하면, 노란색이나 통통 튀는 분홍색 같은 밝은 계열 색깔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제 매력 포인트는 눈이다. 희극부터 비극, 슬픔과 어두움까지 수많은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눈을 가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주연에 대한 욕심을 묻자 "배우라면 당연히 있다"며 "하지만 지금 당장은 빛나는 조연부터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주인공은 물론 조연과 단역, 보조출연자까지 모두 합쳐졌을 때 더 아름다워지죠. 주연을 바라보기엔 아직 더 준비해야 하고, 우선 빛나는 조연이 되는 게 목표에요. 잘 안 된다고 투정부리지 않고 잘 된다고 건방져지지 않는, 앞에 주어진 것부터 열심히 하다보면 한걸음씩 나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0914_000158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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