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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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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배두나(42)는 국내 배우 중 가장 다양한 경험을 한 연기자일 것이다. 그는 워쇼스키 자매와 미국 드라마를 찍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일본 영화를 만든다. 국내 대형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오가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물론이고 초창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나오기도 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역할의 크기도 개의치 않는다. 그는 영상 콘텐츠라는 거대한 바다 위를 자유롭고 능숙하게 떠다니는 것 같다.

이런 배두나도 경험하지 않은 게 있었다. 겁내거나 믿지 못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그게 바로 한국 SF다. "전 '센스8' '주피터 어센딩' '클라우드 아틀라스' 같은 걸 해봤잖아요. 예산의 차이가 상상했던 그림을 구현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알아요. 그런 게 한국에서 될까 의심했던 거죠." 그래서 그는 한국 SF를 불신했다. 이런 배두나의 의심을 깨준 게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였다. 최항용 감독이 2014년에 내놓은 30분 분량 동명 단편 영화를 8부작 시리즈로 확장한 작품. 배두나는 이 단편을 본 뒤 이 감독이라면 한국형 SF가 나올 수 있다고 믿게 됐다.


가까운 미래, 지구는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겪는다. 한국은 이런 상황을 타개해 줄 물질이 5년 전 폐쇄된 발해연구기지에 있을 거로 보고 그 물질 샘플을 회수해올 팀을 보낸다. 발해기지가 있는 곳은 바로 달. 우주생물학자 송지안은 발해기지가 폐쇄될 당시 사망한 언니와 얽힌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달로 가는 팀에 합류한다. 배두나가 맡은 역할이 송지안이다. "SF이기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었어요. 이 작품 속 긴장감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 인한 공포. 이런 게 한 번에 촥 펼쳐지는 힘 때문에 선택한 겁니다."

'고요의 바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서서히 긴장감을 높여가는 방식의 연출에 대한 호평이 있는 반면 전개 속도가 느린데다가 각종 설정 오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배두나는 "외부에서 치는 파도를 보는 작품이 아니라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는 파도를 보는 드라마"라고 했다. "1회에 자극적인 요소를 쏟아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런 공식을 따르지 않아요. 배우의 눈에 집중하면 더 좋을 작품이죠."

배두나는 워낙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기에 안 해본 분장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우주복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별의별 의상을 다 입다보니 제가 이젠 우주복까지 입게 됐다는 얘길 했다니까요." 그는 새삼 배우는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배우는 다양한 삶을 살 수 있고 그러다보니 우주복까지 입는 희열도 맛보게 됐다"는 것이다.

SF장르에서 연기하는 배우에게 필요한 건 상상력이다. 이들은 눈으로 본 적 없는 걸 믿고 연기해야 한다. '고요의 바다'가 그리는 미래의 지구 그리고 달의 모습도 모두 그런 것들이다. 많은 배우들이 이런 연기를 힘들어한다. 하지만 배두나에게 만큼은 예외였다. 그만큼 이런 촬영에 단련이 돼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보다는 송지안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더 힘을 쏟았다고 했다. 송지안의 눈빛이 곧 설득력이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촬영한 게 2010년 2011년이었어요. 그린스크린 앞에서 상상하며 연기하는 걸 그때 처음 했죠. 그 이후로 그런 경험을 꽤 많이 했습니다. 훈련을 한 거죠. 그래서 '고요의 바다'에선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들진 않았어요. 이미 세트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상상해야 할 부분이 적기도 했고요. 그보다 중요한 건 송지안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거였습니다. 관객의 시선이 곧 송지안의 시선이니까 제가 감정을 잘 표현해야만 했어요."


배두나는 작업량이 많은 배우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작년에 '킹덤' 시즌2와 '비밀의 숲' 시즌2, 올해는 '고요의 바다'를 선보였고 영화 '브로커'와 '바이러스' 촬영도 마친 상태다. 쉬지 않고 일만 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그는 "어느 순간 몸을 사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경험하는 게 곧 내 전투력"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하다가 해외에서도 일하고 큰 영화 하다가 작은 영화도 하고. 참 재밌어요. 장르 안 가리고, 역할도 안 가려요. 주연이나 조연도 중요하지 않아요. 하고 싶은 건 다하려고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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