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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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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천국'(1988)의 주인공 '토토'의 본명은 살바토레 디 비타(Salvatore Di Vita), 후안 도밍고 페론 전(前)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인 에바 페론(Eva Peron)의 애칭은 에비타(Evita)다.
R&B 싱어송라이터 드비타(24·DeVita·조윤경)의 활동명은 두 인물의 이름과 애칭에서 따온 것이다. '시네마천국'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 에비타는 드비타의 예명에 어떻게 녹아들어갔을까.
드비타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에바 페론(에비타)은 누구에게는 영웅, 누구에게는 위선자로 불리는 인물인데, 분명 저의 음악도 누구에게는 울림을 주겠지만 누구에게는 아무런 감흥조차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 또한 누구에게는 성녀, 누구에게는 위선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두 모습 모두 '드비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인생의 양가적인 면을 일찌감치 깨달은 드비타의 노래 정경엔 다른 풍경이 동시에 들어 있다. 몽환적이면서 애처롭고, 신비로우면서 현실적이고, 따듯하면서 차가운 이유다.
미국 시카고의 북서부 교외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드비타는 2013년 SBS TV 오디션 'K팝 스타' 시즌 3로 잠깐 얼굴을 먼저 알렸다. 이후 혼자 만든 음악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렸다.
2018년 힙합 레이블 AOMG의 눈에 띄어 이 레이블 소속 래퍼 어글리덕과 함께 싱글 '슈가(Sugar)'를 발매하면서 주목 받았다. 지난 2020년 4월 발매한 데뷔 EP '크렘(CRÈME)'이 드비타의 존재감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이 음반으로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최우수 R&B/솔'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평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R&B와 힙합뿐만 아니라 신스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약 1년8개월 만인 최근 선보인 새 EP '아메리칸 고딕(American Gothic)' 역시 그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타이틀곡 '보니 앤 클라이드'를 비롯 앞서 뮤직비디오가 선공개된 '잇 유어 하트 아웃, 버디 케인!' 등 7곡이 실렸다. 드비타가 소개글로 인용한 영화 '아메리칸 뷰티'(1999·감독 샘 멘데스) 속 대사 "20년간 혼수상태였다가 막 깨어난 기분"처럼 번쩍 정신이 드는 노래들이다. 그 다음은 반짝 여운이 찾아온다. 콘셉트 앨범이 선사하는 유기적인 힘이다. 다음은 드비타와 나눈 일문일답.
-약 1년 8개월 만의 새 EP 입니다. 데뷔 EP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는데 그것이 힘이 됐나요. 아니면 부담으로 작용이
됐나요?
"전혀 부담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힘이 돼 줬고, 앨범을 들어주신 분들께 큰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나는 이제 막 깨어나고 있다'라는 설명으로 이번 앨범을 압축하셨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마치 그제서야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많은 등장인물도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했고, 저도 실제로 작년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영화 속 이 문장이 앨범을 잘 요약해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앨범 제목이 트랙들의 분위기를 잘 대변하는 듯합니다. 제목을 짓게 된 과정과 여기에 가장 담고 싶었던 의중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메리칸 고딕'(1930)은 (미국 아이오와 출신 화가) 그랜트 우드(1891~1942)의 미술작품인데, 여자와 남자가 서있는 작품입니다. 남자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여자는 마치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시선이 마치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와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둘의 관계와 어긋난 시선, 그 관점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모든 곡의 작사에 참여를 하셨어요. 노랫말들이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인데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을
작사할 때 가장 신경을 쓴 지점은 무엇인가요? 이번에도 역시 시(詩)가 노랫말의 밑바탕이 됐나요?
"아무래도 콘셉트 앨범이다 보니 흐름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신경쓰기 위해 시집도 많이 읽었고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시선과 말투, 그리고 행동까지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장르가 다양해서 특정 장르로 구분하기 힘들더라고요. 드비타 씨에게 장르 (또는 장르 구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요즘 새롭게 관심 갖고 있는 장르가 있나요?
"장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느껴요. 그냥 장르는 리스너들에게 도움을 주는 장치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티스트들에게는 한계점을 두는 단어이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조윤경과 지금의 드비타 사이에 음악적 또는 삶의 태도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음악에 대한 저의 자신감이 커질수록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저절로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을 바라볼 때에 저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셨는데 이 경험이 뮤지션으로서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외로운 시기를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절이 저를 더 배고프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국에서 K-힙합·R&B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경험을 통해 리프레젠테이션(Representation·재현)이 많아져야 차별에 대한 저의 목소리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금 신(scene)에서 하고 있는 것은 음악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라리네티스트인 친오빠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영향을 끼친 건가요? 드비타 씨도 어릴 때 배운 악기가 있습니까? 클래식음악에도 관심이 있는지요.
"플루트를 4년정도 배웠는데,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오빠와 듀엣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클래식음악을 오빠만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오빠가 시카고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엄마와 보러 갔는데, 그때마다 음악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빈민가의 계관시인'으로 불리는 독일계 미국인 작가인) 찰스 부코스키(1920~1994)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신 걸 읽고 참 흥미로웠습니다. 독특한 이력의 작가인데 그가 드비타 씨에게 어떤 영감을 줬나요?
"제가 부코스키를 알기 이전까지 알던 시들은 그냥 단지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려 애썼다고 느꼈습니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부코스키의 시집은 세상의 거침과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 점이 저에게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부코스키를 만나기 이전의 저의 시는 조금은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다면, 부코스키를 만나고 난 후의 시를 읽어보면 확실히 거침없어지고 대담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브릿팝 밴드 '블러'와 영국의 가상 밴드 '고릴라즈'의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은 지금도 좋아하나요? 아니면 새롭게 마음에 들어온 뮤지션이 있습니까?
"데이먼은 언제나 저의 영웅일 겁니다. 그런데 새롭게는 아니고, 요즘 많이 듣는 뮤지션이 있긴 한데, 바로 서태지님입니다. (8집인) '아토모스(Atomos·2009)' 앨범을 듣고 있어요. 명반이라고 생각이 돼요. 미국에서부터 많이 들었던 앨범인데 요즘 다시 듣고 있어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함께 작업하고 싶습니다."
-올해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무대를 꾸밀 예정이며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까?
"홀로 서는 무대는 이번이 처음인데, 그만큼 기대가 됩니다. 저의 데뷔 EP인 '크렘'에 수록된 곡들, 그리고 이번 EP에 수록된 곡들도 부를 예정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아시아 여성 솔로 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 같아요. 드비타 씨에 대한 관심도 그렇고요.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아직 제가 원하는 바에 다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시아 여성 솔로 가수에 대한 관심이 아무리 많다 해도 저는 항상 더 굶주려야 한다 생각합니다. 더 배고파 있어야 하고, 더 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AOMG 라는 레이블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AOMG는 저에게 동료가 돼 줬고, 동료에서 친구가 돼 줬고, 친구에서 가족이 돼 줬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EP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부터 다음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팬들이 있습니다. 생각하고 계신 다음 앨범의 계획이 있을까요?
"언제나 미리 계획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데요, 음 여기까지만 이야기할게요! (웃음)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R&B 싱어송라이터 드비타(24·DeVita·조윤경)의 활동명은 두 인물의 이름과 애칭에서 따온 것이다. '시네마천국'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 에비타는 드비타의 예명에 어떻게 녹아들어갔을까.
드비타는 최근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에바 페론(에비타)은 누구에게는 영웅, 누구에게는 위선자로 불리는 인물인데, 분명 저의 음악도 누구에게는 울림을 주겠지만 누구에게는 아무런 감흥조차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 또한 누구에게는 성녀, 누구에게는 위선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두 모습 모두 '드비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인생의 양가적인 면을 일찌감치 깨달은 드비타의 노래 정경엔 다른 풍경이 동시에 들어 있다. 몽환적이면서 애처롭고, 신비로우면서 현실적이고, 따듯하면서 차가운 이유다.
미국 시카고의 북서부 교외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드비타는 2013년 SBS TV 오디션 'K팝 스타' 시즌 3로 잠깐 얼굴을 먼저 알렸다. 이후 혼자 만든 음악을 사운드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렸다.
2018년 힙합 레이블 AOMG의 눈에 띄어 이 레이블 소속 래퍼 어글리덕과 함께 싱글 '슈가(Sugar)'를 발매하면서 주목 받았다. 지난 2020년 4월 발매한 데뷔 EP '크렘(CRÈME)'이 드비타의 존재감을 더 또렷하게 만들었다. 이 음반으로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최우수 R&B/솔'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평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R&B와 힙합뿐만 아니라 신스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약 1년8개월 만인 최근 선보인 새 EP '아메리칸 고딕(American Gothic)' 역시 그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타이틀곡 '보니 앤 클라이드'를 비롯 앞서 뮤직비디오가 선공개된 '잇 유어 하트 아웃, 버디 케인!' 등 7곡이 실렸다. 드비타가 소개글로 인용한 영화 '아메리칸 뷰티'(1999·감독 샘 멘데스) 속 대사 "20년간 혼수상태였다가 막 깨어난 기분"처럼 번쩍 정신이 드는 노래들이다. 그 다음은 반짝 여운이 찾아온다. 콘셉트 앨범이 선사하는 유기적인 힘이다. 다음은 드비타와 나눈 일문일답.
-약 1년 8개월 만의 새 EP 입니다. 데뷔 EP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는데 그것이 힘이 됐나요. 아니면 부담으로 작용이
됐나요?
"전혀 부담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힘이 돼 줬고, 앨범을 들어주신 분들께 큰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고, 나는 이제 막 깨어나고 있다'라는 설명으로 이번 앨범을 압축하셨습니다.
"사랑에 빠지면 마치 그제서야 세상을 제대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많은 등장인물도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했고, 저도 실제로 작년에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영화 속 이 문장이 앨범을 잘 요약해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앨범 제목이 트랙들의 분위기를 잘 대변하는 듯합니다. 제목을 짓게 된 과정과 여기에 가장 담고 싶었던 의중은 무엇이었습니까?
"'아메리칸 고딕'(1930)은 (미국 아이오와 출신 화가) 그랜트 우드(1891~1942)의 미술작품인데, 여자와 남자가 서있는 작품입니다. 남자는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여자는 마치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시선이 마치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와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둘의 관계와 어긋난 시선, 그 관점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모든 곡의 작사에 참여를 하셨어요. 노랫말들이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인데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을
작사할 때 가장 신경을 쓴 지점은 무엇인가요? 이번에도 역시 시(詩)가 노랫말의 밑바탕이 됐나요?
"아무래도 콘셉트 앨범이다 보니 흐름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스토리텔링에 신경쓰기 위해 시집도 많이 읽었고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시선과 말투, 그리고 행동까지 이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장르가 다양해서 특정 장르로 구분하기 힘들더라고요. 드비타 씨에게 장르 (또는 장르 구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요즘 새롭게 관심 갖고 있는 장르가 있나요?
"장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느껴요. 그냥 장르는 리스너들에게 도움을 주는 장치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티스트들에게는 한계점을 두는 단어이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의 조윤경과 지금의 드비타 사이에 음악적 또는 삶의 태도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음악에 대한 저의 자신감이 커질수록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저절로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삶을 바라볼 때에 저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내셨는데 이 경험이 뮤지션으로서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외로운 시기를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절이 저를 더 배고프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국에서 K-힙합·R&B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경험을 통해 리프레젠테이션(Representation·재현)이 많아져야 차별에 대한 저의 목소리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금 신(scene)에서 하고 있는 것은 음악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라리네티스트인 친오빠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영향을 끼친 건가요? 드비타 씨도 어릴 때 배운 악기가 있습니까? 클래식음악에도 관심이 있는지요.
"플루트를 4년정도 배웠는데,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오빠와 듀엣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클래식음악을 오빠만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오빠가 시카고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엄마와 보러 갔는데, 그때마다 음악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빈민가의 계관시인'으로 불리는 독일계 미국인 작가인) 찰스 부코스키(1920~1994)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신 걸 읽고 참 흥미로웠습니다. 독특한 이력의 작가인데 그가 드비타 씨에게 어떤 영감을 줬나요?
"제가 부코스키를 알기 이전까지 알던 시들은 그냥 단지 세상을 아름답게 포장하려 애썼다고 느꼈습니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부코스키의 시집은 세상의 거침과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 점이 저에게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부코스키를 만나기 이전의 저의 시는 조금은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다면, 부코스키를 만나고 난 후의 시를 읽어보면 확실히 거침없어지고 대담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브릿팝 밴드 '블러'와 영국의 가상 밴드 '고릴라즈'의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은 지금도 좋아하나요? 아니면 새롭게 마음에 들어온 뮤지션이 있습니까?
"데이먼은 언제나 저의 영웅일 겁니다. 그런데 새롭게는 아니고, 요즘 많이 듣는 뮤지션이 있긴 한데, 바로 서태지님입니다. (8집인) '아토모스(Atomos·2009)' 앨범을 듣고 있어요. 명반이라고 생각이 돼요. 미국에서부터 많이 들었던 앨범인데 요즘 다시 듣고 있어요.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함께 작업하고 싶습니다."
-올해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무대를 꾸밀 예정이며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까?
"홀로 서는 무대는 이번이 처음인데, 그만큼 기대가 됩니다. 저의 데뷔 EP인 '크렘'에 수록된 곡들, 그리고 이번 EP에 수록된 곡들도 부를 예정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아시아 여성 솔로 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 같아요. 드비타 씨에 대한 관심도 그렇고요.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아직 제가 원하는 바에 다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시아 여성 솔로 가수에 대한 관심이 아무리 많다 해도 저는 항상 더 굶주려야 한다 생각합니다. 더 배고파 있어야 하고, 더 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AOMG 라는 레이블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AOMG는 저에게 동료가 돼 줬고, 동료에서 친구가 돼 줬고, 친구에서 가족이 돼 줬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EP가 나온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부터 다음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팬들이 있습니다. 생각하고 계신 다음 앨범의 계획이 있을까요?
"언제나 미리 계획하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데요, 음 여기까지만 이야기할게요! (웃음)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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