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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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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일부 관객은 최동훈(51) 감독에 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 그건 그가 한국 최고 흥행감독이라는 수식어에서 오는 오해다. 그 중 하나가 안전한 영화를 만든다는 시각이다. 스타 배우들을 한 데 모으는 멀티캐스팅, 오락적 요소가 다분한 스토리와 연출 방식, 특유의 유머와 한 번만 보면 각인되는 캐릭터 등이 흥행을 일정 부분 보장해준다는 것이다. 그의 영화에 이런 것들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껏 그가 만든 영화를 보면 안전 장치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최동훈의 영화는 도전으로 가득차 있는 경우가 많았다.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2004)은 한국형 하이스트 무비(Heist Movie)의 시작점이었다. '타짜'(2006)는 높은 완성도의 원작 만화를 그보다 더 뛰어난 품질의 영화로 재탄생시킨 몇 없는 사례였다. '전우치'(2009)는 조선시대 고전소설을 현대적 액션영화로 탈바꿈한 전에 없던 시도였고, '도둑들'(2012)은 슈퍼멀티캐스팅 영화 중 가장 완벽에 가까운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으며, '암살'(2015)은 모두가 뜨겁게만 그리는 항일독립투쟁 이야기를 쿨하게 그려낸 영화였다.

최 감독이 7년만에 내놓는 새 영화 '외계+인'은 그의 기질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SF무협판타지액션영화 정도가 될까. 고려 말과 현대를 오가며 그 사이를 현대인과 도사와 신선과 외계인이 누비는 이야기이다. '외계+인'은 이종(異種)이고, 변종이며, 잡종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 감독을 만났다. 그는 여지 없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이 영화를 만들기로 한 건 이런 영화가 한국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도전 정신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죠."


'외계+인'에는 약 400억원이 투입됐다. 최 감독이 이 시나리오를 쓰는 데만 2년여가 걸렸다. 촬영은 13개월 했다.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후반 작업 하는 데 썼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이 작품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2부 분량의 후반작업이 1부가 개봉된 뒤에도 계속된다. 돈도 돈이고, 시간도 쏟아부었다. 그는 "'암살'을 끝내고 가장 만들어기 어렵고, 노동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그때는 40대였고 아직 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 감독은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내 청춘을 바친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이 '외계+인'을 내놓기 전까지 선보인 5편의 장편영화로 끌어들인 관객수만 약 4000만명이다. 가장 최근에 만든 영화인 '암살'과 '도둑들'은 모두 1200만 관객을 넘겼다. 그는 분명히 6번째 영화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외계+인'에는 이전에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요소들로 가득차 있었다. SF와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일단 한국영화에 없던 요소였고, 외계인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둔다는 설정,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며 시공간이 뒤엉켜 있는 구성도 독특했다. 물론 캐릭터 조형술과 특유의 유머, 귀에 꽂히는 대사 같은 것들은 여전히 최동훈 스타일이었다.

"영화를 만들 때마다 매번 두려워요. 그렇다고 범죄영화를 또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한국에서 아직 안 만들어진 영화라면, 그리고 제가 좋아하고 보고싶어하는 영화가 있다면 조금 힘들도 고통스럽더라도 만드는 게 맞다고 봤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관객은 극장에 들어가면 천사가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관객은 어떤 영화라도 받아들이고 볼 준비가 돼 있어요."

'외계+인' 1부를 완성해서 내놓기까지 걸린 5년은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기간이 창작과 노동의 고통, 흥행에 대한 부담으로만 채워져 있던 건 아니었다. 사실 그는 흥행에 대한 고민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했다. 일단 영화 작업에 들어가게 되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관객에게 전달해서 즐거움을 줄지 고민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1000만' 같은 숫자는 잘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얘기였다. 물론 고민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흥행이 영화를 만들게 하는 첫 번째 동력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마다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네가 이걸 정말 하고 싶은 게 맞나' 혹은 '네가 정말 즐거워서 하는 일이 맞나'라고.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제 첫 번째 목표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신(scene)은 쓰지 않는다'입니다. '외계+인'의 장면들은 모두 제가 좋아해서 만들 것들입니다. 게다가 반드시 필요하고 목적이 있는 장면들입니다. 제가 제 영화를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게 조금 이상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외계+인'에는 고민의 흔적이 보여요."

'외계+인' 1부 러닝타임은 142분이다. 내년에 나올 2부의 러닝타임은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길 것으로 예상된다. 총 5시간에 달하는 긴 영화이다보니 방대한 세계관을 맛볼 수 있다. 이 작품을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객 중 일부는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3부와 4부가 나와도 흥미로울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최 감독 역시 이 영화로 "'어벤져스' 같은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에게 '외계+인'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세계관'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영화 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

"이 작품 촬영할 땐 너무 힘들어서 이걸 또 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후반 작업을 하고 영화가 점차 자기 모습을 갖춰가는 걸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또 어떤 기회가 와서 이 영화를 이어갈 수 있다면 그땐 또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하게 되네요. 이 영화는 제 전작인 '전우치'와 맞닿아 있는 작품입니다. 관객들께서 저희 영화에 세계관이라는 말을 붙여준다면 후속작도 생각해볼 겁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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