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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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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윤상·김현철·신승훈·이상민·박진영·방시혁…. 슈퍼스타K(엠넷)·K팝스타(SBS)·보이스코리아(엠네)·복면가왕(MBC)·트로트의 민족(MBC)·팬텀싱어(JTBC)·슈퍼밴드(JTBC)·싱어게인(JTBC)·풍류대장(JTBC)·뉴페스타(JTBC)….

장르를 넘나드는 이 복잡한 관계망을 엮는 유일한 인물이 있다. 권태은(49) 음악감독. 비(정지훈)·원더걸스·2PM·2AM 음반에 참여한 JYP엔터테인먼트 수석 프로듀서를 거친 22년 차 대중음악 작곡가이자 '음악 예능'의 명실상부 장인. 그는 음악 예능의 음악감독으로는 드물게 올해 '백상예술대상' TV예술상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여름 음악축제 '서머 브리즈(Summer Breeze)'의 하나로 오는 8월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권태은 런치송 프로젝트 위드 프렌즈(with Friends)'(게스트 라포엠·김준수·퍼플레인)는 작곡가나 음악감독이 아닌 '싱어송라이터 권태은'을 만나는 자리다.

그는 잠 잘 시간도 없이 음악을 만들고 편곡하는 가운데도, 2010년부터 1인 밴드 '런치송 프로젝트'를 이끌며 개인 미니·정규 음반을 발매해왔다. 최근 목동에서 만난 권태은은 "'런치송 프로젝트'는 "내 힐링이자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런치송 프로젝트'가 벌써 12주년이 됐습니다.

"작곡가로 데뷔한 뒤 10년이 지나 싱어송라이터로 첫 음반을 낸 게 '런치송 프로젝트'입니다. 직업 작곡가·상업 작곡가로서 10년 정도 일을 하고 난 뒤 처음으로 '할 내 얘기'가 생겼어요. 처음엔 기념 앨범 하나 내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프리랜서로 작곡 생활을 시작했고 박진영 씨를 만나서 JYP에서 6년간(2002~2008년) 일을 했어요. 이후 홀로서기를 해 일을 했는데 2년 동안 혼돈의 시기가 찾아왔죠. 혼자 하는 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JYP에서 일하면서 감사한 것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JYP는 (아이돌 음악에 기반하는) 특성상 컴퓨터 음악과 R&B, 힙합이 많았죠. 그런 가운데 일로 음악을 하기 이전부터 즐겨 들은 어쿠스틱 음악으로 회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첫 음반 제목이 '어쿠스틱 에너지'(2010)였어요. 프로젝트 이름을 '런치송'이라고 지은 이유도, 거창하기보다 점심 시간에 가볍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휴식 시간' 같은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묻어난 거죠. 힘을 좀 빼고 힐링할 수 있는 음악, 상업적인 결과나 성적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음악이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러 장르로 표현할 수 있는 창구죠.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음악은 일이라 저를 힘들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휴식을 줘요. 런치송 프로젝트는 휴식인 거죠."

-다양한 음악적 내공은 어떻게 쌓으신 겁니까?

"우선 80년대 중후반 뉴웨이브 신스팝을 많이 들었어요. 듀란듀란, 아하, 웸!(Wham!), 마돈나, 마이클 잭슨 등 팝이 전성기이었던 시절이죠. 한편으로는 '봄여름가을겨울', '어떤날'의 음악도 많이 듣고요. 윤상·신승훈·김현철 씨가 저의 가장 돈독한 선배님들이자 멘토예요. 김현철 선배님으로부턴 GRP(퓨전 재즈 전문 레이블) 음반들을, 윤상 선배님으로부턴 일렉트로닉한 음악과 월드 뮤직들을 배웠어요. '팬텀싱어' 할 때, 이미 들었던 월드뮤직이 큰 도움이 됐죠. 윤상 선배님과 같이 들었던 플레이 리스트가 '팬텀싱어' 선곡에 영향을 끼쳤어요. 실제 선곡에 들어간 곡도 있었고요. 신승훈 선배님과는 코로나 19 이전에 일년에 세, 네번씩 두 사람만의 송캠프를 갔어요. 경기도 근교의 조용한 곳을 빌려서 음악을 함께 만들었죠. 신승훈 선배님에겐 대중적인 팝에 적절한 음악성을 가미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 사운드 메이킹' 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이 분들에게 나왔고, 그러하다 보니까 여러가지가 막 섞였죠."

-신승훈 씨랑 윤상 씨는 음악감독 일을 할 수 있도록 단초를 만들어주신 분들이기도 하다고요.

"'보이스 코리아' 론칭할 때 신승훈 선배님이 제가 음악감독을 할 수 있게 힘을 실어주셨고, 윤상 선배님은 MBC뮤직 개국쇼 '음악의 시대'에서 가수 38명이 부르는 곡들을 메들리처럼 하나로 쭉 연결해 러닝타임이 50분에 달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그 때 편곡자이자 음악감독으로 함께 했어요. 윤 선배님이 그 때 총감독을 맡으셨죠."

-JYP 사내 작곡가 경험도 음악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요.

"방시혁 씨가 저희 팀장님이었죠. 사실 R&B, 힙합이 처음엔 제 감성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소한 음식도 많이 먹어보면 익숙해지듯이, 그런 장르를 직업적으로 다루다 보니까 좋아졌어요. 박진영 씨, 방시혁 씨 두 분의 영향도 많이 받았죠."

-JYP에서 근무하시기 전에 어떻게 음악 일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건축가이자 가수이기도 한) 양진석 선배님을 만나 일을 시작했어요. 이후에 김현철 선배님, 김광민 선배님, 함춘호 선배님, 한충완 선배님을 만나 감사하게도 교류를 했죠. 그런데 또 다른 결로 룰라 리더인 이상민 씨의 스튜디오를 들락날락했어요. 당시 인기 제작자였는데 상민 씨가 제작한 디바, 샤크라 음반에 참여했습니다. 핑클의 리메이크 음반 작업('늘 지금처럼')에도 참여를 했고요. 다른 색깔의 음악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었던 거죠. 박진영 씨는 양진석 선배님의 소개로 만났어요. 방시혁 씨의 후임이었죠. 2002년 초부터 JYP에서 인턴을 시작했고 데모 작업을 거쳐 회사 소속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음악 예능계'에선 대부 같은 느낌입니다.

"'슈퍼스타K'에 참여를 하면서 동시에 당시 경쟁 프로그램인 'K팝 스타'에도 참여하는 등 우연치 않은 일들이 겹쳤죠. 몇년 동안엔 너무 많은 프로그램이 겹쳤는데, 돌이켜보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워낙 다양한 장르의 음악 작업에 참여를 하셔서 유연하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거 같아요.

"K팝 스타'에 출연한 이진아 씨, 안예은 씨 같은 친구들은 싱어송라이터잖아요. 편곡 작업도 이분들의 색깔을 최대한 살려야 했죠. 반면 '팬텀싱어' 참가자들은 평생 노래를 해온 분들이라 그분들의 강점인 목소리를 살리는 데 집중했죠. JYP 시절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비의 아시아 투어 공연 준비를 같이 했고 당시 JYP 소속 가수이던 별, 임정희, 노을, god 공연을 같이 연습하면서 준비했죠. 음반에 실린 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고, 인트로를 만들고, 중간에 댄스 브레이크를 만들고, 현장 음향도 책임졌어요. 그땐 호칭이 없었는데 음악감독의 일이었던 거죠. 그 시간에 많이 경험하고 배운 것이 지금 도움이 됐어요. 소중한 자산이죠."

-감독님 음악인 '런치송 프로젝트' 콘서트는 쉬운가요, 어려운가요?

"노래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하하. 저는 저를 가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런치송'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제가 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니, 못하는 노래지만 제가 한 거죠.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고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기는 하죠. 혼자 방에서 치유 받고자 시작한 작은 프로젝트인데, 10년 지나서도 이렇게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제가 다른 음악 관련 일을 할 수 있는 버팀목입니다. 그래서 쉽게 멈출 수가 없어요. 이번에 준비하는 '런치송' 음반은 미니앨범이에요. 다섯 곡가량 들어가는데 컨트리도 있고, 일렉트로닉한 음악도 있고, R&B 같은 음악도 있어요. 제가 원래 다양성이 있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주어진 일들을 하다 보니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게 됐고 그 결들이 '런치송'에 투영된 거죠. 통일감이 없을 수 있지만, 결국 제 음악의 궤도에서 나온 결과물들이에요. 여름 정서를 가진 앨범입니다."

-접하지 않은 장르가 없을 거 같아요.

"CCM도 해봤어요. 저희 밴드 마스터가 국내 CCM에서 유명한 마커스라는 팀 소속인데 곡 작업을 해봤죠. 물리적인 시간이 허락 안 돼서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동요 음반'이에요. 곡은 계속 쓰고 있어요. 아이들도 같이 들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요'를 만들고 있어요. 김현철 선배님이 선보인 '키즈팝' 같은 것일 수 있는데, 동화 책도 같이 발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풍류대장'을 하면서 국악에 관심이 더 생긴 만큼 전국 아리랑이라 타령을 제 화법으로 만들어서 음반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음악은 다 연결이 되더라고요. (크로스오버 프로그램인) '팬텀싱어 3'에서 준우승한 '라비던스'엔 소리꾼인 고영열 씨가 멤버로 있어서 클래식과 국악을 섞는 것에 대해 고민했죠. '팬텀싱어' 하면서 처음으로 국악곡인 '흥타령'을 만들었고, '몽금포타령' '상주 아리랑'도 만들게 됐죠. '풍류대장'엔 순수 국악하시는 분들, 퓨전국악을 하시는 분들이 참여를 했는데 전국투어까지 1년 동안 국악인분들과 어울리면서 국악이 굉장히 '젊은 음악'이라는 걸 느꼈어요. 소리꾼 김준수 씨가 방탄소년단 슈가의 '대취타'와 '적벽가', 빅뱅의 '뱅뱅뱅'과 '수궁가'를 충돌시켜 만든 결과물은 신선한 경험이었죠. 소리하시는 분들의 창이나 구음은 흑인 음악 같은 느낌이 있고 타령을 빨리 하시면 랩 같아요. 그래서 국악이 진화할 수 있다는 걸 느꼈죠. 국악 음반은 꼭 내고 싶어요. '팬텀싱어' 때 그리스, 이스라엘, 쿠바 음악을 선곡하면서 월드뮤직이라는 게 그 지역의 특색을 현대화한 거라고 느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경우를 대입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악이 중심이 된 음악 프로그램는 계속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돌 음악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있나요?

"사실 80년대 올리비아 뉴턴 존도 아이돌이었고, 그 이전 비틀스도 아이돌이었죠. 항상 아이돌이란 영역은 있어 왔고 저 역시 관심이 있어요. JYP에서 몸 담으면서 느낀 건 '아이돌 음악'의 순기능이에요. 또 멋있잖아요. 제가 나이를 먹고 있어도 트렌디한 음악은 계속 많이 들어요. 아이돌 쪽의 음악 작업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감독님은 '음악으로 관계맺기'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인들 사이에서 성격이 맞고 아니고는 두 번째 같아요. 우선 음악적으로 서로 존중심이 있는지가 중요하죠. 선배든 후배든 음악으로 존중심이 생길 때 관계가 오래 가거든요. 음악하는 사람은 자기 정서나 생각을 음악으로 표현을 해야 하니까요. 음악이 소통의 창구가 되는 거니 당연하죠. 처음엔 감히 가깝게 여기기 힘들었던, 존경하는 형들을 오래 볼 수 있어서 감사해요. 음악적으로 끈끈하게 존중하는 마음.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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