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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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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27일 오후 6시 방송하는 KBS 1TV '동행'에서는 구순 노모와 병원에 5년 째 누워있는 아내, 5세 딸 주아를 돌봐야하는 정호(45) 씨의 사연이 소개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빠 정호 씨를 찾는 주아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빠와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어디 있는지, 언제 오는지 전화해서 물어보고 자다가도 불을 켜서 아빠가 어디 가지는 않았을지 아빠를 찾는 주아. 아빠가 일하는 동안에도 수시로 전화해서 아빠를 찾다 보니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다소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을 땐 몇 번이고 오는 전화를 피해 보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심해지는 주아의 투정에 결국은 두 손을 들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빠 껌딱지 주아의 집착은 아빠가 집에 돌아온 후에도 예외가 아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살림에 육아, 구순의 노모를 돌보는 일까지 아빠는 할 일이 산더미지만 아빠와 놀고 싶은 마음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는 주아 때문에 이마저도 편히 할 수가 없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주아가 어떤 마음으로 아빠와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건지 잘 알고 있는 아빠는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주아를 등에 업은 채 집안일에 나선다.

사실 주아가 이렇게까지 아빠를 찾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엄마는 주아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수색전증이라는 갑작스러운 병으로 뇌에 이상이 왔다. 어린 주아를 한번 품에 안아보지도 못한 채 사지가 마비된 채 병원에 누워 지낸 지 벌써 5년째. 이 때문에 주아가 태어난 후 지금까지 주아는 아빠 손에서 자랐고, 그러다 보니 주아에게 아빠는 아빠이자 엄마이고 세상의 전부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둘이서만 지내다 보니 낯가림도 심해 어린이집도 올해야 겨우 들어갔다.

파킨슨병과 치매로 최근까지 요양원에서 지내던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온 후 함께 무리 없이 지내게 되기까지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다행히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 낯가림도 줄고,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엔 할머니와도 잘 지내게 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된 아빠지만 그래도 주아를 볼 때마다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엄마가 쓰러진 이후 아빠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심하게 낯을 가리는 어린 주아를 혼자 돌보느라 지난 3년간 전혀 일을 할 수 없었던 아빠. 수입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달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그동안 저축했던 돈은 순식간에 바닥이 났다. 그나마 올해 들어 주아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빠를 끊임없이 찾는 주아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안정적인 직장은 꿈도 꿀 수 없다.

사촌 형님의 도움으로 주아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음식점의 덕트 설치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 일도 고정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아빠는 매달 밀려드는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 등 틈날 때마다 수시로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하지만 아무리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도 현실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빠는 주아가 커갈수록 점점 더 필요한 것들이 많아질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t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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