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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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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방탄노년단'이요? 세계적 반열인 '방탄소년단'에 빗댄 게 고맙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모인 건 아니죠. 각자 자기 생활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결과가 그렇게 나타난 거죠. 하하하."

1962년 연극 '소'로 데뷔해 올해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은 배우 신구(86)는 최근 연극계를 뜨겁게 활보하는 원로 배우들의 활약에 이렇게 답했다.

방탄노년단은 이순재, 박정자, 오영수 등 데뷔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여전히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로 배우들을 지칭한 말이다. 그 멤버로 지목된 신구 역시 올해 초 연극 '라스트 세션'에 이어 지난달 30일 개막한 연극 '두 교황'에 출연하고 있다.

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공연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데뷔) 60년이라고 하는데, 지나고 보니까 어제 같고 새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살다 보니까 원로라고 하는데, 나이가 어느새 이렇게 들었나 새삼스럽죠. (원로 배우들의 '티켓 파워'에 대해) 관객들이 와주니까 고맙죠. 하고 싶은 걸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그것밖에 말할 게 없네요."

어느새 아흔을 바라보는 신구는 지난 3월 '라스트 세션' 공연 중 건강 문제로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건강이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그런대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잘 유지해왔다고 생각했어요. 병원을 찾지 않고 살아왔는데, 80살이 넘고 저도 놀랐죠. 지난번에 생각지도 않았던 심부전 증상으로 입원했고,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약을 잘 먹고 있어요. 아무래도 예전 같진 않죠. 나이도 있으니 삐걱거려요. 그래도 어떡하겠어요. 내가 좋아하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두 교황'은 지난 2013년,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자진 퇴위로 세계를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9년 영국에서 연극이 초연됐고,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돼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

신구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방향을 고수하지만 수준급 피아노 실력에 따뜻한 성품을 가진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았다. 2인극에 가까운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며 열연을 펼치고 있다. 정동환이 진보적인 신념을 지니고 축구와 탱고를 사랑하는 자유로운 성향의 교황 프란치스코로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구는 "왜 부담이 없겠나. 새 작품을 맡을 때마다 쉬운 적은 없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라며 "'라스트 세션'이나 '두 교황' 모두 욕심이 나서 선뜻 동의했는데 막상 대본을 보니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다. 반갑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이끌어가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건 아니다. 연습에 충실하면 자연히 발현되리라 생각한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채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구의 대본엔 빼곡한 메모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정동환(73)도 신구의 연습 열정을 전했다. 정동환은 "하루하루 남다른 존경을 느낀다. 신구 선생님이 처음에 한 말이 어록으로 남아있다. '연극은 연습'이라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알기 때문에 생각할 때마다 울컥해요. 선생님을 여기까지 오게 한 큰 힘이 아닌가 싶어요. 1막에 베네딕토 16세와 수녀가 길게 대사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연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정열과 힘이 있는 분들이 없을 거예요."

현재 신구와 정동환이 당시 실제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두 교황과 비슷한 나이이기도 하다.

정동환은 "자기 나이에 맞는 배역을 하기 때문에 너무나 자연스러운 게 큰 이점"이라며 "저는 작품이 구구절절 마음에 들었다. 신구(新舊)의 화합이라고 할까. 이 작품은 종교극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한다. 두 교황은 성격 등 차이가 크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다름을 인정한다. 이 연극을 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평생 무대를 누빈 신구는 이 작품을 마지막 무대로 말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마지막이 될진 모르겠다. 사실 연극을 하며 자연스럽게 한계도 느낀다. 이런 대작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새삼 느꼈다"며 "하지만 꼭 마지막 작품이라고 내세우고 싶진 않다. 기회가 있다면, 건강이 따른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연극을 하는 사람 모두가 그럴 거예요. 연극은 일종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죠. 음식처럼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 생명과도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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