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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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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변기태 스핀오프 만들어주세요."

인터넷에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검색하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게시물의 내용이다. 넷플릭스 TV 비영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하정우가 연기한 '강인구', 황정민이 맡은 '전요환'이지만 이들보다 더 주목받는 게 바로 배우 조우진이 연기한 '변기태'라는 캐릭터이다.

주요 인물 중 한 명이기는 해도 역할이 한정돼 있는 서브 캐릭터 변기태가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건 그를 둘러싼 극 중 반전이 임팩트 있게 그려지는데다가 조우진이 워낙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수리남' 자체가 팬이 생길 정도로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자 시청자들은 변기태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말을 '스핀오프'(spin-off) 드라마를 보고싶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스핀오프는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파생돼 나온 또 다른 콘텐츠를 뜻한다. 유튜브에는 '변기태 시점으로 본 수리남'이라는 식의 영상이 다수 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에 올라온 '수리남' 관련 게시글엔 변기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지난 19일 공개한 '수리남' 코멘터리 영상에서 윤종빈 감독이 변기태의 전사(前史)를 간략하게 설명한 것도 화제가 됐다. 이 얘기를 들은 배우 하정우는 "재밌다. 따로 찍으라"고 말하고, 황정민 역시 "재밌다. 따로 만들어도 재밌겠다"고 말했다. 이에 변기태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는 '수리남' 팬들의 바람이 더 커진 상태다. 하지만 윤 감독은 앞서 인터뷰에서 "시즌2를 만들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수리남이'이 매우 큰 인기를 얻는다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았다.


'스핀오프 요구'는 특정 콘텐츠 팬들 사이에선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영화·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고 그 작품들에 두드러지는 캐릭터가 있을 때, 해당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것이다. 팬들끼리 그 캐릭터의 과거를 추측해보는 게 콘텐츠 소비의 또 다른 방식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관객과 시청자가 주인공이 아닌 인물에까지 관심을 갖는다는 건 그만큼 그 콘텐츠가 화제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특정 작품의 인기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그 작품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영화·드라마에 관한 각종 '밈'(meme·인터넷 속 유행)이 만들어지는 것과 함께 팬들의 스핀오프 요구 역시 인기의 척도 중 하나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을 일으켰을 때, 전 세계 팬들은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앞날에 관한 이야기 못지 않게 '프론트맨'(이병헌)의 이야기가 보고싶다거나 '딱지맨'(공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언급이 많았다. 올해 '범죄도시2'가 1000만 관객을 넘었을 때는 이 영화 시리즈에 나온 빌런인 '장첸'(윤계상)과 '강해상'(손석구)의 교도소 생활을 담은 스핀오프 영화가 보고싶다는 말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스핀오프 작품이 종종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올해 에미 시상식 작품상·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던 드라마 '베터 콜 사울'이다. 이 작품은 미국 역대 최고 드라마로 손꼽히는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서브 캐릭터 중 하나인 '사울 굿맨'이라는 변호사의 전사를 그린 작품이다. 언뜻 이벤트성 작품으로 보이지만, 시즌이 6개나 나왔고 오히려 '브레이킹 배드'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도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캐릭터로 스핀오프 드라마를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종이의 집' 캐릭터 중 한 명인 '베를린'을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투자사 관계자는 "스핀오프는 한 작품이 세계관을 넓혀간다는 의미"라며 "영화나 드라마에 세계관이 생겼다는 건 팬이 생겼다는 의미이고, 이는 투자 역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 이후 최근 전 세계에 K-콘텐츠 붐이 일자 우리나라 작품 중에서도 스핀오프가 제작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20년 개봉해 435만명이 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다만악') 스핀오프 드라마가 나오는 게 대표적이다. '다만악'은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435만명을 끌어모으는 데 흥행에 성공하자 등장 인물 중 한 명인 킬러 '레이'(이정재)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오게 된 것이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개봉 당시 레이라는 캐릭터를 향한 관객의 관심이 높기도 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미국처럼 시퀄·프리퀄이 나오고 스핀오프가 나오려면 그만큼 콘텐츠 시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도 높아야 한다. 국내 작품 중에 이런 사례가 생겨나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 콘텐츠가 재미는 물론이고 완성도 역시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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