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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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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프로미스나인'(fromis_9)을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가?

팬덤 '플로버'는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걸 상대방에게 투영하는 데 익숙하다. 자신의 환상을 모두 모은다고 그녀들의 모습이 되지는 않는다. 한 팬심이 건드리는 진실은 전체로 환원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니 팬심은 부분들의 세계다. 그래서 그 사랑은 많을수록 좋다.

프로미스나인이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펼치고 있는 단독 콘서트 '러브 프롬.(LOVE FROM.)' 객석에서 겸손해진 이유다. 프로미스나인이 매력이 이렇게 미세한 것인가 싶어서.

2017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걸그룹 육성프로젝트 '아이돌학교'를 통해 결성돼 이듬해 데뷔한 프로미스나인의 초창기 세계관은 '환상 속 소녀의 집'에 주로 머물렀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들려준 '환상 속의 그대' '펀!' '유리구두' '러브 밤'이 대표적 보기다. 남성 팬이 유독 많은 걸그룹으로 남성의 환상을 자극하는 성향이 짙다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작년부터 팬심이 다채로워졌다. '위 고'부터 소녀 이미지보다 청춘의 이미지가 강화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하이틴의 감성이 담긴 '톡앤톡'으로 분위기를 전환했고 올해 'DM', '스테이 디스 웨이(Stay This Way)'에서 소녀가 아닌 숙녀의 세계로 완전히 발을 들였다.

"넌 어디까지 가길 원해"라며 조금은 적극적이고('위 고'), 또 조금은 긴장감 넘치는 일탈을 시도('DM')하고, 가끔은 "즉흥적인 게 좀 필요해"라며 자유분방한 모습('스테이 디스 웨이')을 보여주게 됐다. 이 곡들의 주요 모티브를 찾자면, '떠남'이다. 너와 함께 가보기를 청하고, 새벽 탈출을 감행하거나, 답답했던 일상을 벗어나는 것. 그건 결국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함께 만들고 나누자는 걸로 수렴된다. 이른바 '떠남 3부작'으로 묶을 수 있는 이 세곡에서 유독 떼창이 컸던 이유다.

그래서 음악 방송 무대나 영상 클립이 아닌, 2시간을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콘서트 역시 새로운 세계 속으로 '떠남'이었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곳으로 떠날 발판이 될 이번 무대에서 멤버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때부터 쌓아온 탄탄한 기량을 새삼 뽐냈다.

프로미스나인의 기량을 부러 평가절하하는데 종종 사용되는 수식인 '인스타 스타'는 이번 콘서트에서 유독 시너지를 냈다. 비주얼을 중시하는 K팝 아이돌 그룹은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외모를 마냥 배제할 수 없다. 그런 멤버들의 장점과 곱고 화려한 춤선이 직관적으로 맞물리는 시너지가 크다. 이서연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별의 밤', 이새롬이 작사에 힘을 실은 '섬바디 투 러브' 등에선 원곡자로서의 곡 해석력도 보여줬다.

프로미스나인은 3.5세대 K팝 걸그룹으로 분류된다. 최근 저마다의 탄탄한 세계관과 개성으로 무장한 4세대 걸그룹들이 대거 활약 중이다. 그 가운데서도 자신이 잘하는 것을 기반 삼아 차근차근 성장하는 프로미스나인은 눈에 띈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HYBE) 레이블즈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면서 크게 힘이 실렸다. 세븐틴(SVT)이 소속된 플레디스의 한성수 대표는 프로미스나인의 데뷔 때부터 프로듀싱을 해온 인연이 있다. 멤버들의 색깔과 매력을 잘 알고 이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프로듀서다. 데뷔 4년 만에 열게 된 콘서트는 그래서 다소 늦은 게 아니라 정확한 타이밍이다.

이렇게 좋은 걸그룹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번 프로미스나인의 콘서트는 그 물음에 대한 좋은 응답이다. 이제 단순히 감상의 차원을 너머 멤버들이 자신의 삶에 더 가까이 관여하고 있다는 걸 플로버들은 알게 됐다.

고전영화를 일부 콘셉트로 삼은 이번 콘서트에서 이새롬은 "영화엔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플로버와 저희가 만드는 영화에는 해피 엔딩만 있기를. 저희가 그렇게 만들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오래오래 함께하자"라고 말했다.

팀 이름은 '프롬 아이돌스쿨(from idolschool)'의 약자다. 최고의 걸그룹이 되겠다는 팬들과 약속(promise)을 지킨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플로버 로고도 두 사람의 손이 약속을 하는 형상이다. 9명으로 구성됐다 최근 장규리가 연기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노지선, 송하영, 이나경, 백지헌, 이새롬, 이서연, 이채영, 박지원 8명으로 새 출발했지만 약속은 유효하다. 우여곡절 겪지 않은 K팝 아이돌 그룹이 어디 있을까. 프로미스나인은 그 가운데 유독 안정적으로 팀을 꾸려나가고 있다.

박지원은 이렇게 말했다. "무대 위에 서면 벅차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저희를 바라봐주는 플로버를 보면서 아무리 힘이 들어도 배로 힘이 난다." 플로버 각자의 눈빛이 적확하게 멤버들에게 가닿았다. 맞아요, 플로버. 당신은 프로미스나인을 정확하게 사랑하고 있었어요.

이번 콘서트는 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3회차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서울 공연 이후 일본에서도 첫 콘서트를 연다. 오는 7일 도쿄 타치카와 스테이지 가든에서 '2022 프로미스나인 콘서트 러브 프롬. 인 재팬'을 마련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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