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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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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소지섭(45)은 첫 스릴러물 도전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불륜 연기도 선보였는데, 불필요한 장면은 빼고 오로지 대사를 통해 몰입도를 높였다.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감독 오리올 파울로·2017)가 원작인 만큼, 엔딩을 예상할 수 밖에 없었다. 누가 범인인지 금방 알 수 있지만, 반전의 반전이 거듭 돼 흥미를 더했다. "다행히 나의 낯선 모습이 보인 것 같다"며 "오랜만에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사실 그 전에 한 작품이나 역할이 별로 재미가 없었다. '외계+인'(감독 최동훈·2022)도 악역이라면 악역일 수 있지만, 자백에선 첫 단추를 잘못 껴 마지막에 악역이 되지 않느냐. 개인적으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다. 내가 늦게 선택한 것도 있지만, 이런 극본을 잘 안 주더라. 스릴러 장르는 캐릭터가 명확하고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느냐. 평소 하지 못한 것에 쾌감도 있었다. 물론 촬영 끝날 때까지 누군가 한테 쫓기는 등 악몽을 꾸곤 했다."

이 영화는 밀실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가는 이야기다.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나나(31)는 민호와 내연 관계였다가 살인사건 피해자가 되는 '김세희'로 분했다.

좁은 공간에서 대사로만 극을 이끌며 긴장감을 높여야 해 힘들지는 않았을까. 연기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부담도 컸을 터다. 오히려 "밀폐된 공간에서 연기하는 게 도움이 됐다. 서로 연기할 때 편한 관계가 아니고, 비밀을 감춰야 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양신애 변호사와 별장, 세희와는 호텔 등 갇혀 있는 공간에서 대부분의 사건이 그려지는데, 감독님과 극본 리딩을 굉장히 많이 했다. 처음에는 인물 대사가 많았다. 불필요한 건 다 걷어내고, 액기스만 촬영해 집중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김윤진 선배가 극본을 통으로 외우는 걸 보고 충격 받았다"며 "보통 그날 찍을 신에 충실하고 시퀀스 준비를 많이 하는데, 선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 속에 있더라. 아직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고 자극 받았다. '조금 어설프게 준비하면 완전 밀리겠는데···' 싶었다. 배우로서 그런 기싸움도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나나와 호흡하며 놀란 적도 많다. "촬영하면서 모든 사람이 '영화 개봉하면 사람들이 나나를 새롭게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빛이 정말 좋아서 보고 있으면 나 역시 빠져들었다"며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상황을 연기해야 해 나도 헷갈렸다. 나나씨는 더 어려웠는데, 감독님이 얘기하면 당황하지 않고 '네, 해볼게요'라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고 극찬했다.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배우가 있는데 나나는 줄 줄도 받을 줄도 알더라"면서 "그러다 보니 합이 잘 맞는 것처럼 비춰진 것 같다"고 했다.

후반부 민호가 스스로 총을 쏜 후 앰뷸런스에 실려갈 때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다. "눈을 가린 이유가 있다. 웃는 것 같지만 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잘하는 짓인가' 싶었다"며 "그 다음에 엔딩을 맞이 하는데, 쉽게 얘기해서 '잘못 됐다' 보다 '이제 숨 좀 쉴 수 있겠네'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복합적으로 연기했다"며 "조금 더 웃는 버전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잘 조절해서 해줬다"고 덧붙였다.


소지섭은 결혼 후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2020년 4월 아나운서 조은정(28)과 결혼한지 벌써 2년이 흘렀다. 예전에는 낯을 많이 가렸지만, 요즘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고, ID를 '소간지'(soganzi)로 쓴 점도 인상적이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에서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인 후 팬들은 소지섭을 '소간지'로 부르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에는 소간지 별명이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같이 놀 수 있는 요소가 됐다"며 "나중에 봤을 때 좋은 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해보는 과정이다.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웃었다.

소지섭은 10여 년간 해외 독립·예술 영화 수입에도 힘을 보탰다. 2012년부터 영화사 '찬란'에 투자하고 있다. '필로미나의 기적'(2014) '퍼스널 쇼퍼'(2017)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9) '미드소마'(2019) '그린 나이트'(2021) 등 약 30여 편을 국내 배급했다. "실제로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다. 하다 보니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파트너가 하는 일에 내가 조금 보탬을 주는 거라서 민망하다"면서도 "배우 생활하는 날까지 능력이 되면 계속 하고 싶다. 솔직히 영화 대부분이 마이너스가 나 힘들기는 하다. 돈을 직접 내고 기부도 하는데, 받은 걸 돌려드리는 느낌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 들어가는 게 정말 좋다. 배우로서 약간 어중간한 나이인 것 같은데, 좀 더 나이 들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해외로 나가고 더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제는 내가 잘 되거나, 인기있는 것보다 같이 한 스태프, 배우들이 잘 되면 더 기분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몸에 스며든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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