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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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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일본의 세계적인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71·坂本龍一)가 암 투병 중인 가운데도 작업한 새 앨범이 예정대로 발매된다.

16일 국내 사카모토 작품을 제작·배포하는 씨앤엘 뮤직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17일 온오프라인에 새 앨범 '12'를 공개한다. 앨범 발매일은 사카모토의 일흔한번째 생일이다. 같은 날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앨범으로 발매된다.

OST 등의 작업물을 제외하면 2017년 발매한 '에이싱크(async)' 이후 약 6년 만의 오리지널 음반이다.

사카모토가 계속되는 투병생활 속에서 일기를 쓰듯 제작한 음악의 스케치 중에서 12곡을 골라 한 장의 앨범으로 정리한 작품집이다. '20210310' 등 각 곡의 제목은 곡을 제작한 날짜로 정했다. 다만 8번 트랙 '20220302'에만 '사라반드(sarabande)'가 부제로 붙었다. 사라반드는 17~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고전무곡을 뜻한다.

사카모토는 "2021년 3월 초순 큰 수술 후, 일기를 쓰듯이 스케치를 녹음했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12곡의 스케치를 골라 앨범으로 만들어 봤다"면서 "아무 것도 건드리지 않고 일부러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나의 지금의 소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트워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화가 이우환이 해당 음반을 위해 제작한 드로잉을 사용했다. 이 화가는 사카모토와 친분이 있다.

이번 음반에 실린 음원은 앞서 지난달 11일 스트리밍된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 : 플레잉 더 피아노 2022(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를 본 팬들이 먼저 들었다.

영국 유력 음악잡지 '더 콰이어터스(The Quietus)'는 '12'에 대해 "음반이 구성된 체계적인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예술적"이라면서 "진정한 미적인 순간의 감동을 안고 있다"고 들었다.

사카모토는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출신이다. 1978년 '사우전드 나이브스(Thousand Knives)'를 발매하며 데뷔했고, 같은 해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결성에 참여했다. 1983년 팀이 해체된 이후 오히려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이 팀은 사카모토와 호소노 하루오미(76) 그리고 다카하시 유키히로(高橋幸宏·1952~2023)가 결성한 팀인데 지난 14일 다카하시가 세상을 먼저 떠났다. 직장암 투병 중인 사카모토는 전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별다른 멘트 없이 회색 이미지를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사카모토는 영화음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음악을 맡는 동시에 출연도 한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음악으로는 아카데미 오리지널 음악 작곡상, 그래미 상 등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혁신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전향적인 자세로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야마구치 정보예술센터(YCAM) 10주년 사업의 아티스틱 디렉터, 2014년 삿포로 국제예술제 2014의 게스트 디렉터로 활약했다. 2018년엔 서울에 완공된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에서 여러 사운드 설치 작품을 전시한 '라이프, 라이프(Life, Life)' 전(展)을 선보였다. 작년 3월부턴 중국 베이징 무무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 '시잉 사운드 히어링 타임(Seeing Sound Hearing Time)' 전을 열기도 했다.

2014년 7월 인두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지만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2015년 야마다 요지 감독의 작품 '어머니와 살면'과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통해 영화음악 제작에 복귀했다. 2017년 봄에는 8년 만의 솔로 앨범 'async’를, 같은 해 말부터 ICC(도쿄)에서 신작의 설치 미술 '이스 유어 타임(IS YOUR TIME)'을 발표했다. 2019년엔 차이밍량 감독의 '유어 페이스(YOUR FACE)'로 제21회 타이베이 영화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런 가운데 투병도 이어졌다. 작년 직장암으로 전이된 사실을 공개하고 수술을 받았다. 일본 문예지 '신초(新潮)'에 암투병 에세이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를 연재하기도 했다. 사카모토는 '신초' 2월호에 실리는 이 에세이 최종회에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민윤기)와 만난 일화를 적었다. 사카모토는 "음악에 진지한 청년"으로 슈가를 기억했다. 슈가는 열 두 살에 부모와 극장에서 봤던 영화 '마지막 황제'를 계기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재작년 6월에는 네덜란드 예술제에서 아티스트 다카타니 시로와 공동 제작한 신작 극장 작품 '타임(TIME)'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엔 쉬안화(許鞍華·허안화) 감독의 작품 '제일로향'으로 홍콩금상장영화제 작곡상을 받았다. 올해 6월 일본에서 개봉 예정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영화 '괴물'의 음악도 맡았다.

사카모토는 평소 환경이나 평화 문제에 대한 관심도 크다.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스(more trees)'를 창설했다. 최근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재난 피해 지역 어린이들의 음악활동을 지원 중이다. 1990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거주해오고 있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2011년 사카모토가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와 자동 연주되는 피아노가 서로 밀어(密語)를 속사이듯 감각적으로 조화를 이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 등 몇 차례 내한공연을 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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