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0
  • CoinNess
  • 20.11.02
  • 1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동일한데 어느 날 정반대의 무엇으로 느껴질 때, 다른 의미를 찾기보다 그 무엇의 초심 또는 진심을 톺아보게 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RE:VERSE)'에 출연한 걸그룹 멤버들이 그런 경우다. 전현직 K팝 걸그룹 멤버 30인이 정체를 숨기고 가상의 세계에서 재데뷔를 하기 위해 격돌하는 서바이벌. 참가자들은 현실 세계에서 정체를 꽁꽁 숨긴 채 새로운 버추얼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멤버들은 암묵적으로 K팝 걸그룹에 요구되는 형식주의에서 잠깐이라도 벗어난다. 아이돌로서 다른 중요한 무엇인가를 찾아나설 수 있다.

그래서 '소녀 리버스'에서 탈락을 '소멸(消滅)'이라고 표현하지만 그건 '소생(蘇生)'이기도 하다. 아이돌로서 다른 차원의 부활을 알릴 수 있는 신호탄이기도 하니까.

'소녀 리버스' 첫 탈락자 중 한명인 그룹 'AOA' 출신 찬미(27·임도화)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새로운 걸 한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했다. 사실 올해 데뷔 12년차를 맞이한 그녀가 주로 신인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에 얼굴을 내미는 건 쉽지 않은 일. 더구나 AOA는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지만, 한 때 큰 인기를 누렸던 팀이다.

찬미는 "데뷔하고 꽤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신선한 자극에 무뎌진 것 같아요. '소녀 리버스'는 다른 서바이벌보다 새로운 자극이 될 것 같았죠. 30명의 소녀들이 서로를 모른다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또 다른 경험이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소녀 리버스' 속 가상의 세계는 'W'라 부른다. 이 속에서 활약하는 버추얼 캐릭터는 '소녀V'라 명명했다. 소녀V들은 저마다 각자의 캐릭터 이름을 갖는다. 현실 멤버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내고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 다른 캐릭터들이 실제 누구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찬미는 "제가 연차가 있다 보니,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할 때 후배들이 잘 안 다가와요. '소녀 리버스'에선 '도화야' 따라다니며 스스럼없이 대해줘서 좋았어요. 제가 누구인지 모르니까 무엇보다 선배로 불리지 않아 짜릿했죠"라고 즐거워했다.

찬미는 최근 실제 이름도 '도화'로 개명했다.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하하.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 같아 가장 불리고 싶은 이름을 스스로 지은 거예요. 좀 더 책임감 있게 삶을 살아가고 싶었거든요."

약 데뷔 3년 만인 지난해 10월 팀이 해체된 그룹 '밴디트' 출신 이연(28)도 이번 '소녀 리버스' 첫 탈락자 중 한명이다. 사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뷰에서 '소녀 리버스'가 아이돌로서 마지막 무대였다고 전한 이연은 "현실에서도 실직자가 되고 W에서도 실직자가 돼 지금 어디로 돌아가야 할 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었다.

아직까지 어디로 돌아가야 할 지 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연은 긍정적이다. "그래도 현실에서 닥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 빛나는 기회의 순간들이 찾아오더라"며 웃었다.

'W' 속 이연의 캐릭터 이름은 '유주얼'이었다. 일본 만화가 다네무라 아리나의 동명 만화가 바탕인 애니메이션으로 가수를 꿈꾸는 소녀의 성공 이야기를 다룬 '달빛천사'의 주인공 '루나'에서 영감을 얻은 캐릭터다.

"'달빛천사'를 보고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소녀 리버스') 작가님과 상의할 때도 '전 무조건 풀문(루나가 가수로 활동할 때 사용한 이름)처럼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도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 '타락천사'가 돼 있었어요. 하하."

유주얼 캐릭터를 표현하는 건 연기에 가까웠다고 했다. "전 밝고 단순한 사람이거든요. 화도 잘 안 내요. 그런데 무뚝뚝하고 시크한 캐릭터를 맡은 거죠. 그런데 제 내면의 욕망을 꺼낼 수 있어 결국 시원하고 좋았어요."

이제 K팝 업계에선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출신들 위주로 성공하는 시대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소 기획사 출신들이 주목 받았지만, 이제 큰 회사 소속 아이돌만 성공한다. 뛰어난 연습생들이 몰리고 완성도가 높은 음악을 내놓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이 굳어지면서 중소형 소속사 아이돌은 처음부터 평가절하된다. 데뷔부터 편견·오해에 휩싸여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 '소녀 리버스'는 그런 편견·오해를 걷어내고 경합할 수 있는 판이기도 하다.

"물론 큰 회사에서 나오면 현실적으로 주목을 받아요. 저 또한 그 부분(FNC엔터테인먼트 출신)에서 감사함이 있는 편이에요. 하지만 분명한 건 회사랑 상관 없이 매력이 있고 계속 중심을 찾는 친구들은 세상이 알아봐줘요. 얼마나 인내를 갖고 자신의 중심을 잡느냐가 중요하죠. '소녀 리버스'는 그렇게 갈 수 있는 힘을 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찬미)

"'오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작은 회사에서 나오면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전 그런 것에 얽매여 있진 않았어요. 물론 대중에게 저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고, 회사 인력도 많이 없죠. 하지만 그것이 편견과 오해가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활동하진 않았어요. '소녀 리버스'에 참여하면서 큰 지원을 많이 받았는데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낼 수 있었습니다. 에너지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이연)

가상 세계에선 소멸했지만 현실에서 소생을 위해 찬미, 이연 모두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고 있다.

"제 목소리를 명확히 하고 싶어요. 한 소절만 들어도 '딱 누구'라고 떠올리게 하는 목소리가 있잖아요. 제 목소리 역시 그랬으면 해요. 제 '진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찬미)

"'소녀 리버스'를 촬영하면서 부담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어요. 제가 보여줬으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있는 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더 좋아해주신다는 걸 느꼈죠. 또 제가 어디 가서 스물아홉 분들과 버추얼에서 경연을 해보겠어요. 어디 가서 이야기하기도 좋잖아요. 하하. 곡을 쓰고 배우로서 출발도 준비하고 있는데, 활동 계획은 다방면으로 열어놓고 있어요."(이연)

한편 '위클리' 재희, '트라이비' 송선도 이번 '소녀 리버스' 첫 탈락자에 포함됐다. 두 사람은 '차차다섯공주', '라스칼'로 각각 활약했다. 오는 23일 공개되는 '소녀 리버스' 6회에서는 2라운드 패자부활전 무대가 공개된다. 본선 무대 진출할 18인의 멤버도 확정된다. 최종 뽑히는 프로젝트 걸그룹 멤버는 다섯 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kakao talk
퍼머링크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





[전국 휴대폰성지] 대한민국 TOP 성지들만 모았습니다.

대법원 특수 감정인 자격을 갖춘 데이터 복구 포렌식 전문

해산물 싸게 먹으려고 차린 회사! 당일배송! 익일도착! 주앤주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