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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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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보영은(43)은 JTBC 주말극 '대행사' 흥행의 일등공신이다. 전작인 송중기(38) 주연 '재벌집 막내아들'이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지만 후광은 없었다. 1회 시청률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 약 3배 뛰어 16회 16%로 종방한 데는 이보영의 역할이 컸다. 극중 대기업 광고대행사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으로 분해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이 드라마는 직장인들의 사내 정치를 현실감있게 그려 공감을 샀는데, "진짜 직장인처럼 출근해 투닥투닥하며 즐겁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어쨌든 사회생활은 힘들지 않느냐. 신인 때는 내일 비가 와서 촬영이 엎어지길 바라기도 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 보면서 '잘 버텼다. 잘 버티고 있다. 계속 잘 버티자'라고 생각했다. 아인이와 모든 사회 생활하는 분들이 잘 버티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 솔직히 찍으면서 '회사 다니기 정말 힘들구나' '하루하루 전쟁터가 맞구나'라고 느꼈다. 우리 삶도 힘들지만, '조직생활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 드라마는 앞에선 백조처럼 우아해 보이지만, 뒤에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광고대행사 프로들의 생활을 담았다. 일각에서는 '아인의 독설과 막말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인처럼 얘기하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 당할 여지도 없지 않다. 남녀 시청자들이 보는 시각도 달랐지만, 이보영은 젠더이슈가 생기지 않길 바랐다. "송수한 작가님과 이창민 PD님 모두 남자다. 초반에 젠더이슈를 걱정했지만, 작가님과 PD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면서 "한 사람이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남성과 여성이 나눠서 부딪치지 않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3회에서 VC그룹 상무 '최창수'(조성하) 라인 팀장들을 팀원으로 강등할 때 아인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줬다. "이끌든가, 따르든가, 비키든가, 셋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그 신이 가장 속 시원했고 재미있었다"고 짚었다. "솔직히 아인과 공통점이 없다. 그렇게 강박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며 "조직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정치질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진짜 이렇게 승진해야 돼?' 싶더라. 아인이가 대신 질러줘서 시청자들이 대리만족한 것 같다. 보통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느냐. 말을 못되게 하는데, 맞는 말만 해 시원했다"고 덧붙였다.


아인은 스트레스로 인해 약 없이는 살지 못했다. "나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그랬다. 캐릭터를 집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드라마 끝나고 나서도 눈물이 났다"며 "지금 첫째 딸이 여덟 살, 둘째 아들이 네 살이라서 캐릭터 감정을 집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점점 분리의 기준이 생겼다. 극과 분리되지 않으면 생활이 안 되더라.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극본을 보고, 어느 순간부터 그런 기술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아인은 줄도 없고 빽도 없고 연도 없고 외로운 사람이다. 근데 일복이 많고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있더라. 조언 해주는 선배와 '한병수'(이창훈) 같은 오른팔이 있다. 돈을 많이 벌면 아무도 무시하지 못 할 것 같아서 올라가고 싶어 했는데, 주변의 도움과 협업을 통해 깨달으며 좀 더 나은 사람이 됐다. 결국 아인이가 VC그룹에서 팀원들을 끌고 나와 독립하고, 엄마와의 상처도 치유하며 성장하지 않았느냐. 더 이상 약과 술도 먹지 않고 회복해 어떻게 보면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아인 패션도 시선을 끌었다. 한 치 흐트러짐도 없는 의상을 선보였는데, "스타일리스트와 10년 넘게 함께 해 믿고 맡긴다"고 귀띔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의상이 유행할 때가 많다. 가끔 '이 옷을 입으라고?' 싶은데, 내가 모르는 분야고 그분들이 전문가 아니냐. 초반에 콘셉트 잡을 때만 이야기를 나누고, 존중해 따라가는 편이다. 마인드 때는 비싼 옷을 많이 입었는데, 이번에는 오피스룩이라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룹 '에이핑크' 출신 손나인(29)이 연기한 VC그룹 3세 '강한나'는 호불호가 갈렸다. 재벌집 막내딸로 MZ세대를 대변했는데, 이해 안 가는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재미있게 찍었다. 이번 작품에선 나은이가 제일 어렸을텐데 스물아홉 살이고 데뷔한 지 오래 돼 굉장히 예의가 바르다"며 "연기할 때 MZ세대와 부딪친 적은 없다. MZ세대도 나이가 꽤 많지 않느냐. 주변에는 없어서 기사, 뉴스로만 접했을 때 '진짜 이래?'라고 생각했다"고 짚었다.


이보영은 작품 흥행 타율이 높은 편이다. '적도의 남자'(2012)와 '내 딸 서영이'(2012~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가 연달아 흥행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13년 배우 지성(46·곽태근)과 결혼, 딸 지유(8)와 아들 우성(4)을 낳으며 연기와 육아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이후 '귓속말'(2017) '마더'(2018), 대행사까지 대표작을 추가했다. "망한 것도 많다"면서 "좋은 극본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운이 좋았다.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며 겸손해 했다.

"아이를 낳고 모든 일과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집에 들어가면 육아를 해야 했다. 오감을 넘어 육감이 발달해 예민했는데,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몰입했다. 이보영을 만든 작품은 뭐냐고? 어느 한 작품을 꼽기 애매하다. 적도의 남자는 한 신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내 딸 서영이와 너목들까지 진폭이 큰 시기였다. 그 때는 되게 잘하고 싶었다. 캐릭터를 보낼 때마다 너무 아파서 감정이 폭이 넓어졌는데, 지금은 끝나고 나서도 별로 안 슬프다. 이제 '빨리 집에 가서 애 봐야지' 싶다. 약간 그 시기가 그립기도 하다."

이보영은 2000년 미스코리아 대전·충난 진 출신이다. 데뷔 초 아시아나항공 광고 모델로 주목 받았고, 20년째 연기자 길을 걷고 있다. 데뷔 전 MBC 아나운서 최종 3차시험까지 통과한 일화도 유명하다. "아나운서는 안 됐을 것 같다"며 "배우가 돼 진짜 감사하다"고 했다. 그동안 드라마 출연은 활발했지만, 영화는 '나는 행복합니다'(2009) 이후 뜸한 상태다. "(시나리오는) 안 들어 온 지 꽤 됐다. 초반에 영화는 내가 채워야 할 부분이 많아서 드라마를 먼저 선택하다 보니 안 들어오게 된 것 같다"며 "로코도 안 들어온다. 부모 복 없고 사연 많은 역할이 많이 들어오더라. 너목들이 그나마 제일 밝은 작품이다. 차기작(티빙 '하이드')도 전문직이고 사연이 많은데, 밝은 것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어렸을 때는 (연기를) 잘 못해서 도망 치고 싶고, '이 일이 나와 맞나?'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 현장 가는 게 무섭고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 오빠(지성)는 신나 있더라. 극본에 빽빽하게 써있고, '어떻게 저러지?'라며 신기해 했다. '나도 저렇게 연기가 재미있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옆에서 관찰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 적도의 남자 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현장에 가면 좋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더라. '잘 버티고 있다. 앞으로도 잘 버티자'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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