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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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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정수빈(25)에게 SBS TV 종방극 '트롤리'는 은인과도 같다. 김새론(23)이 음주운전 사고로 하차, 뒤늦게 투입됐지만 제 몫을 해냈다. 극중 캐릭터명은 '김수빈'으로 성은 달라도 이름이 같아 운명처럼 느껴졌다. 첫 촬영까지 주어진 시간이 2주밖에 안 됐지만, 임신·유산을 겪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자문도 구했다. 첫 지상파 데뷔·주연작으로 "브라운관에 발을 내디뎠을 때 스태프들이 많이 반겨줬다"며 "그 감사함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눈을 딱 떠봤는데 공교롭게 (캐릭터명이) 나와 같은 수빈이었다. 2주 밖에 없었지만, 집중해서 잘 표현해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막연히 쉼 없이 그 인물을 이해하고자 노력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만약 '시간이 너무 없어'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머물러 있었을 것 같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열심히 해보자'고 마음 먹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PD·작가님, 스태프, 선배님 등이 있어서 가능했다. 많이 의지했고,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

이 드라마는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남중도'(박희순) 부인 '김혜주'(김현주)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며 부부가 마주하는 딜레마를 그렸다. 수빈이 중도·혜주 부부 아들 '남지훈'(정택현) 사망 후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거짓말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마지막회에서 혜주는 중도의 5년 전 성폭행 사건을 폭로하고 자신의 삶을 찾았고, 수빈은 전 남자친구 '허정대'(김균하) 아이를 임신해 지운 사실을 밝혔다. "그 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은 결말 같다. 큰 반전이 있어서 결말 관련 비밀을 유지 하고 있었다"며 "작가님이 배우들에게 각기 다른 정보를 알려줬다. 나중에 결말을 알고 다들 놀랐다"고 귀띔했다.

"수빈이 계속 혼란을 야기해 나쁜 아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지훈이 수빈을 구해주지 않았느냐. 수빈은 지훈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혜주와 같이 지내면서 좋은 사람인 걸 느꼈다. 혜주가 아프지 않고 좋은 선택을 하길 바라서 '본인이 행복한 게 맞지 않느냐'고 용기를 줬다. 트롤리 열차 종착역에선 자신을 위해 더 행복해졌으면 했다. 이 드라마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줬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정형화된 게 아니다. 마음이 맞고 서로 응원하고 의지하는 관계라면 가족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수빈은 유산 아픔이 있는 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캐릭터에 접근했다. "수빈은 겉으로 보면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해 날카롭게 표현하지만, 그 속에 따뜻함이 보이길 바랐다"며 "처음에 1~8부까지 극본을 받았는데, 첫 신이 6부였다. 많은 서사를 이해해야 해 직접 산부인과에 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많은 여성들이 임신 초기에 계류유산을 경험하더라. 아이를 떠나 보낸 아픔을 '어떻게 표현하는 게 맞는 걸까?' 고민했다"며 "김문교 PD님이 내가 표현하는 수빈이가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하더라. 근데 '이해되고 응원할 것 같다'고 했다. 인물이 갑자기 바뀌어서 당혹스러울 수 있는데, PD님과 선배들이 내가 그리는 수빈이를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소년심판'·'3인칭 복수'(2022)에 이어 아픔이 있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참 신기하다"며 "작품 속 아픔을 지닌 인물이 성장하지 않느냐. 나도 그 아픔을 공감하고 성장하는 단계까지 표현하다 보니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 인물을 통해 배운 점도 많다"고 짚었다. "이번에 트롤리 본방사수를 하면서는 '스스로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46), 박희순(53) 등과 호흡하며 성장한 지점도 많다. 특히 김현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다며 "단편적인 것도 풍부하게 표현하더라. 나도 성장해 김현주 선배처럼 한 곡이 아니라 다양한 곡 연주하고 싶다"고 바랐다. "박희순 선배는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며 "현장에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태해지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현주 선배와 호흡하며 정말 놀랐다. 배우가 온전히 소통하면 하나 되는 순간을 느끼는데, 선배님은 그 순간이 계속 발휘될 수 있게 해줬다. 선후배가 아니라 동등한 관계로 따뜻한 마음을 교류했고, 진심으로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차 안에서 수빈과 혜주가 진심으로 응원하는 신이 있었는데, 선배가 '우리 오늘 잘 통했지?'라고 하더라. 선배는 자신이 표현해야 할 때 100% 보여주고, 상대가 보여야 할 때는 배려해줬다. 나만 온전히 잘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연기해야 되는 경우도 있구나'라고 느꼈다. 역시 달랐다."


정수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이다. 2019년 영화 '주근깨'로 데뷔, 3년 여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요즘 한예종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고, 바톤을 잘 터치해 후배들한테 주고 싶다"고 바랐다. "
선배들 개개인의 매력을 다 닮고 싶다"면서도 "변요한 선배가 '육룡이 나르샤'(2015~2016) 찍을 때 학교 연습실에 나와서 혼자 연습하더라. '연습벌레'라고 하더라. 나도 선배처럼 최선을 다해 인물을 탐구하고, 계속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너무 상투적일 수 있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진심을 담아서 연기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내 눈이 좋다고 하더라. 영화 '헤어질 결심'(2022)을 보면서 진심이 담기면 언어는 수단일 뿐이라고 느꼈다. 내가 '싫어'라고 말해도 눈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면 전달이 되더라. 거짓 없이 투명하게 연기하고, 눈빛이 좋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멜로가 체질'처럼 20대 청춘을 응원하는 작품이나 액션물을 하고 싶다. '나의 아저씨'처럼 먹먹한데 따뜻한 작품도 좋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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