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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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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정진아 인턴 기자 = 하이브(HYBE)·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동맹, SM·카카오 동맹의 경영권 다툼이 하루가 멀다하고 격변하는 가운데, SM 소속 아티스트와 직원 그리고 팬덤에 대해선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오후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열린 토론회 'SM 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하이브·SM의 다툼에서 아티스트·팬덤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서울대 한류연구센터장)가 사회를 본 이날 토론회에서 ''SM 경영권 분쟁의 구조적 이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번 분쟁에서 해당 아티스트와 팬들이 논의에서 소외된 것은 아닌지, 양쪽(SM·하이브) 모두 그런 관점에서 이 분쟁의 해결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물론 "고도화된 K팝 제작시장에서 아티스트와 팬만으로 이 신(scene)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 기획자와 경영진의 판단과 주주의 참여로 현재의 K팝 제작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한 제3의 대안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제3의 대안을 위해 오는 31일에 열리는 SM 정기주주총회에서 팬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액주주 운동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또한 이 교수는 "SM의 독립성, 자율성, 투명성을 위한 지속적인 감시활동과 SM 소속 아티스트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팬들을 공동행동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영권 당사자가 아닌 K팝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 SM 소속 아티스트와 팬들이 자신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출발이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특히 이 교수는 이번 SM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1990년대 초중반 시작된 K팝 30여 년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와 전환'의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특기했다. K팝 시장과 문화환경에 큰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며 경영자본과 금융자본을 넘어 전근대적인 경영구조가 개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예제작자본이 재생산되는 동시에 1세대의 오너리스크가 부상하고, 핵심주력 세대가 교체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정민갑 대중음악 의견가는 "노조가 없는 엔터 산업계의 노동 조건을 돌아봐야 한다. 아티스트의 처우, 산업화적으로 규모화된 것에 비해 드러나지 않은 종사자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당사자들의 얘기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서울대 아시아문화연구소 방문연구원도 "모든 것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하지만, 팬덤과 아티스트를 타자화·수단화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고 동의했다. "기존 생각하는 리더십과 작용하는 것이 달랐다. 평직원-크리에이티브-매니지먼트 그 안에서 대립되는 이수만 전 총괄에 대한 충성도가 상이했다. 언젠가는 이런 문제가 생길거 같다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학 협동과정 교수는 현재의 경영권 관련 문제는 '팬덤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김 교수는 앞서 문화연구자들이 이전 팬덤이 소비자 위치로 한정돼 자율적인 연계가 사라진 것 아니냐라는 분석을 내놓은 걸 짚으며 "플랫폼 자체가 팬덤에게 '네가 스타를 사랑한다면 소비해라'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팬덤 플랫폼 사업과 깊은 관계가 있는 현재의 SM 경영권 관련 문제는 "팬덤의 연결과 상상의 공간이 더 현저히 줄어듦과 연관이 있다"고 짚었다. 기술적 변화로 인해 팬덤 연결이 약화되는 걸 느끼고 더불어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실제 팬덤 플랫폼이 하이브의 '위버스', SM 자회사 디어뷰의 '버블'로 재편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감정을 전달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팬들도 꽤 된다. 프라이빗 메시지 등을 통해 아티스트와 더욱 교감하고 있다고 느끼는 건 착각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해 소통 플랫폼이 하나로 재편될 경우 일방통행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팬들은 '팬들이 목소리를 내봤자, 무슨 힘이 있니'와 '우리가 사랑하는 나의 스타가 어떻게 지속되느냐에 따라서 그때 소비자 권리를 실현하겠다'로 갈린다"면서 "어느 쪽이든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어느 쪽으로 가든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불안정한 위치 속에서 가장 열렬한 감정 노동자인 팬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사(문화연대 기술미디어문화위원회)도 "팬덤은 음악을 감상하는 게 아닌 음악을 소비하는 형태로 변모했다. 그룹을 좋아하는 것마저도 구조화된 시스템에서 팬은 그냥 따라가야 한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계속 존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모든 것을 수용하고 있다. 이런 점을 엔터사가 너무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지행 동아대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조영신 SK 브로드밴드 경영전략 그룹장이 발제 'SM 경영권 분쟁이 케이팝 산업에 미칠 영향'에서 언급한 '팬덤의 확장에 따른 2차 지식재산권(IP) 생산'을 짚으며 "현 사태를 바라보는 SM팬덤과 평직원의 반응·정서가 같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SM 레거시의 존속을 의미한다. SM은 '핑크 블러드'라는 다소 감성적일 수 있는 내용을 성명문에 게시했다. 이는 팬덤도 기획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음을 설명한다"고 했다.

실례로 최근 SM 팬들은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SM 인수를 반대하는 등의 문구가 적힌 트럭을 늘어놓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예는 이 연구원이 언급한 것처럼, 지난 2008년 SM 소속 그룹 슈퍼주니어의 팬연합이 SM 주식 5만여주를 매입해 공동체를 형성한 뒤 팀의 추가 멤버 영입 금지를 요구했던 것과 겹쳐지기도 한다.

이 연구원은 "팬들의 행동이 '소액 주주 운동'으로 이행된다면 이는 기업과 기업 간의 경영에 직접 개입한 것이 된다"면서 "팬덤은 정치적 담론과 행정적 담론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SM 팬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반응했다.

반면 이 연구원은 하이브의 팬덤과 방탄소년단(BTS) 팬덤은 다르다고 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팬덤은 하이브가 콘텐츠 중점 사업만 확장하지, 음악과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는 적다고 판단하며 불만을 품고 있다. 'BTS 레거시'가 더 중요한 팬덤이다. 그렇지 않아도 BTS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점이 불만인데, 하이브가 내세운 방침은 BTS와 상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음악 색깔에 대해 집중한 의견도 나왔다. 현재 하이브는 SM레거시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신들이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어도어 등 각각의 레이블 개성을 살린 하이브 레이블즈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들어 믿어달라는 중이다. SM 역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인 'SM 3.0'을 통해 '이수만 1인 체제'를 벗어나 레이블·제작 센터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SM의 색을 지운다면, 하이브의 손해다. 뉴진스 제작사인 민희진 대표가 이끄는 어도어 역시 독립성이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수만 전 총괄이 SM의 카카오 상대 유상증자·전환사채(CB) 발행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1대 주주인 하이브가 카카오와 SM 확보 경영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SM의 지분 9.05%를 취득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305ji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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