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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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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너의 이름은.'으로 얻게 된 책임을 완수하고 싶었습니다."

새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들고 한국을 찾은 신카이 마코토(新海誠·50) 감독은 다시 한 번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2016) '날씨의 아이'(2019)에 이어 재난을 그린 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 세 영화는 이른바 '재난 3부작'으로 불린다. 그리고 '스즈메의 문단속'은 재난 시리즈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신카이 감독은 8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에 주인공 '스즈메'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 하라 나노카(原菜乃華·20)와 함께 참석했다. 그는 "'너의 이름은.'이 크게 흥행한 뒤에 내게는 큰 힘과 책임이 생기게 됐다"며 "단순히 재밌는, 엔터테인먼트로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무언가라도 넣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날 국내 개봉했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그리고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에서 모두 1000만 관객을 넘겼다. '너의 이름은.'은 국내에선 380만명, '날씨의 아이'는 74만명이 봤고, 이날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예매 관객수가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 전체의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이 재해를 엔터테인먼트 속에서 그려내게 되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잊고 있거나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가닿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재해를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일본 전역을 오가는 소녀 스즈메와 청년 소타의 이야기를 그린다. '너의 이름은.'이 혜성을, '날씨의 아이'가 날씨를 소재로 삼았다면 이번 영화의 주 소재는 제목 그대로 문(門)이다. "문을 열며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문을 닫으며 다녀왔다고 말하는 게 반복되는 것이 일상이라면, 재해는 그 일상이 어느 순간 중단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재난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게 신카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문이라는 소재는 한국 드라마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어요."


신카이 감독의 '재난 3부작'은 모두 재해를 그리고 있지만, 표현 방식엔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선 두 작품이 상대적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재해를 표현한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실제 일본에서 발생했던 대지진이나 그로 인한 쓰나미 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영화 속엔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그대로 가져와 그 해에 대지진이 있었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주인공 스즈메는 대지진으로 큰 상실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신카이 감독은 "실제 우리 현실, 실제 우리 세계를 그린 영화로 기억하길 바라며 이런 설정을 가져왔다"고 했다. "물론 한국에는 지진이 많지는 않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이 아니더라도 재난·재해는 어디에나 있죠. 그런 일들은 우리 일상을 단절하죠. 그런 단절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극복하고 회복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싶었습니다."

신카이 감독은 아마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가고 있는 애니메이션 연출가일 것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달 열린 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21년만에 세계 3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국을 포함해 199개국에서 개봉 예정이기도 하다.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성과들이다.


신카이 감독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유독 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에 대해 "아마도 마음의 형태가 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문화가 닮아 있고 풍경도 닮아 있어서 한국에 와 있으면 도쿄의 과거가 보이기도 하고 도쿄의 미래가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정치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이 안 좋을 때도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서로 강하게 연결돼 이어져 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보였다. "그래서 한국에선 일본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선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많은 가봐요."

신카이 감독은 '재난 3부작'을 만들었기 때문에 차기작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보고 싶다고 했다. "차기작은 백지 상태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힌트를 얻어가고 싶어요." 신카이 감독은 9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 온 한국 관객을 극장에서 직접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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