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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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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영국 BBC 탐사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Predator: The Secret Scandal of J-Pop)의 파장이 영미권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점차 커지고 있다.

J팝을 개척한 일본 굴지의 연예기획사 자니스 사무소의 창립자인 자니 기타가와(ジャニー喜多川·1931~2019)의 만행에 대한 폭로를 담았기 때문이다.

기타가와는 '자니스', '스마프(SMAP,)', '아라시', '킨키키즈' 일본 유명 보이그룹을 대거 제작해 '일본 아이돌 문화의 아버지'로 통하는 인물이다. 현지 아이돌 업계에선 신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그가 사망했을 당시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자니스 그룹들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렸던 터라 국내 J팝 팬들도 해당 건에 대해 관심 깊게 지켜보는 중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BBC가 지난 7일 공개한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엔 기타가와가 남성 아이돌을 성착취한 정황 등이 포함돼 있다.

가디언은 해당 다큐 리뷰에서 기타가와에 대해 수십년 동안 수많은 소년들을 학대한 소아성애자(paedophile)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그가 일본 언론과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그물의 중심에서 거미처럼 소년들을 학대한 건 분명해보인다고 했다.

기타가와에 대한 관련 소문은 일찌감치 나돌았다. 1999년 일본 주간 슈칸분슌(週刊文春)이 보도한 기사엔 소년 시절에 기타가와에게 학대를 당한 남성들의 증언이 실렸다. 대부분의 성학대는 기숙사에서 일어났다. 기타가와가 연습생들을 인형처럼 대하며 그들의 온몸을 씻겼고, 구강성교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기타가와의 성적 제안을 거절하면, 데뷔를 못하거나 데뷔를 해도 입지가 좁아진다는 설이 연습생들 사이에서 나돌았다.

자니스는 이듬해 슈칸분슌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오랜 재판 끝에 도쿄 고등재판소는 슈칸분슌이 폭로한 성적 학대 사실을 대부분 인정해 슈칸분슌 기사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럼에도 일본 사회는 침묵했다. 자니스의 광고 등을 받은 대다수의 언론 역시 관망했다. 기타가와는 사망할 때까지 기소되지 않았고 사장직도 유지했다.

슈칸분슌에 몸 담았을 당시 자니스 보도를 담당했던 나카무라 류타로는 BBC에 "20여년간 계속 절망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BBC는 "자니스는 일본 연예계에서 너무나 위압감이 있는 존재라 기타가와를 비판하는 건 불가능했다"면서 "일본은 50년 이상 기타가와의 어두운 비밀을 지켜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BBC는 당혹스러운 상황도 맞이했다. 일부 자니스 출신들을 만나 인터뷰했는데 그들은 학대가 아니라 사랑을 받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BBC는 "일본 자니스는 그루밍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학대의 심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진실을 마주하는 걸 어떻게 거부하고 있는지 심지어 사후에 고발된 사람에 대해서도 존경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해당 다큐는 일본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일본 주간 '프라이데이' 온라인판은 자니스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일본 아이돌 굿즈숍을 찾은 BBC 기자가 취재에 거의 응해주지 않은 팬들의 반응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BBC 기자는 자니스 사무실이 팬들까지 통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토로했다.

또 BBC 기자가 자니스 출신들에게 '왜 기타가와 씨가 한 일에 대해 나쁘다고 이야기하지 않냐'고 묻자 "자니 씨가 싫지 않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답한 것에 대해 해당 기자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전했다.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의 종반부엔 일본인 심리학에 정통한 연구자들을 취재해 일본의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밀을 밝히려고 시도한다. 프라이데이 온라인 판은 "'성적 학대는 특별한 유대를 만든다. 그것이 교주'라는 설명에 BBC 기자는 마지못해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썼다.

일본 아이돌 업계는 일본의 보이그룹이 K팝 아이돌에 밀려 세계에서는 물론 자국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이 더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취재에 대해 자니스 사무소는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 입각해 경영진·직원들 성역 없이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중립적인 전문가의 협력을 얻어 거버넌스(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 체제의 강화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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