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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해맑음이 조금 없어졌어도 의뭉스럽지 않고 천연(天然)스럽다.

그룹 '러블리즈(Lovelyz)' 멤버 겸 솔로 가수 류수정(26)이 데뷔 9년 만인 20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첫 번째 정규 앨범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Archive of Emotions)'가 입증하는 사실이다.

총 11곡이 실린 이번 음반은 20대 중반에 접어든 류수정이 느끼는 새로운 감정들을 담았다. 그녀가 20대 초반에 썼던 이전의 자작곡들과는 결이 다르다. 모든 걸 갖고 싶은 소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타이틀곡 '그래비 걸' 등 새롭게 마주한 고민과 생각들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사랑하는 건 어렵고 미워하는 건 쉽지만 그럼에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진솔한 가사로 표현한 '러브 오어 헤이트',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자는 '하루 세 번 하늘을 봐'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꾸밈 없음은 계산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귓가에 흘러들어온다.

지난해 11월 데뷔 8주년 기념일과 자신의 생일에 발매한 자작곡 '고백'·'핑크 문(PINK MOON)'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 욕심을 드러낸 류수정은 이번에 11곡의 작사를 홀로 도맡았다. 8곡엔 공동 작곡가로 참여했다. 펑크 밴드 '노브레인' 드러머 달리(황현성)와 프로듀서 죠(Jaw)가 작·편곡에 힘을 보탰다.

류수정은 원래 팝, R&B 음악을 주로 들어왔는데 멜로우 팝으로 가득한 이번 음반 역시 세련됐다.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5월 13~14일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총 3회 펼치는 '아카이브 오브 이모션스'에서 이를 경험할 수 있다.

최근 청담동에서 만난 류수정은 "옛날에는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면 이제는 '현실 안에서 꿈'을 꾸는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첫 정규인 만큼 소감이 남다를 거 같아요.

"많이 고민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요. 막상 나오니까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도 많이 많이 앨범을 내고 싶습니다."

-고민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제 이야기를 너무 담고 싶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몰라서 초반에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도 고민했죠. 또 피지컬 앨범인데 제가 욕심이 있어서 무엇을 어디까지 담고 표현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했죠."

-음반의 주제는 무엇입니까?

"어느새 제가 20대 후반이 돼 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새롭게 보게 되는 게 있었어요. 20대 초반이랑 20대 후반이랑 다르다는 말을 예전엔 믿지 않았는데, 다르고 새롭게 보고 느끼게 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얻은 새로운 감정들 중엔 실망도 있었고 다른 희망도 있었고 또 다른 형태의 행복도 있었어요. 그런 여러가지 감정을 앨범에 담았죠."

-그 실망, 희망, 행복은 무엇인가요?

"실망은 (1번 트랙인) '논-판타지'(Non-Fantasy)에 제일 표현이 됐어요. 옛날에는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면, 이제는 '현실 안에서 꿈'을 꾸는 걸 배우고 있어요. 현실에 대해 깨달으면서 희망을 담은 노래죠.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행복에 대한 주제는 '하루 세 번을 봐'에 담겼죠. '소소한 행복'에 대한 노래죠. 예전엔 소소한 것에 행복을 못 느꼈어요. 취미가 많아야 할 거 같고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면 쫓기는 거 같아 하나하나,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몰랐죠. 이제 그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렇게 감정을 느끼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래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된 거 같아요. 워낙에 고민이 많은 성격이기도 하고요."

-예전에 환상 안에서 꿈을 꿨다는 건 어떤 뜻이에요."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지금이랑 예전이랑 꿈이 엄청나게 다르다기 보다는 예전엔 해맑은 면이 많았다면 이제는 현실적으로 꿈을 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목표를 분명하게 잡아요."

-'플러피 키티(Fluffy Kitty)'는 따듯함이 느껴지는 곡이에요.

"편안하게 작업한 곡이에요. 죠 씨의 작업실에 고양이 세 마리가 있거든요. 근데 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요. 죠 씨의 작업실에 있다보니 고양이들이 제 품으로 들어오더라고요. 그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고양이의 마음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소재부터 가사, 음악까지 따듯한 거랑 잘 맞아요."

-정규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콘셉트는 무엇이었나요?

"이전 솔로 미니는 회사가 봐주는 이미지가 중요했어요. 그 의견에 충실히 따랐고요. 이번엔 자연스러운 저에 대해 초점을 맞췄죠. 제가 가진 아이덴티티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극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고 부담감 없이 절 솔직하게 날 담아내는 게 제 정체성이 아닐까 생각했죠. 부끄러움이 있지만 장난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우울하기도 하지만 또 긍정적이기도 한 그런 자연스러운 감정을 담으려고 했어요. 새로운 나이대를 맞이해 새로 느낀 감정의 묶음이죠."

-달리, 죠 씨와 시너지는 어땠나요?

"달리님은 예전에 러블리즈가 노브레인의 노래를 커버를 할 때 음악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 데모의 데모의 데모 수준의 곡을 들려드렸고 그걸 시작으로 음악 작업을 같이 하게 됐죠. 달리님은 가수로서 저와 사람으로서 저의 매력과 세계를 잘 이애해주시는 분이세요. 그래서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 주시고 극대화할 수 있는 표현을 잘 만들어주시죠. 그래서 항상 즐겁게 작업하고 있어요. 죠 씨는 회사에서 추천해주신 작곡가인데요. 곡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저도 덩달아 같이 빠르게 작업하면서 정규를 낼 수 있게 된 시너지가 됐죠. 아무래도 죠 씨는 딥(deep)한 음악을 해서 캄(calm·차분한)한 음악을 하고 싶었던 제 입장에서 좋았어요."

-이전에 몰랐던 자신의 모습은 어떤 거예요?

"제가 '생각보다 생각이 굉장히 많구나'를 깨달았어요. 하하. 아무래도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밝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고, 다 같이 모였으니 신나는 거 위주로 활동했죠. 그런데 이번에 솔로 정규를 작업하면서 제가 수줍음이 많다는 걸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게 받아들여졌어요. 옛날에는 이 일을 하는데 '수줍어서 어떡하지' '부끄러움이 많아서 어떡하지' 걱정했거든요. 그게 제 색깔이고 음악에 많이 녹아날 것이라고 생각했죠."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정말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언니랑 같이 사는데 월세요. 전기세, 난방비도 많이 올랐잖아요. 제가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게 가장 큰 고민이죠."

-예전에 변진섭, 안치환, 김광석 등 노래 취향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에 대해 친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었습니다.

"언니랑 두 살 차이인데, 동생으로서 저에 대해서는 한없이 사랑을 줘요. 근데 음악에 있어서 만큼은 냉정하죠. 그런데 그게 좋아요.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면 바로 바로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번엔 타이틀을 정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어요. 언니가 평소에도 음악을 정말 많이 듣는데 영상 쪽 일을 해서 원래도 음악에 익숙하죠."

-하우스 오브 드림스라는 독립 레이블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어요.

"기존 회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건 정말 큰 결심이었어요. 전 원래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당연히 재계약을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새로운 목표와 도전하고 싶은 게 생기면서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거든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걸그룹으로서 오래 활동하면서 단단해진 부분이 있나요?

"그룹 활동으로 7년 넘게 달려오지 않았다면, 이런 앨범을 내지 못했을 거 같아요. 연습생 생활, 팀 활동 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특히 감정적으로요. 만약에 제가 처음부터 솔로로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단단해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K팝 시스템의 장점을 말하는 건가요?

"네, 그룹 활동을 하면서 스케줄을 힘들게 소화하고, 다 같이 활동하면서 사회 생활도 많이 배웠죠. 그 안에서도 팀에 대한 꿈도 꾸지만 동시에 혼자 만의 꿈도 키우고. 그렇게 생활해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특히 외국에선 K팝 시스템의 부정적인 요소를 보기도 합니다.

"K팝 시스템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음악과 그룹들이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모든 부분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전 겪어봤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고 봐요. 러블리즈 멤버들과는 뜻이 맞고 기회가 닿으면 앞으로도 앨범을 내고 공연도 하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오래 활동하면서 보는 시선도 많아졌죠.

"체감상 3년차 같은데 벌써 10년차가 됐어요. 그래서 기대하시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익숙하신 부분도 있겠죠. 계속 기대감을 주며 보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고 솔직한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서 진심을 다해 활동하고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이뤘으면 하는 게 있나요?

"이미 이뤘어요. 버킷리스트에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일해보고 싶다고 썼거든요. 어려운 일인데,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걸 이뤘죠. 앨범 작업도 그렇고 뮤직비디오 촬영도 그렇고 모든 과정에서 너무 감사해서 어쩔 줄 모르는 행복한 감정을 느꼈어요. 이렇게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앨범을 준비한 건 처음이에요. 이미 여한이 없는 앨범이에요.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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