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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견지망월(見指忘月),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

15일 0시(14일 자정)에 첫 디지털 싱글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를 발매한 가수 미드낫(MIDNATT)이 우려한 부분이다. 미드낫은 스웨덴어로 자정(子正)이라는 뜻. 달이 높게 떠 있는 시각이기도 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사전에 '프로젝트 L'로 예고했던 미드낫은 음악과 기술을 접목한 프로젝트로, 처음엔 음악보다 기술에 다소 방점이 찍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미드낫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제 '음악적 변화'에 대한 간절함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하지만 음성을 듣고 눈치챌 만한 사람은 다 눈치채고 있었던 미드낫의 주인공은 가수 이현(40). 그룹 '에이트', 듀오 '옴므' 멤버다. 하이브의 전신이자 그룹 '방탄소년단'을 발굴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1호 가수다. 빅히트가 하이브로 사명을 바꾸면서 빅히트는 빅히트 뮤직이라는 레이블이 됐는데 그곳에 속해 있다. '하이브의 정도전'으로도 통한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인 정도전에 비유되는 것이다.

그런 이현은 2007년 데뷔해 17년차를 맞은 올해 미드낫이라는 활동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자음악 등 실험적인 음악의 선구자로 통하는 DJ 겸 프로듀서 히치하이커(최진우), 그가 속한 현재 하이브의 음악 솔루션 개발 업체 '하이브 아이엠(IM)'가 힘을 보탰다.

이날 신인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미드낫은 "히치하이커 형님과 만나서 어떻게 하면 (음악을) 더 효과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나온 프로젝트예요. 그 나머지 부분이 기술이죠. (기술보다) 저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술은 나중에 차근차근 봐주셨으면 해요"라고 웃었다.

신영재 빅히트뮤직 대표도 미드낫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부캐라기보다는 이현의 또 다른 자아"라고 거들었다. "이현 씨가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전 '발라더' 이현의 모습은 주로 깔끔한 인상이었다. 미드낫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콧수염을 기르고 머리스타일도 장발로 변신했다. 이현, 아니 미드낫은 자신의 차별점으로 섹시함을 꼽았다. 음악 장르 역시 발라드가 아닌, 히치하이커의 트렌디한 비트가 섞인 신스 웨이브다.

이현이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야망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양가적 감정을 미드나잇에게 녹여냈다. 그 서사를 대중에게 익숙한 방식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치환해 들려준다.

미드나잇은 "곡에 제 인생 고민·음악 고민이 잘 담겨 있어요. 발라드가 제 가수의 원동력이었고 그것에 감사함에도 제 안에선 새로운 음악적 시도에 대한 마음이 꿈틀거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드낫은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겼다"고 흡족해했다.

그 모멘텀이 되는 건 기술력. 하이브가 올해 초 인수한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업인 수퍼톤의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을 활용해 '마스커레이드' 음원을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6개 언어로 동시 발매했다.

아티스트가 외국어로 가창한 발음을 교정,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언어권에서 몰입감 있게 음악을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신영재 대표는 "6개 언어가 전 세계 80억 인구의 절반이 사용하는 거죠. 언어적 제약을 넘어 K팝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을 통해 음원 중간에 삽입된 여성 보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미드낫은 오는 6월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하이브의 음악 축제 '위버스콘' 무대에 올라 '마스커레이드'를 들려주는데 여성 보이스로 바뀌는 부분이 실연된다. 미드낫은 "기술이 경이롭다"고 반응했다. "제 목소리가 여성 목소리로 변환되는데 놀랐어요. 여성 음정을 내려면 키가 변환돼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제 보컬 창법이 그대로 드러났어요. 재밌는 걸 많이 해 보고 싶어요. 남녀 듀엣곡도 저 혼자 부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또 '마스커레이드' 뮤직비디오는 미드낫에 내재된 여러 자아의 표상을 세 명의 인물로 등장시켜 풀어냈는데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과의 협업으로 확장현실(eXtended Reality·XR) 시스템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공간, 시간, 계절, 날씨 등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 서사에 필요한 최적화된 가상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점이다. 뮤직비디오 속 숲 로케이션을 제외한 전체 영상 구간이 확장현실 시스템에 기반해 제작됐다고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전했다.

정 대표는 "음악과 기술의 만남으로 하이브의 본질인 음악과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더 풍성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음악 산업의 경계를 확장하고, 또 산업의 토양을 비옥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다.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 하이브가 기술과의 융합을 중장기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술이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침범, 몰개성화로 수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미드낫은 현재 K팝 클리셰 중 하나인 오토튠(음정교정장치)의 예를 들며 음악과 기술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오토튠을 사용하지 않은 목소리가 귀에 꽂히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잖아요. 미드낫의 노래 역시 그러한 변화 중 하나라고 여겨주시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정우용 대표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티스트의 음색'이 지문과 같아 숨길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진정성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기술보다 기술이 가리키는 아티스트의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게, 음악·기술 결합의 순기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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