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베리,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변화가 곧 저희의 색"

[서울=뉴시스]정진아 인턴 기자 = 차근히 성장하는 그룹 '베리베리'가 꿈을 좇아 돌아왔다. 일곱 번째 미니앨범 '리미널리티 – 에피소드.드림(Liminality – EP.DREAM)'이 증명하는 사실이다.

최근 강남구 카페에서 만난 베리베리 멤버 연호는 "'탭탭(TAP TAP)' 이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멤버 용승은 "여름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는 앨범이다.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열심히 준비했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타이틀곡 '크레이지 라이크 댓(Crazy Like That)'은 전작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인더스트리얼 테크노와 UK 개러지 장르를 팝적으로 풀어냈다. 꿈을 향한 독기를 긍정적으로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에 곡에 대한 첫 느낌으로 연호는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여성 보컬이 가이드였다. 지금 불렀던 거보다 나른하고 더 몽환적이고 팝적이었다. 이 곡을 하는 게 맞나 싶었지만, 이번에 주제가 꿈인 만큼 도전하고 싶었다. 녹음하면서 조금의 난항을 겪었지만 잘 나와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베리베리가 처음 시도하는 나른한 분위기의 곡이라 톤이 중요했다고. 계현은 "전 앨범들은 음이 높은 편인데, 이번에 높은음이 없어서 오히려 어색했다. 힘이 더 안 들어가다 보니 목소리 전달, 톤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며 강민 역시 "후렴이 계속 반복되는데 그 부분이 지루하지 않게 톤을 찾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해 '탭 탭'으로 첫 1등을 한 베리베리다. 이후 첫 컴백이라 타이틀곡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타이틀곡과 경합한 곡에 대해 "이번에 곡이 많았다. 방향성을 생각했을 때 첫 1위를 안겨준 '탭 탭'과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맞는지, 베리베리가 할 수 있는 칼군무를 위한 강렬한 곡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동헌), "요즘 같은 시대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도 시도하고 싶었다. 언제 들어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편안히 들을 수 있는 곡으로 '크레이지 라이크 댓'을 선정하게 됐다"(호영)고 전했다.

이지리스닝하면 요즘 빌보드에서 화제인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를 빼놓을 수 없다. 트렌드를 반영했는지에 대해 동헌은 요즘 가요계 추세로 고민이 없었다고는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크레이지 라이크 댓'은 트랙이 굉장히 살아있고 장르도 생소하고 도전적인 곡이며 "늘 들어왔던 이지리스닝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리베리는 '도전', '변화', '꿈'을 연신 강조했다. 첫 1위를 안겨준 '탭 탭'과 같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도 있었는데 변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묻자, 동헌은 "저희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두려움도 있었다. 저희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어느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매번 다른 색을 추구한 게 베리베리의 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이 맞춰졌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베리베리조차 생소한 장르였다면 팬들도 동일하게 생각할 터. 팬들의 반응이 걱정되는지에 대해 "팬분들이 원하는 바가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케이팝은 팬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결국 저희가 좋은 음악을 하고 결과물을 잘 만들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강민), "밝은 곡을 좋아해 주기도, 강렬한 음악, 실험적인 음악을 선호하는 팬들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양상의 팬들이 있는 게 저희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색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또 새로운 시도를 앞둔 상황에서 팬들이 이에 거부감을 나타낼 거라는 걱정은 적었다"(동헌), "팬들의 니즈도 중요하다. 하지만 팬분들에게 '이런 것도 괜찮네'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더욱 독기를 가지고 준비했다"(용승)라고 밝혔다.

베리베리는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멤버들이 수록곡 작곡·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연호는 "곡 선정부터 회사와 상의를 많이 했다. 자작곡도 수록됐고 안무도 의견을 많이 냈다"라며 히트곡에 대한 고민은 우선 타이틀곡 선정되고 하겠다고. 이어 "언젠가는 멤버들이 만든 곡으로 음악 방송 무대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5년 차가 된 베리베리, 각자가 이루고 싶은 목표로 강민은 "저를 위한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며 라디오 디제이를 희망했다. 계현은 "이번 연도부터 멤버들이 다 하고 싶은 거 했으면 좋겠는데, 지금은 팀 자체에 중점을 두고 활동에 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호영은 "초창기 마음으로 돌아가 안무도 열심히 따고 커버 영상을 다시 올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용승은 "무대에서 표정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진짜 연기를 도전해서 벽에 부딪히고 저를 자극하고 싶다"라고 연기에 대한 관심도 표현했다.

데뷔 4년 차에 1위를 경험했다. 1위 가수라는 부담이 생겼다는 베리베리가 앞으로 그려 나가고 싶은 꿈이 있다면, 계현은 "저번 앨범이 저희에게 의미가 큰 앨범이다. 더 나아가서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시상식에서 본상, 대상을 받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차트 목표에 대해 질문하자 타이틀곡이 좋은 만큼 국내 차트 톱100 입성이라는 목표치를 드러내기도 했다.

'슬로우 앤드 스테디'(Slow and Steady·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 말이 차근차근 성장하는 베리베리를 나타내는 적합한 표현인 것 같다. '미니 7집 '리미널리티 – 에피소드.드림'으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줄 베리베리는 날아오를 준비를 끝마쳤다.

'리미널리티 – 에피소드.드림(Liminality – EP.DREAM)'은 16일 오후 6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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