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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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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죄송한 마음 뿐이었어요."

배우 정해인(36)은 2013년 데뷔한 이후 한 번도 악한을 연기한 적이 없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로 이름을 알린 후 그는 대체로 로맨스 주인공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늘 정의로웠다. 이런 정해인에게 익숙한 관객은 아마 '베테랑2'(9월13일 공개)를 보고 나서 놀랄지도 모른다. 배우 황정민의 표현을 빌리자면 "국화 같은 얼굴, 보는 이를 무장해제시키는 얼굴"에서 한기와 독기가 쏟아져 나오니까 말이다.

"빌런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모든 게 죄송했습니다.(웃음) 그냥 미안해요. 그렇게 쳐다봐서, 그렇게 말해서, 그렇게 때려서. 연기 끝나면 달려가서 죄송하다고 하는 거죠.(웃음) 선한 역할을 할 땐 죄책감이 없었는데, 빌런을 해보니까 참 찝찝하더라고요."

정해인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그가 연기한 박선우(해치)는 정의의 사도로 불리지만 실상은 살인을 위한 명분으로 정의를 들이미는 인물. 정해인이 말하는 것처럼 "나르시스트적인 면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캐릭터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그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도 말이다. "액션 연기가 처음은 아니었죠. 그런데 빌런의 액션은 다르더라고요. 빌런이 아닐 땐, 액션을 하다가 내가 다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그런데 빌런을 연기할 땐 상대가 다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되더라고요."

류승완 감독은 정해인을 빌런으로 점찍었다고 한다. 류 감독은 정해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고 얘기했고, 한달음에 류 감독을 만난 정해인은 그 영화가 '베테랑2'라는 걸 들었다. 그날 류 감독과 '베테랑2'에 대해 3시간 가량 대화하고 나서 정해인은 곧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전작이 워낙 큰 사랑 받아서 부담스러운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다신 안 올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베테랑2'라는 기회를 정해인은 눈빛과 액션으로 잡아내려는 것만 같다. 눈으로는 정의를 참칭하는 한 인간의 섬뜩함을 보여주고, 몸으로는 박선우가 만들어내는 사회 혼란을 표현하는 듯하다. 수 차례 삽입된 극단적인 클로즈업 장면에 빈도와 강도 모두 전작을 뛰어 넘는 액션 시퀀스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는 "박선우에게서 느껴지는 불쾌함과 껄끄러움을 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클로즈업 장면은 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워낙 카메라를 가까이 대고 찍기 때문에 안구가 조금만 움직여도 전혀 다른 감정으로 보여질 수 있었거든요. 이런 장면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저는 원래 제 얼굴이 어떻게 나오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하는 편인데, 이번엔 거울을 그렇게 많이 봤습니다.(웃음) 분명히 제가 지금껏 연기하면서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눈빛 같은 게 있을 겁니다."

'베테랑2' 액션은 크게 4개 구간으로 나뉜다. 남산, 마약 소굴, 옥상, 그리고 터널 액션이다. 이 모든 장면 중심에 정해인이 있었다. 그래도 정해인은 액션이 익숙한 배우다. 넷플릭스 시리즈 'D.P.'에서 그가 얼마나 몸을 잘 쓰는 배우인지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에도 정해인은 "'베테랑2'의 액션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액션 스쿨 다니면서 준비했습니다. 종합격투기나 주짓수까지 강도 높게 훈련했어요. 다만 이런 기술적인 것들보다 중요한 건 체력이었어요. 제가 소화해야 할 액션 장면이 많기 때문에 지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체력 훈련에 매진했습니다. 액션 장면은 많고, 그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열 번 스무 번도 반복해서 찍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감독님, 동료 배우, 스태프 모두 저만 보고 있는데 제가 지칠 순 없으니까요."

눈도 다르게 쓰고 몸도 다르게 썼다. '베테랑2'로 듣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정해인은 "듣고 싶은 말이 확실하게 있다"고 답했다. "기존에 제 팬들이 우리 배우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구나, 알게 되겠죠. 전 그 분들 뿐만 아니라 제가 나온 작품을 못 본 분들, 봤지만 저에게 관심이 없었던 분들, 저를 전혀 모르는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정해인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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