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 CoinNess
- 20.11.02
- 5
- 0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현 국내 밴드 음악 신(scene)엔 몇 가지 층위가 있다.
'그룹 사운드'라 불리던 시절부터 활동해온 중장년 밴드, 인디 신의 터줏대감 펑크 밴드, 평단 위주로 꾸준히 지지를 받아온 관록의 밴드, 마니아층을 확보한 대세 인디 밴드, 아이돌형으로 기획된 밴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지도를 쌓고 있는 밴드 등 생각보다 다양하다.
최근엔 K팝의 경계에 위치한 밴드들이 추가됐다. 이들은 기존 아이돌형 밴드와는 색깔이 다르다. 인기 K팝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대형 기획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았다.
이전 K팝 아이돌과 다른 결의 음악을 들려주지만,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트레이닝을 잘 받았다. 연주 실력을 갖춘 데다 아이돌의 매너와 매력까지 익힌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스튜디오 제이(STUDIO J)'에 속한 '데이식스'(DAY6)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XH·엑디즈)가 대표적이다.
K팝 장르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는 이들이다. 데이식스는 국내 간판 밴드로 입지를 구축했고, 데뷔 3주년을 향해 가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그 바통을 이어 받고 있다.
15~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력으로, 밴드 신에 대한 이해도가 남달라졌음을 증명했다. 데이식스는 친히 이번 콘서트에 커피차를 보내 직속 후배들을 응원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앞서 4월부터 9월까지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연 콘서트 시리즈 '클로즈드 베타(Closed ♭eta)' '버전 6.0(v6.0)'부터 'v6.4'까지로 자신들을 벼려왔다.
이번 콘서트는 그 성장성사에 방점을 찍는 자리였다. 특히 팬덤 '빌런즈'의 떼창이 터진 '스트로베리 케이크(Strawberry Cake)'가 증명하듯, 대세 팀이 되기 위한 어엿한 히트곡도 보유했다. '서커 펀치!'의 활활 타오르는 후렴구는 힘 있는 서사에 매번 도달했다. '플루토(PLUTO)' '불꽃놀이의 밤' 같은 감성 넘치는 곡들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팀의 매력은 또한 하드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발표한 얼터너티브 메탈 장르 '인스테드(iNSTEAD!)(Feat. YB 윤도현)'가 그렇다. 기타 리프가 곡 전반을 이끌고 격렬한 감정이 노랫말에서 요동친다. 특히 피처링에 참여한 국내 대표 록밴드 'YB' 보컬이자 '그로울링(growling) 1인자' 윤도현의 스크리밍이 압권이다. 그로울링은 동물의 울음소리 같이 목을 긁어서 내는 창법을 가리킨다.
이 그로울링이 이번 콘서트 마지막날에 현장에 현현했다. 윤도현이 깜짝 게스트로 나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들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윤도현은 자신이 준비 중인 메탈 앨범에 이 밴드가 힘을 실은 것도 얘기했다.
이번 엑스디너리 콘서트는 밴드 신을 아우르는 장이기도 했다. 안테나의 신예 밴드 '드래곤포니' 멤버들이 객석에서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처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후발주자가 아니다. 다른 결로 선두주자다.
이들의 탄탄한 연주 실력이 배인 몸짓은 마치 자유로운 춤 같았다. 각자 맡은 악기가 다르니 당연히 똑같은 동작이 나올 수 없으니 군무는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빚어내는 박자, 선율 등의 합은 그 어떤 아이돌 군무보다 역동적이었다.
코로나19 기간에 가장 손해 본 팀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실제로 듣는 것과 온라인으로 듣는 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팀은 미지의 공간 '플랫폼(♭form)'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는 콘셉트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비롯 올해는 현실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물리적인 사운드와 에너지를 절감하게 만드는 콘서트가 그 출발선이 되는 셈이다.
그건 결국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결이다. 어떤 삶도 고립돼 있지 않다고 이들은 노래하고 연주한다. 베이스 주연은 "그리움으로 눈물이 나고 행복도 하고 화도 내는 빌런즈가 됐으면 해요. 이번 콘서트도 하나의 그리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삶을 그려낸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이런 탄탄한 음악 위에 쌓는 인간적인 감성의 서술이 날이 갈수록 믿음직하다. JYP의 음악 상상력이 실현되고 있다는 걸 데이식스에 이어 이 밴드가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스튜디오 J의 패턴이 다른 밴드들이 이렇게 우리 대중음악의 결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그룹 사운드'라 불리던 시절부터 활동해온 중장년 밴드, 인디 신의 터줏대감 펑크 밴드, 평단 위주로 꾸준히 지지를 받아온 관록의 밴드, 마니아층을 확보한 대세 인디 밴드, 아이돌형으로 기획된 밴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지도를 쌓고 있는 밴드 등 생각보다 다양하다.
최근엔 K팝의 경계에 위치한 밴드들이 추가됐다. 이들은 기존 아이돌형 밴드와는 색깔이 다르다. 인기 K팝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대형 기획사에서 야심차게 내놓았다.
이전 K팝 아이돌과 다른 결의 음악을 들려주지만,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 트레이닝을 잘 받았다. 연주 실력을 갖춘 데다 아이돌의 매너와 매력까지 익힌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스튜디오 제이(STUDIO J)'에 속한 '데이식스'(DAY6)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XH·엑디즈)가 대표적이다.
K팝 장르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는 이들이다. 데이식스는 국내 간판 밴드로 입지를 구축했고, 데뷔 3주년을 향해 가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그 바통을 이어 받고 있다.
15~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력으로, 밴드 신에 대한 이해도가 남달라졌음을 증명했다. 데이식스는 친히 이번 콘서트에 커피차를 보내 직속 후배들을 응원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앞서 4월부터 9월까지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연 콘서트 시리즈 '클로즈드 베타(Closed ♭eta)' '버전 6.0(v6.0)'부터 'v6.4'까지로 자신들을 벼려왔다.
이번 콘서트는 그 성장성사에 방점을 찍는 자리였다. 특히 팬덤 '빌런즈'의 떼창이 터진 '스트로베리 케이크(Strawberry Cake)'가 증명하듯, 대세 팀이 되기 위한 어엿한 히트곡도 보유했다. '서커 펀치!'의 활활 타오르는 후렴구는 힘 있는 서사에 매번 도달했다. '플루토(PLUTO)' '불꽃놀이의 밤' 같은 감성 넘치는 곡들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팀의 매력은 또한 하드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발표한 얼터너티브 메탈 장르 '인스테드(iNSTEAD!)(Feat. YB 윤도현)'가 그렇다. 기타 리프가 곡 전반을 이끌고 격렬한 감정이 노랫말에서 요동친다. 특히 피처링에 참여한 국내 대표 록밴드 'YB' 보컬이자 '그로울링(growling) 1인자' 윤도현의 스크리밍이 압권이다. 그로울링은 동물의 울음소리 같이 목을 긁어서 내는 창법을 가리킨다.
이 그로울링이 이번 콘서트 마지막날에 현장에 현현했다. 윤도현이 깜짝 게스트로 나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멤버들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윤도현은 자신이 준비 중인 메탈 앨범에 이 밴드가 힘을 실은 것도 얘기했다.
이번 엑스디너리 콘서트는 밴드 신을 아우르는 장이기도 했다. 안테나의 신예 밴드 '드래곤포니' 멤버들이 객석에서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처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후발주자가 아니다. 다른 결로 선두주자다.
이들의 탄탄한 연주 실력이 배인 몸짓은 마치 자유로운 춤 같았다. 각자 맡은 악기가 다르니 당연히 똑같은 동작이 나올 수 없으니 군무는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빚어내는 박자, 선율 등의 합은 그 어떤 아이돌 군무보다 역동적이었다.
코로나19 기간에 가장 손해 본 팀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다. 라이브 밴드의 연주를 실제로 듣는 것과 온라인으로 듣는 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팀은 미지의 공간 '플랫폼(♭form)'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는 콘셉트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비롯 올해는 현실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물리적인 사운드와 에너지를 절감하게 만드는 콘서트가 그 출발선이 되는 셈이다.
그건 결국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결이다. 어떤 삶도 고립돼 있지 않다고 이들은 노래하고 연주한다. 베이스 주연은 "그리움으로 눈물이 나고 행복도 하고 화도 내는 빌런즈가 됐으면 해요. 이번 콘서트도 하나의 그리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삶을 그려낸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이런 탄탄한 음악 위에 쌓는 인간적인 감성의 서술이 날이 갈수록 믿음직하다. JYP의 음악 상상력이 실현되고 있다는 걸 데이식스에 이어 이 밴드가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스튜디오 J의 패턴이 다른 밴드들이 이렇게 우리 대중음악의 결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댓글 0
추천+댓글 한마디가 작성자에게 힘이 됩니다.
권한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