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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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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전 세계 어린이들이 디즈니 영화·만화를 보면서 울고 웃었어요. 저도 그랬고요. 디즈니 작품에 사람의 정서를 움직이는 게 있기 때문일 거예요. 강풀 작가님 작품에도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어요."

김희원 감독은 디즈니+가 왜 강풀 작가와 다시 작업한 것 같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강풀 작가가 "난 잘 모르겠다. 그건 디즈니에 물어봐야 한다"고 답하자 김 감독이 대신 답변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의 정서는 누구나 다 똑같다고 본다"며 "나 역시 그런 정서를 이 작품에 녹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무빙'에 이어 올해도 강풀 작가의 만화가 시리즈로 만들어져 시청자를 만난다. 2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선 강풀 작가가 극본을 쓴 시리즈 '조명가게'(12월4일 공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무빙'은 슈퍼히어로물이고 '조명가게'는 미스터리물. 두 작품은 장르가 완전히 다르지만 강풀 작가는 "결국 같은 얘기"라고 했다. "제 작품은 모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 중심이에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는지, 그걸로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조명가게'는 어느 어둡고 한적한 골목길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조명가게와 조명가게를 찾는 정체불명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풀 작가가 2011년 발표한 웹툰이 원작이다. 연출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신예 김희원 감독이 했다. 영화 '아저씨', 드라마 '미생'으로 익숙한 바로 그 배우다. 여기에 주지훈·박보영·김설현·배성우·이정은 등이 출연했다. 이날 행사엔 김 감독·강풀 작가와 함께 주지훈·박보영이 참석했다.

이번 시리즈로 연출 데뷔한 김 감독은 "겸손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혼자 연출한 게 아니라 배우·스태프 모든 분이 도와줘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를 할 땐 제 잘난맛에 연기를 했나봐요.(웃음) 죄송합니다."

김 감독은 연기 활동을 하면서 연출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었다고 했다. 막연했던 연출 준비는 강풀 작가를 만나면서 빠르게 현실화 됐다. 두 사람은 앞서 '무빙'에서 인연을 맺었다. "강풀 작가가 저한테 '연기를 잘하니까 연출을 해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이거예요. 지금도 떨려요. 재밌고, 꿈만 같아요. 지금 여기 작가님 배우들과 함께 있는 게 정말 영광입니다."

주지훈은 연출가로서 김 감독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준비가 완벽해서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주지훈과 김희원은 영화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등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주지훈은 함께 연기하던 떄를 떠올리며 "감독님이 연기 현장에서 3인칭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게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연출을 하는 것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사실 프리 프로덕션(촬영 전 준비 단계)이 전부라고 생각했요. 그런데 '조명가게' 프리 프로덕션 작업이 너무 잘돼 있더라고요. 한치 의심도 없이 현장에 갈 수 있었어요.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도 그랬을 겁니다. 현장에서 고미을 하거나 제 의견을 내세울 필요가 없어어요. 준비돼 있는 걸 하면 됐습니다." 강풀 작가는 김 감독에 대해 "누구보다 '조명가게'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시나 사람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도 말했다.

강풀 작가는 시리즈 '조명가게'가 만화 '조명가게'보다 깊어졌다고 했다. 자신이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으로 그려지면서 훨씬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훨씬 더 입체적인 작품이 됐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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