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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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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제 막 워밍업 끝냈어요."
배우 톰 크루즈(Tom Cruise·63)가 30년 전인 1996년 '미션 임파서블' 1편을 내놨을 때 34살이었다. 시리즈 8번째 영화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을 들고 다시 한 번 한국에 온 그는 올해 환갑을 넘긴 63살이 됐다. 그에게 아직도 목표가 있냐고 물었다. 크루즈의 대답이 바로 이것이었다.
"전 젊을 때 성공했죠. 그때 어떤 제작사 대표가 제게 묻더군요. '이제 넌 어디로 갈거냐'고, '이제 다 이룬 거 아니냐'고요. 그때 전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제 막 워밍업 끝냈는데요'라고요. 저는 계속 워밍업 중입니다. 제가 지금껏 영화를 만들면서 배운 걸 또 다른 영화에 적용해서 계속 달릴 겁니다. 계속 도전할 겁니다. 다시 한 번 말할게요. 이제 막 워밍업 끝났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 내한 기자회견에 온 크루즈는 그러면서 "네버엔딩이다. 난 주 7일 일한다.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어 갈 거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사는 게 내 어린 시절 꿈이었고, 이것이 내가 가진 열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속 225㎞ 비행기 위 걷는 63세 톰 크루즈
전날 언론 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인 영화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은 크루즈가 말한 네버엔딩과 주 7일 업무 그리고 열정과 꿈이라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그간 크루즈는 이 시리즈에서 도파민을 극한으로 자극하는 초고난도 액션 연기를 해왔다. 높이 828m 건물 외벽을 줄을 타고 오르고, 비행기에 매달려 하늘로 날아가는가 하면, 높이 1100m 수직 절벽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뛰어내려 스카이다이빙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번에 크루즈는 약 15분 간 이어지는 잠수 액션을 보여주는 데 이어 영화 후반부엔 2438m 상공에서 약 20분 간 펼쳐지는 경비행기 추격전 중 시속 225㎞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매달리는 건 물론 날개 위를 걸어다니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묻죠. 무섭지 않냐고요. 저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무섭지만 두렵진 않아요. 그런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지는 겁니다. 전 안전한 걸 한 적이 없습니다. 도전을 사랑하니까요."
◇제작비 약 5580억원…역대 최대 도파민 엔터테인먼트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은 2023년에 나온 '미션 임파서블:데드 레코닝 PART ONE'과 짝을 이룬다. 주인공 이선 헌트가 인류를 말살하려는 AI(인공지능) 엔티티에 맞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임무를 부여받고 작전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한 편에만 제작비 약 4억 달러(약 5580억원)가 투입됐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규모에 걸맞게 미국·유럽·아프리카·북극을 돌며 찍었고, 핵항공모함·제트기·비행기·잠수함 등이 등장하며, 러닝 타임도 170분이나 된다. 크루즈는 "언제나 이전에 했던 것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객을 더 즐겁게 해주겠다는 것, 그건 나의 행복이고 내가 가진 특권이다. 여러분을 즐겁게 해줄 수 있게 해줘서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액션 못지 않게 인물 감정 살렸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앞서 만들어진 작품 7편을 통해 약 42억 달러(약 5조8500억원)를 벌어들였다. 시리즈의 성공엔 4편부터 연출을 맡아 크루즈와 호흡해온 크리스포터 맥쿼리 감독의 공도 적지 않다. 다소 지지부진했던 2·3편 이후 맥쿼리 감독이 합류한 뒤 흥행과 완성도 모두 업그레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행사에 크루즈와 함께 참석한 맥쿼리 감독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며 "절대로 이기적이어선 안 된다. 내가 다른 누군가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해선 안 되고,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그것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는 연출 철학을 얘기했다.
맥쿼리 감독은 8번째 영화가 다른 작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인물의 감정"으로 꼽았다. 액션만큼 각 캐릭터의 감정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목표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건 액션영화이니까 당연히 액션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살아 숨쉬려면 액션만큼 인물도 중요하죠. 이 영화를 만들 때 제 목표는 인물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살려내는 것이었어요. 그 목표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크루즈 12번째 한국행 "꼭 극장 와서 보세요."
크루즈가 한국에 온 건 이번이 12번쨰다. 앞서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2000년, 2001년, 2009년, 2011년, 2013년, 2015년, 2016년, 2018년, 2022년에 한국에 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잭 리처' 시리즈, '탑건:매버릭' 등을 홍보했다.
전날 오후 입국한 크루즈는 저녁에 서울 마포구에 있는 식당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선 '비행기에 매달려서 온 것 아니냐'는 농담에 "매달려서 온게 맞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에 다시 와서 정말 기쁩니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환대에 감사해요. 이 영화를 만드는 데 5년을 쏟아부었습니다. 길게 설명하지 않을게요. 와서 보세요."
전작을 총망라한 이 영화를 두고 일각에선 시리즈 마지막 영화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크루즈는 "이 작품은 이 프랜차이즈 30년의 정점"이라면서도 "난 영화 만들기를 정말 좋아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은 5월17일 공개된다. 앞서 오는 13일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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