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자립화 R&D에 957억 투입…수급난 우려 원천 봉쇄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정부가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5년간 957억원을 투입한다. 국산 차량용 반도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성능평가도 지원한다.

정부는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개최한 '제16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반도체 산업 주요 현안 및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일부 완화됐지만, 간헐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글로벌 완성차 생산차질 규모가 915만~1015만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정부는 국내 수급 정상화 시기는 2022년 하반기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10월 말까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생산 차질을 빚은 누적 대수는 약 12만대다. 10월 하순부터 점차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현대차·기아는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특근을 재개하며 11월부터 생산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를 위한 R&D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차 핵심 반도체 기술개발을 위한 R&D에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957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인증평가·양산 지원, 수요·공급기업 연계형 R&D를 통해 국산화를 지원한다. 내년부터 수요에 기반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특수목적용 차량용 반도체 개발, 전기차용 배터리제어 시스템온칩(SoC) 등 신규 R&D에 착수한다.

국산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차량용 반도체 성능평가 인증지원 사업'에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50억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은 차량 모듈-시스템 레벨의 신뢰성 기반 종합평가·검증으로 반도체 수요기업, 공급사 간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는 게 목표다.

향후 5년간 차량용 반도체 기능 안전·신뢰성 테스트 장비 40여종도 구축한다.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의 공동 활용·연구용 오픈랩 방식을 통해 구축된 장비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 R&D·신뢰성 지원센터' 건립에도 속도를 낸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기업인 전장기업이 밀접한 충남도가 민간과 함께 충남 아산에 센터 구축을 추진한다. 다만 지난달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에서 부결돼, 승인을 위한 보완 작업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역량 확보를 위해 외투기업의 공장 신·증설 투자도 유도하고 있다. 미국의 온-세미(On-Semi)는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국내 생산을 위해 부천 공장 신증설에 2025년까지 2500억원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SiC 반도체 제조 기반 확보를 위해 외투기업 현금 지원, 세제, 입지 등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정부는 미래차용 핵심 반도체의 국산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모델도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소부장경쟁력위원회 심의를 통해 고신뢰성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자율주행차 반도체 핵심기술인 AI 가속기를 협력모델로 추가 발굴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분석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국가 로드맵도 내년 1월까지 구축한다. 3년 단위(2023년~2025년)의 단기, 5년 단위(2026년~2030년)의 중장기 로드맵으로 구분해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대한 단기 조치로 차량용 반도체 부품에 대한 신속 통관을 지원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조달과 관련한 출·입국 시, 자가격리면제 신속심사도 실시하고 있다. 수급에 애로를 겪는 국내 수요기업과 해외 반도체 기업과의 교섭도 지원 중이다.

아울러 TSMC, NXP 등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에 반도체 공급 협조를 요청해왔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반도체 제품의 빠른 양산을 위해 차량용 반도체 11개 품목에 대한 성능 평가·인증도 긴급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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