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원금 100만원 더 원한 게 아니다"...자영업자들 22일 집회 예정대로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의 빠른 재확산으로 정부가 다시 한 번 4단계에 준하는 고강도 거리두기 카드를 꺼내자 이에 반발한 자영업자들이 다음 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정부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영업자들에게 손실보상금과 별도로 인당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안 받는다"는 반발이 거세지며 오히려 역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서울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1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 조치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인당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원금은 손실보상금과는 별개로 지급되며 정부는 총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자영업자 320만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매출 감소만 확인되면 매출 규모, 방역 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100만원의 현금이 지급되는 것"이라며 "금지 제한 업종으로 법상 손실보상을 지급받은 대상 90만곳과 여행업·공연업 등 손실보상 대상이 아니었던 230만 곳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 확대에 따른 방역물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10만원의 현물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방역 강화 조치는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 8000명대를 바라보게 되면서 시행이 결정됐다. 사적모임 인원은 전국에서 4명까지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 시간은 오후 9시로 제한되는 등 4단계 수준에 준하는 방침이다.

시설 유형에 따라 운영 시간 제한에도 차이가 있는데, 1그룹(유흥시설)과 2그룹(식당·카페·노래연습장·목욕장업·실내체육시설)의 운영 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다. 영화관·공연장·오락실·PC방·학원 등 기타 시설들은 오후 10시까지 운영이 가능하다. 시행 기간은 내년 1월2일까지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지난 2년 동안 겪은 경제 피해가 위드 코로나 이후 조금씩 나아지려고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방역 수준을 조이는 것은 자영업자들에게만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하는 정책이라는 취지다.

아울러 정부가 지급하기로 결정한 방역지원금 100만원도 자영업자들의 경제 피해 회복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조지현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건 추가 100만원 지급이 아니라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방역패스를 한다는 점 자체가 굉장히 불합리하다고 보는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기본적인 준비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이어 "무인 점포나 1인 점포 등은 어차피 방역패스 여부도 사람이 확인해야 하는 만큼 인력을 따로 1명 써야 한다"며 "방역패스를 할 거면 최소한도의 인력을 쓸 인건비를 마련할 정도의 환경을 만드는 등 기본적인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비대위는 오는 22일 오후 3시 광화문에서 예고된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발표한 방역지원금 100만원 지급 방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쏟아냈다.

약 90만명의 회원을 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회원들은 "다 필요 없고 영업 시간 제한이나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 "자기들도 월급 100만원 받고 일해보라고 해라", "맨날 방역 정책을 바꿔서 손님과 자영업자들만 싸우게 만드느냐", "최근 1~2달은 위드 코로나로 매출이 조금 올랐는데 그럼 방역지원금도 못 받게 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들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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