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주주연대, 불법 공매도 직접 증거 수집..."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녹화"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HLB 주가의 최대 분수령이 될 '리보세라닙' 간암 임상 3상 데이터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HLB 주주연대가 불법 공매도 증거 수집에 나서기로 했다. 리보세라닙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더라도 공매도 세력이 주가를 인위적으로 찍어 누르게 되면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오는 8일 HLB 매매와 증권사 창구 수량 변화를 녹화하고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B는 오는 9~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개막에 앞서 한국시간 8일 오전 7시5분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 시험 데이터 초록을 공개할 예정이다.

HLB에 있어 이번 데이터 공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와 향후 사업 전반을 좌우할 최대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만약 HLB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경우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와 경쟁하는 K-바이오의 첫 성공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HLB 주주들은 공매도 세력의 불법 행위를 걱정하고 있다. HLB가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주가를 인위적으로 찍어 누르면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HLB는 과거부터 불법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의혹이 주주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지난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유효성 지표가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고 전해진 5월13일에도 HLB 공매도가 5배 넘게 급증하며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주주들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는 8일 리보세라닙 전체 데이터 공개에 맞춰 불법 공매도 정황이 있는지 증거 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HLB 주주연대 관계자는 "공개되는 전체생존기간(OS) 값에 따라 글로벌 1위 제약사인 스위스 로슈의 간암 1차 치료제 아바스틴과 티센트릭 OS 값 19.2개월과의 우열이 가려질 것"이라면서 "만약 19.2개월을 넘어서는 결과를 HLB가 발표한다면 이는 글로벌 간암 치료제 분야 최고 신약(Best In Class)이 대한민국 바이오 기업에 의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그 결과가 주목되는 날이 바로 8일 장 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재가 나올 경우 주가가 당연히 반응해야 하지만 공매도 수량 위반, 업틱룰 위반 등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주주들은 8일 시장 전체 운영시간을 녹화하고 상시 모니터링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주주연대는 8일 오전 8시30분부터 주주연대 유튜브를 통해 불법 공매도 포착 실시간 방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HLB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HLB 리보세라닙의 데이터가 좋지 않다는 내용의 증권가 지라시가 돌자 회사 측은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루머를 빠르게 일축했다. 회사 측은 "주가 하락과 관련해 회사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음을 명확히 알려드린다"면서 "통상 주요 임상 데이터 발표 전 불안감 조성 등을 통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이번에도 그와 유사한 행태로 추정되는 바, 주주 여러분들은 이에 동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HLB는 지난달 리보세라닙 임상 시험과 상업화에 대비하기 위해 3256억원 규모의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유상증자가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을 유발하는 만큼 리보세라닙 상업화에 확신이 없었다면 쉽게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상증자 신주배정 기준일도 ESMO 일정 이후로 맞춰 진행됐다. 회사 측의 확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학회에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는 것 만으로도 자사 파이프라인에 대해 확신과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특히 글로벌 학회 발표는 단순 결과 공개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 계약 등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공개된다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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