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만나는 HLB…유상증자 흥행 청신호 켤까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HLB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상장을 앞두고 주주 미팅을 통해 자금 조달의 구체적인 목적을 설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HLB는 오는 16일 신주인수권 상장을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 구주주 청약까지 본격적인 일정 돌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유상증자의 흥행에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B는 오는 15일 사전 신청한 개인주주 200명을 대상으로 주주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진양곤 HLB 회장이 직접 자리해 주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HLB가 공식적으로 주주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HLB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반기별 1회, 연 2회 정기적으로 개최해 왔으나 코로나19로 한동안 간담회를 열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정기 주주총회 이후 겸사겸사 주주들과 간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상장을 하루 앞두고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HLB는 지난 8월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총 32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1차 발행가액은 3만700원으로 결정된 상태로, 오는 29일 최종 발행가액이 공고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1~2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이 계획돼 있다.

HLB의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HLB 신주인수권은 오는 16일 상장돼 22일까지 거래될 예정이다. 이 기간 기존 HLB 주주들은 만약 신주를 받고 싶지 않다면 신주인수권을 팔면 된다. HLB의 주주가 아니지만 HLB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는 신주인수권을 매수하면 된다. 사실상 유상증자에 대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 주주 간담회를 통해 주주들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목적과 자금 활용 계획, 회사의 파이프라인 일정 등이 중점적으로 질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HLB 관계자는 "주주 간담회는 매년 개최돼온 행사로 항상 주요 진행 사항에 대해 회사 측이 먼저 설명하기 보다는 주주분들이 질의하고 그에 대해 답변하는 형태"라면서 "지금 분위기에서는 자회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Immunomic Therapeutics)에 대한 질문과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신약 승인 일정 등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HLB는 3256억원의 유상증자 자금 가운데 2827억원을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Elevar Therapeutics), 이뮤노믹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엘레바와 이뮤노믹은 확보한 자금을 통해 파이프라인 임상과 상업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엘레바는 선낭양성암, 간암, 대장암, 난소암 등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비용에 2034억원을 투입하고, 263억원은 리보세라닙 상업화를 위한 신약허가(NDA) 준비와 생산·마케팅 비용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뮤노믹은 530억원을 교모세포종 1차 치료제 임상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리보세라닙 역시 주주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HLB는 지난 9월 열린 유럽암학회(ESMO)에서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제 병용 임상 결과,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22.1개월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리보세라닙의 간암 1차 치료제 신약허가 신청을 위한 Pre-NDA 미팅(신약허가 신청 전 미팅)를 완료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 리보세라닙의 신약 승인에 대한 힌트가 나올 경우 유상증자 흥행 기대감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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