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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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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산타라=뉴시스] 고가혜 기자 = "여기가 새로운 인도네시아의 시작이군요."

키 높은 나무들이 가득한 발릭파판 정글 한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니 신수도 개발원점 표식 앞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18일 원 장관과 함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으로 2시간 가량 비행 후 다시 차량으로 2시간을 달려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외곽 '누산타라(Nusantara, 많은 섬)' 신수도 사업현장에 방문했다.

해당 현장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신수도 지역 상수도 인프라 구축을 위해 ODA 사업으로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수장, 대통령궁, 건설 근로자 주택 등이 뙤양볕 아래 한창 바쁘게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열대우림이 우거진 수풀 사이로 건설기계들이 석탄이 섞여 검은 빛을 띤 흙을 퍼내고, 아직 콘크리트 작업도 이뤄지지 않은 비포장 도로 위를 여기저기 다니고 있었다.


인도네시아가 수도 이전을 결심한 것은 현 수도인 자카르타에 교통체증과 식수고갈, 지반 침하 등 심각한 도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원 장관과 국토부 관계자 및 기자단이 자카르타 시내를 이동할 당시 의전 차량을 둘러싼 경찰 오토바이들이 2시간 동안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 통제를 시도했지만 도로 위 차량 및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 한 발짝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자카르타에는 전체 인구 60%가 모여 있어 교통난이 심각한 상태라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었다.

또 자카르타는 13개의 강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오랫동안 쌓여 만들어진 삼각주 지형으로, 수십년 간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자 도시 전체의 지반이 조금씩 내려앉기 시작했다는 것이 인니 측 설명이다. 원 장관은 신수도 공사 현장을 방문하기에 앞서 자카르타 시내 지반 침하 지역을 직접 방문, 인니의 수도이전 및 신수도 개발 사업의 원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인니 정부는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주 발릭파판 외곽 2561㎢ 구역을 새로운 수도 이전지로 결정하고 2045년까지 5단계에 걸친 총 사업비 40조원 규모의 공사에 돌입했다. 인니 측은 내년 2월 대선 후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을 신수도 대통령궁에서 열겠다며 내년 8월 입주를 목표로 숨가쁘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니 측은 도시 조성에 앞서 한국수자원공사(수공)와 함께 신수도 지역 내 상수도 인프라 구축사업을 먼저 진행 중이다. 댐 건설 등 토목공사는 인니 측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되 인니도 한국처럼 수돗물을 바로 마실 수 있게 해달라며 한국에게 탄소중립 정수시설 공사를 맡겼다.

수공은 환경부 ODA사업을 통해 285억원의 재원을 조달받아 2025년 일 3만톤 규모의 정수장 구축을 목표로 현재 정수장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니 재원으로 공사 중인 인근 또 다른 정수장 사업에도 한국 기술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원 장관은 수자원공사 측에 상수도 사업 관련 인니 현지 인력의 양성을 강조했다. "초기에는 인니 현지 인력을 한국에 오게 해 교육과정에 참여하게 하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현지에 K-WATER 대학 등 교육시설을 만들어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면 좋을 것 같다"며 "인니와 아세안에서는 현지 인력의 고급 과정 교육을 굉장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산타라 신수도 사업 현장의 모토는 '스마트 포레스트 시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에 따라 공사현장 내 벌목을 최소화하고 나무를 기를 수 있는 곳에는 건물을 세우지 않도록 하는 등 조코위 대통령이 친환경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자카르타보다 적도선과 조금 더 가까워 더 푹푹 찌는 날씨, 자카르타에 비해 경사진 언덕 지형 등 쉽지 않은 여건들도 분명히 있다. 인니 공공사업주택부 관계자는 "칼리만탄 지역은 평지보다는 경사가 많아 지형적으로 어려운 현장이기는 하다"면서도 "우리에게도 이는 도전과제지만 이를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신수도 현장을 와 보니 인도네시아로서는 굉장히 큰 그림을 갖고 세운 계획인데 그만큼 어려움과 도전도 많을 것 같다. 도시에 갖춰야 하는 인프라와 여러 빌딩들이 스마트, 저탄소 등 굉장히 앞선 목표를 갖고 있는데 이를 채워 나가려면 많은 기업들의 재정적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며 "우리가 이러한 공사를 따서 돈을 벌겠다는 접근방법보다는 인니의 신수도 프로젝트를 함께 고민하면서 한국이 해줄 수 있는 인프라 투자, 기술 전수, 인니 자체의 인적 역량을 키우는 등 장기적 목표를 갖고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이아나 쿠수마스투티 인니 공공사업주택부 주거개발총국장은 "우리가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는 '스마트 포레스트 시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발전된 첨단 기술을 신수도 지역에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수도 시설 등 여러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여러 지원이 필요한 만큼 한국과 가족처럼 함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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