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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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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화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취득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멜론의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공정위는 2일 카카오가 SM 주식 39.87%를 취득한 기업결합이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 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 내 유력 사업자이자 디지털 음원 유통 및 플랫폼 시장 1위 사업자인 카카오가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 1위 사업자인 SM과 결합하는 수직형 기업결합으로 분류됐다.

카카오는 아이유, 아이브 등 소속 가수 디지털 음원을 기획·제작하면서 타사 음원을 함께 유통하는 동시에 음원 플랫폼인 멜론도 운영하고 있다.

SM은 엔씨티(NCT), 에스파(aespa) 등 소속 대중가수 디지털 음원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카카오가 SM의 강력한 인기 음원을 확보해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에서 1위 사업자에 등극하는 동시에 SM 음원 유통권까지 확보해 음원 유통시장 내 지위도 강화했다고 봤다.

카카오는 이번 기업결합 전에도 디지털 음원 제작, 유통, 플랫폼 시장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었으나 이번 기업결합으로 음원 제작 분야를 강화하고 유통 분야 점유율을 확대하며 기존 수직계열화를 더욱 견고히 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카카오가 음원 기획·제작시장에서 13.25%, 음원 유통시장에서 43%, 음원 플래폼시장에서 43.6%의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멜론과 경쟁 관계인 음원 플랫폼에 음원을 적기에 공급하지 않아 음원 플랫폼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음원 플랫폼 시장 특성상 특정 플랫폼을 구독하는 소비자가 해당 플랫폼에서 인기 음원을 들을 수 없을 경우 타 음원 플랫폼으로 전환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음원 플랫폼이 음악 저작권 사용료를 산정할 때 관행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승인한 사용료 징수규정을 준용해, 음원 유통사들이 음원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가격경쟁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멜론 내에서 자사 혹은 계열사 음원을 유리하게 노출하는 자사 우대를 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자사우대가 있더라도 멜론 이용자들의 이탈 가능성은 낮은 반면, 멜론 내 노출 증가를 통해 음원 청취가 늘어나는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카카오의 SM 주식 취득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해 조건부로 승인키로 결정했다.

우선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음원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 중단 또는 공급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기존 공정거래법으로도 부당한 음원 공급 거절은 금지됐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음원 공급을 거절하면 안 된다고 새롭게 규정되면서 카카오 측 입증 책임이 보다 강화됐다.

한편 공정위는 카카오가 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 점검기구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멜론 내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토록 했다.

점검기구는 카카오로부터 독립된 5인 이상 외부 위원으로 구성되고, 멜론 내 최신 음원 소개 코너인 '최신음악', '스포트라이트', '하이라이징'을 통한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디지털 음원 매출 80%가 발매 후 3개월 이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최신음원에 대한 자사우대 점검 조치를 부과한 것이다.


카카오는 향후 3년간 위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다만 유튜브 뮤직, 스포트파이 등이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시장상황의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 공정위에 시정조치 전부 또는 일부의 취소 혹은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플랫폼 자사우대를 차단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 사례다. 또 처음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결합에 시정조치를 부과한 경우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지 않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결합 심사를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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