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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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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K-직장인'의 나라, 우리나라 고용률이 2년5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거의 최저 수준이고요. 부지런한 한국인들을 보여주는 지표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거의 1년에 가까운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고,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대졸백수'가 역대 최대라고 하네요.

청년 취업자는 자꾸 뒷걸음질치고 고급인력들이 일하지 않는데 어떻게 고용률은 역대 최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일까요?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고용통계를 뜯어봐야겠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63.5%)·경제활동참가율(65.3%)이 29개월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실업률(2.9%)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고용률과 실업률만 보면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상당히 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통계가 눈에 띕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000명 증가했습니다. 1999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로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기록입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기간에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자를 의미합니다. 많은 대졸 이상의 고급인력이 노동시장에 다양한 이유로 뛰어들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또 통계청의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이 졸업 후 첫 취업 평균 소요시간은 11.5개월로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도 취업으로 간주하는 것을 감안하면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을 아르바이트조차 하지 않은 채 보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대졸인구와 청년층은 오히려 늘고 있는데 고용률과 실업률에는 왜 반영되지 않는걸까요?

먼저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를 의미합니다. 취업자에는 아르바이트도 포함인 만큼 단 1시간이라도 일을 했다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취업자가 증가하면 고용률이 늘어나는데, 연령대별 취업자 증가폭을 살펴보면 높은 고용률의 이유가 드러납니다.

올해 상반기 70대 이상 취업자 수는 19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명 급증, 통계를 작성한 2018년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상반기 60대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28만2000명 늘어 모든 연령대 중 증가 폭이 가장 컸고요.


60대 이상 노인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정부가 '노인일자리' 사업 지원에 힘을 쏟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60세 이상의 고용률이 지속 증가하면서 청년층과 50대에서 줄어든 고용률을 방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낮은 실업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실업률은 고용률과 계산하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15세 이상 인구가 분모인 고용률과 다르게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가 분모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수가 실업률입니다. 아까 설명했듯 이런저런 이유로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렇다보니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아 실업률만으로는 비경제활동인구의 변화를 포착할 수 없습니다.

고용률과 실업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구조는 청년층 취업자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바라봐야겠습니다.

청년들의 사회진출이 늦어지는 점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거론되는 '저출생'과도 이어집니다. 올해 1~5월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심각한 저출생을 막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그들이 혼인을 해 아이를 낳을 환경이 마련돼야 하겠죠.

청년들은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데 평균 4년3.8개월이 걸립니다. 4년제만 두고보면 5년0.7개월이 소요됩니다. 정규학기를 모두 마치고도 1년 넘는 시간을 학교에서 더 보내고, 그렇게 졸업을 하고도 경제활동을 하는 데까지는 거의 1년이 더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미스매치' 현상이 심해지고,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질수록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경제 '허리층'은 점점 얇아지고 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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