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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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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최근 다자 통상체제가 약화되고 주요국이 경제안보를 명목으로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나서는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양·다자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중심으로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에 힘을 싣고, 미국 대선과 같은 통상 리스크에 대해선 민관 원팀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전세계 국가총생산(GDP)의 85%에서 세계 1위 수준인 9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제44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통상정책 방향을 담은 '통상정책 로드맵'을 논의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신통상 경제안보나 공급망 등의 부분에 대해 중요한 정책 이슈로 삼겠다라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것"이라며 "설령 WTO 체제가 복원이 된다손 치더라도 이런 이슈는 정책적으로 관리를 해야 될 사안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핵심·주력시장 촘촘한 FTA망 구축…EPA 통한 서남아 통상벨트 마련

우선 FTA 네트워크를 전세계 GDP 90%까지 확충한다. 이를 위해 핵심광물자원·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아프리카 등 주요 거점국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한다. 향후 인근 미개척 국가로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자원부국인 몽골을 비롯해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과의 EPA 협상으로 서남아 통상벨트를 구축하고, 탄자니아·모로코 등과의 EPA 협상 추진으로 아프리카와의 협력 기반도 마련한다.

앞서 타결된 걸프협력이사회(GCC)·에콰도르 등 중동·중남미 지역 FTA는 발효에 속도를 낸다.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는 다층적 FTA 체결 및 기존 FTA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한일중 FTA 협상 재개, 말레이시아·태국 양자 FTA 협상에 나선다.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는 국내 이해관계자 소통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아세안·인도·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 협력을 강화한다. 특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및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등 다자 플랫폼을 활용해 경제·산업 협력에 힘을 싣는다.

오는 2027년까지 무역금융을 90조원, 해외인증 신속취득 품목도 230개로 확대하고, 중점 무역관도 113개로 늘린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자원 보유국과 광물 협력 파트너십을 마련한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이익이 서로 극대화될 수 있도록 'K-산업 연계형 공적개발원조(ODA)'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GDP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FTA 네트워크 85%로 2위이며, 1위가 88%인 싱가포르, 3위는 82%인 칠레인데 기업 경제 운동장을 1위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며 "FTA 90% 확대에는 양적 확대 말고도 질적으로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4대 주요국 통상리스크 대비…對美 통상리스크 아웃리치 전개

주요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며 동시에 통상 리스크 집중 관리에 나선다. 미국과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첨단산업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에 대비해 기업과 원팀으로 협업 체계를 구축해 대미 아웃리치를 전개한다.

일본과는 다자통상 무대에서 글로벌 아젠다에 대응하는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산업·통상·에너지 전반에 걸쳐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간다. 공급망 교란·위기 발생시 3국 공동 대응을 위한 한미일 재외공관 조기경보시스템(EWS) 연계 협력도 이어간다.

유럽연합(EU)과는 디지털·그린 전환과 연계해 공급망산업정책대화 등 협력 플랫폼을 확장한다. 더욱이 네덜란드·폴란드·체코 등 개별국과도 반도체 첨단기술 개발, 원전·방산 프로젝트 참여 등 실질적 협력 성과를 도출하려고 한다. EU의 동시다발적 경제입법에 대한 소통채널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활용기회를 발굴한다.

중국과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가속화, 중앙·지방정부 다층적 협력 채널을 통한 상호호혜적 경제협력에 집중한다. 경제공동위, 공급망 핫라인·수출통제대화 등을 통한 공급망 안정에도 힘쓴다. 특히 한-중 양국 투자기업들의 예측 가능한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중국 정부와 협력한다.

다만 정 본부장은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 대선이 통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대선 구도 관련해 어느 쪽이 가능성이 높은 부분인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설령 개인적으로 생각 하더라도 공직자가 공개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자공급망 협력 통한 '경제안보' 강화…新통상규범 정립 기여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 등 다자 차원의 공급망 협력에 발 맞춰 오는 2027년까지 호주·인도네시아 등 핵심 협력대상 5~6개국과 양자 '공급망 협력협정'(SCPA)을 체결한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14개국과 EU가 참여하고 있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의장국으로서 핵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와 우리 기업들의 사업 기회 확대도 추진한다.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첨단전략산업과 공급망 핵심업종의 국내복귀 활성화를 추진한다.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정해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막고, 국가안보 위해 우려가 있는 외국인투자 심사 대상에 '국가첨단전략기술 보유 국내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가한다. 수출통제 제도를 정비하고, 무역·투자·기술 안보 이슈에 대한 전방위적 대응을 위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과 유사한 한국형 산업안보 전담조직도 검토한다.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논의에서 구심점 역할을 강화한다. 세계 최대 경제협력체인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APEC) 2025'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아태지역 경제통합 촉진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연내 민관합동 '무탄소에너지(CFE) 글로벌 작업반' 출범 등 기후·환경 분야 통상규범 확산에도 힘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AI 통상 대응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대·공조를 통해 통상 국익을 극대화하고 경제안보를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거듭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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