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前 고용허가제로 한국 온 필리핀 청년 "지금은 캐나다 약사 됐어요"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필리핀 출신의 노네임 핑고이씨는 2004년 8월 첫 고용허가제 대상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한국행을 결심했다는 핑고이씨는 높은 급여를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4년 간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휴대폰 케이스 조립 회사에서 일했는데, 당시 사장님은 저 같은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모든 직원에게 친절하게 자상하게 대해주었다"며 "고용허가제는 저에게 좋은 기회이자 훌륭한 경험을 선사해주었고, 제가 첫 번째 고용허가제 근로자에 속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회상한다. 핑고이씨는 현재 캐나다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이 올해 외국인 고용허가제 시행 20주년을 맞아 '외국인 고용허가제 20주년 백서'를 29일 발간했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고용하지 못한 중소사업장이 비전문인력(E-9, H-2 비자)을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로, 2004년 8월17일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함께 시행됐다.

도입 당시 6개 국가였던 송출국은 현재 17개국이 됐다. 업종도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업에서 어업, 서비스업, 임업, 광업까지 확대됐다.

안정된 제도 운영으로 핑고이씨와 같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근로자(E-9)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해 올해 상반기 누적 입국 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에 발간되는 백서에는 제도 도입 배경, 도입 초기 모습과 발전 과정, 미래에 대한 조명까지 상세히 담겨 있다. 또 현장 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뤘다.

핑고이씨 사례처럼 제도 시행 첫 해 입국했던 외국인근로자의 근황, 고용허가제를 활용한 사업주와 외국인근로자의 소감, 제도 설계와 운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온 담당자들과의 인터뷰 등 고용허가제를 둘러싼 생생한 목소리도 수록됐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발간사에서 "고용허가제는 국가 간 인력 활용의 대표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고, 국제적으로도 성공적인 이주노동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업종과 직종의 확대, 숙련인력의 장기체류 지원 등 고용허가제 현장 요구에 맞게 변화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 20주년 백서는 고용부와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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