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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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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탄핵 정국으로 내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요."

지난 10일 한 대형 시행사 관계자는 분양 관련 일정을 묻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가뜩이나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내년 분양 일정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내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자를 더 내더라도 분양 일정을 미루자는 의견이 많다"며 "내년 상반기 분양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건설·시행(분양)업계가 내년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무산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건설·시행업계에선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로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약 없이 미뤄지는 분양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금난이 심해지고,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내년 분양 일정 계획이 무용지물이 됐다"며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내년 사업 계획을 확정 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행업계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탄핵 정국에서 무리하게 분양에 나섰다가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분양 일정을 조금 늦추더라도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고 전했다.

아파트 분양과 입주 경기 전망도 꽁꽁 얼어 붙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2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한 달 전(101.9)보다 11.3p(포인트) 하락한 90.6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같은 기간 108.8에서 83.4로, 25.4p 급락했다.

분양·입주전망지수는 연구원이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산출된다. 기준점(100)을 밑돌면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분양 시장에선 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 등으로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에서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분양 일정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내년부터 본격 감소하면 분양 시장에 불안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3만74가구로, 올해 32만5367가구의 70.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은 지난 ▲2017년 33만5272가구 ▲2018년 39만7504가구 ▲2019년 34만5289가구 등 30만 가구가 넘었지만, 올해 들어 22만21가구로 급감했고,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 입주 물량은 3년 연속 전국 물량의 절반도 안 된다.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서울 2만9388가구 ▲경기 5만9464가구 ▲인천 2만327가구로 10만9179가구로 올해보다 소폭 감소한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탄핵 정국은 국가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어 부동산 자산 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신중한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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