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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inNess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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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초급매물 아니면 거래가 안 돼요."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 센트럴푸르지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 이후부터 거래가 줄더니 지금은 사실상 끊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아 투자한 사람들) 집주인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호가를 낮추고 있다"며 "매물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를 제때 찾지 못해 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돼 영끌족 성지로 불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 고금리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집을 처분하려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021년 전후 집값 급등 시기에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대출 이자가 급등하면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내놓아도 사려는 매수자가 없다 보니 영끌족 집주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노도강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일 6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거래된 8억17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하락했다.
또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전용면적 41㎡)는 지난해 7월 5억1000만원에 손바뀜됐지만 올 1월에는 4억7500만원에 거래돼 실거래가가 3500만원 떨어졌고, 도봉구 쌍문동 현대아파트(전용 면적 70㎡)는 지난해 11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9월 거래된 5억7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노도강 지역에선 아파트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5944건으로, 지난해 동기(5322건) 대비 11.6% 증가했다. 또 도봉구(2157건→2543건)와 강북구(1215건→1442건)는 각각 17.8%, 18.6% 늘었다.
다만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지난달 셋째(20일)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로 14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노도강 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 지역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이자 부담을 느끼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반전인 부동산 경기 위축과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도강 지역의 집값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 지역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원리금 상환과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고, 탄핵 정국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투자 수요 위축돼 집값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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