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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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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등판 배경으로 '월성 원전 사건'을 꼽으며 탈원전 정책 비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월성 원전 사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5일 수사 당시 가해진 외압이 총장직 사퇴로 이어졌고, 정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월성 원전 수사와 감사 과정에서 압력을 받아 직에서 물러났다고도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명분으로 내세운 월성 원전 사건에 대해 검찰은 청와대와 정부가 경제성 평가를 조작해 부당한 조기 폐쇄로 이어졌다고 결론 내고 법적인 판단을 법원에 넘긴 사안이다.

― 2018년 조기 폐쇄 결정…경제성 평가 왜곡 논란이 수사 도화선
당초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이 다해 2012년 11월 가동을 멈춘 원전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7000억원을 들인 전면 개보수 작업을 통해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22년까지 수명 연장을 승인받은 바 있다.

이 결정은 3년 뒤인 2018년 6월에 바뀌었다. 당시 한수원 이사회는 부족한 경제성을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국회에서는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경제성 평가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경제성 평가에 나섰는데 이때 회계법인에서 작성한 초안과 수정안, 최종본의 수치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타격을 입히지 않기 위해 일부러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을 낮게 평가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이에 국회는 지난 2019년 9월 감사원의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22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원전 판매단가와 이용률, 인건비, 수선비 등 경제성 평가에 필요한 변수를 조기 폐쇄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본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이 부적절하게 관여했다는 판단을 내렸고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정재훈 한수원 사장,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등 1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대전지검은 산업부·한국가스공사·한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이 사건 관련 기관과 인물들에 대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 수사에 대해 야권은 정당한 수사라며 옹호하는 반면, 여당에서는 '정부 정책을 수사하는 정치 개입'이라며 날을 세웠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정부와 충돌하는 윤 전 총장에 직무집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갈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수사는 계속 됐다.

― 지난달 백운규 전 장관 등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
대전지검은 지난해 12월23일 산업부 공무원 3명을 기소하며 강한 수사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2월 백운규 전 장관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고, 3월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하며 수사 동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지검은 윤 전 총장이 떠난 대검에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기소 방침을 수차례 보고했지만 즉답을 받지 못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이에 대전지검은 지난달 부장검사 회의를 거쳐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기소 의견을 만장일치로 모아 대검에 전달했다.

결국 대전지검은 수사팀장 교체를 이틀 앞둔 6월30일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원 사장을 불구속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월성 원전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이 재판에 넘겨지며 수사가 사실상 일단락된 가운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 전 총장은 '탈원전 반대'를 첫 어젠다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5일 원자력 전문가, 6일 전공생과 잇따라 만나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놓고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대선 진행 상황에 따라 탈원전 정책이 뿌리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이후에도 정치권에서 관련 논쟁이 계속되면 향후 추진 계획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은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이 큰 만큼, 그 과정과 결과에 따라 당연히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의 정책 궤도 수정은 없어도, 원전 수출에는 정부도 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책 기류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정부는 실제로 소형모듈원전(SMR)과 관련해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해왔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산업부와 과기부가 협업해 올가을을 목표로 3세대 경수로 원전인 SMR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 대선정국서 불붙은 '탈원전' 논쟁…정책 변화 가능성 관심



반면 정치권이 '탈원전 논쟁'을 넘어, 보다 큰 틀의 에너지 정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탈원전 정책만 놓고 각을 세울 게 아니라, 전 세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탄소중립'을 대전제로 상정하고 다양한 실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함으로써 '탈원전' 논쟁에만 매몰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사라졌다"며 "에너지 전환의 더 큰 틀인 '탈탄소'를 놓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여·야 이견이 없는 탄소중립이란 대전제 하에서 옵션 중 하나로 원전 도입, 혹은 또 다른 방안 모색해야 한다"며 "더 큰 차원에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출처 : http://www.newsis.com/view?id=NISX20210707_000150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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