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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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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유희관(36·두산 베어스)은 조금이라도 빠른 것이 대접 받는 프로야구계를 누구보다 느린 공으로 누볐다.

버티기에 급급하지 않고 큰 획을 그으면서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을 통용시킨 유희관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유희관은 18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두산 지명을 받아 시작된 프로 생활에 마침표가 찍혔다.

유희관은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속구 투수가 주목 받는 프로 세계에서 유희관은 누구보다 '독특한' 선수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시속 130㎞대의 느린 직구다. 여기에 제구와 시속 120㎞대의 싱커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그를 향한 평가는 늘 냉정했다.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건 유희관의 약점으로 치부됐다. 매년 "느린 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따라다녔다.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언제나 외면 받았다. 2015년 18승을 올리고도 그해 열린 프리미어12에 발탁되지 못했다.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도 불발됐다.

그래도 유희관은 좌절하지 않았다. 커리어 내내 '편견과의 싸움'을 벌이면서도 '결과'를 보여줬다.

2013년 처음으로 10승(7패)을 달성한 그는 2020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쌓아 올렸다. 8시즌 연속 10승은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4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101승69패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내면서 두산 좌완으로는 최초로 100승을 돌파했다.

프랜차이즈 유희관의 활약과 함께 두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이룩했다. 2015년과 2016년, 2019년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4승7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며 쓸쓸한 현실 앞에 마주섰다.

명예회복을 노리기도 했지만, 결국 은퇴를 선택했다.

유희관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쉬움이 많긴 하지만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긴 싸움 속에서 자신만의 이정표를 세운 유희관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SNS 계정을 통해 팬들을 향한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유희관은 "좋아하던 야구를 시작하고 지금 유니폼을 벗는 이 순간까지도 은퇴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잠실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면서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키웠고,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달려왔던 제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떠올렸다.

그동안 만난 감독과 코치, 선후배들, 프런트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 유희관은 "이 모든 분들과 함께한 시간이 없었다면 제가 야구를 하는 동안 이루었던 모든 기록들을 결코 이루어 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해했다. "그중에서도 함께한 우승 순간, 그때 느꼈던 감격과 행복은 죽어서도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이라고 보탰다.

이어 "최강 10번타자 팬 어려분,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과 질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다시는 마운드에서 여러분의 함성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비록 두산 팬은 아니지만 저를 응원해 주시고, 미워하셨던 야구팬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진심을 담았다.

"앞으로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라는 말을 못한다는 게 슬프지만 제 마음 속에 베어스는 영원할 것"이라는 유희관은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선수 유희관'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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