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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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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눈물을 닦는 장면이었는데 오열하듯 사진이 찍혔어요."

오후 내내 장맛비가 쏟아진 23일 잠실구장.

한화 이글스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모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한 발 벗어난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취재진과 마주했다.

평소라면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여야 할 시간이지만, 이날은 예정된 경기가 순연됐기에 좀 더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최근의 활약상과 새 구종으로 정착한 커브의 활용법 등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박용택의 은퇴식으로 화제가 넘어가자 고우석은 4년 전 봉중근의 은퇴 행사를 입에 올렸다.

마무리 투수 선배인 봉중근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면서 고우석이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은 LG팬들 사이에서 적잖이 화제가 됐다.

고우석은 "그때 눈물을 닦는 것이었는데 오열하듯 사진이 찍혔다"고 "내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지금은 농담을 섞어가며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고우석은 누구보다 봉중근의 은퇴를 마음 아파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함께 한 추억이 많진 않지만 힘들게 지내왔던 과정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1회에 봉중근 선배님이 뛰어나가 시구를 하는데, 그때부터 눈물이 나더라. 그런데도 선배들과 코치님들 중 아무도 (배려 차원에서) 나한테 뭐라고 하지 않았다"며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눈물을 멈추지 못한 고우석이 찾은 곳은 화장실이었다. 고우석은 "몰래 화장실에서 울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제 다 울어서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은퇴식이 시작하자마자 또 눈물이 나더라"고 기억했다.

봉중근은 한때 LG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다. 지금은 그 계보를 고우석이 잇는 중이다. 고우석은 커다란 짐을 온 몸으로 지탱했던 선배의 말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

"사실 같이 한 기간이 정말 짧다. 스프링 캠프 정도인 것 같다. 이야기를 한 적도 거의 없다"고 말한 고우석은 "그런데 한마디가 기억난다. '몸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까지 왔으면 어떻게든 이겨내고, 아파도 참고 싸워야 한다는 말이었다. 진지하게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늘 강한 모습만 보여줬던 대선배의 퇴장이었기에 어쩌면 고우석이 자신도 놀랄 정도로 많은 눈물을 쏟았는지 모른다.

고우석은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주는데도 그것마저 아파서 팔이 나오지 않더라"면서 "(몸을 아끼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던 선배가 던지지 못할 정도가 되니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추억을 더듬었다.

2주 뒤에는 박용택이 떠난다. LG의 후배들은 선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또 다른 레전드의 퇴장을 앞두고 서서히 스토리가 피어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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