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투어 날 펄펄…이대호, 은퇴 경기서도 뜨거울까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9개 구단 은퇴 투어가 막을 내렸다.

7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시작된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지난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시즌임에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대호는 은퇴 투어가 진행된 날에도 맹타를 휘둘렀다.

이대호는 은퇴 투어가 진행된 9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9경기에서 이대호는 타율 0.333(39타수 13안타)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멀티히트를 때려낸 경기도 4차례나 된다.

홈런 2방은 모두 결정적일 때 터졌다.

이대호는 8월 28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진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구원 김택형을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작렬했다. 이대호의 홈런을 앞세운 롯데는 4-2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터뜨린 홈런은 한층 극적이었다. 그는 롯데가 4-5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만루에서 상대 구원 강재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이대호의 만루포로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8-6으로 이겼다.

다른 구단의 첫 은퇴 투어였던 7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대호는 팀의 5-8 패배 속에서도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분전했다. 8월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4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8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9-3 승리에 기여한 이대호는 8월 28일 SSG전에서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8월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5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이달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4타수 1안타)과 18일 수원 KT 위즈전(4타수 1안타 1타점)에서도 안타를 신고한 이대호는 20일 한화전에서 만루포를 포함해 5타점을 쓸어담았다.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5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만들어냈다.

이대호의 은퇴 투어 경기에서 롯데는 5승 4패를 거뒀다. 현재 롯데의 승률인 0.462(61승 4무 71패)보다 높다.

은퇴 투어 때마다 안타를 날린 이대호가 KBO리그 첫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었던 '국민 타자' 이승엽처럼 은퇴 경기에서도 맹타를 휘두를지 관심이 쏠린다.

이대호가 은퇴 투어 날만 잘 친 것은 아니다. 은퇴를 앞둔 시즌임에도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이다. 그는 22일 까지 134경기에서 타율 0.337(510타수 172안타) 21홈런 93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타율 부문에서 4위지만, 1~3위와 격차가 크지 않다. 타율 선두는 0.342를 기록 중인 박건우(NC)다. 2위 호세 피렐라(삼성), 3위 이정후(키움·이상 0.340)와는 불과 3리 차다.

최다 안타에서는 3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공동 6위고, 장타율(0.504)과 OPS(출루율+장타율·0.885) 부문에서도 6위에 올라있다.

이대호에 앞서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은퇴 투어를 치른 이승엽은 은퇴 경기에서 '국민타자'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이승엽은 2017년 10월 3일 열린 은퇴 경기에서 1회와 3회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등 5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대호의 은퇴식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8일 LG와의 홈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다.

역대 은퇴 경기를 치른 타자는 15명이다. 이 중에서 은퇴 경기에 안타를 친 것은 1989년 OB 베어스(현 두산) 윤동균, 2017년 NC 이호준, 이승엽 뿐이다. 홈런을 친 것은 이승엽이 유일하다. 이대호가 은퇴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면 두 번째 사례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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