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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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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짝! 짝! 짝! 짝! 짝! 대~한~민~국~”
지난 27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관중들의 응원과 함성이 울려 펴졌다. 전반 35분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의 헤더 득점으로 경기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수많은 관중들 사이에, 정확히는 선수들과 관중들 중간에 박세현(35) 씨가 목이 터져라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가 끝나면 목이 쉬어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오지만, 늘 재밌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박 씨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붉은악마가 되었다. “교복 입고 길거리 응원을 나갔는데, 좌중을 하나로 뭉치는 에너지를 뿜어내던 형, 누나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같이 즐기면서 마음껏 응원했는데, 함께 있던 모두가 하나가 된 느낌이 벅차고 감동적이었어요. 언젠가 나도 저 자리에서 응원을 유도하고 끌어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선배들한테 계속 지도 받으면서 더 멋지게 응원하고 싶어요.”

붉은악마 서포터즈 전주지회에서 활동하는 박 씨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A매치가 열리면 언제든 상경한다. “우리가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경기장에 있는 선수들이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장 커요. 그렇게 응원하다 보면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는 믿음이 생기더라고요. 그 믿음이 생길수록 더욱 열심히 응원하게 되죠.” 연 평균 5회 정도 상경한다고 말하는 박 씨의 열정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원정단으로 현지에 갔었어요.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응원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소중하고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당시 대표팀 상황이 좋지 않았던 터라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대회 내내 품었던 게 특히 기억에 남네요.”

“붉은악마가 아닌 일반 팬들도 많이 찾아오세요. 꼭 붉은악마 서포터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같은 자리에서 하나가 되어 응원할 때 모두가 붉은악마가 된다고 믿습니다. 선수들에게 힘이 되고 멋있게 응원하는 방법을 우리가 알고 있으니, 알려드리면서 같이 응원하면 모두 붉은악마가 되는 셈이죠.”


이처럼 일반 팬들과 함께 경기장에서 큰소리로 응원할 수 있는 것 자체를 붉은악마 백창현(36) 씨는 너무 귀하고 소중하다고 말한다. “이번 카메룬전이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응원해도 되는 첫 경기였어요. 코로나19 당시에 TV로 보면서 너무 답답하고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 마스크도 벗고 응원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네요.”

2005년에 우연히 축구 경기 보러 갔다가 붉은악마가 멋있어서 활동을 시작한 백 씨는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를 지난 3월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으로 뽑았다. “오랜만에 이란을 이긴 것도 좋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첫 만원 관중으로 꽉 찬 경기장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제가 국내에서 하는 월드컵 예선 경기를 모두 다 챙겨서 갔는데, 그날은 정말 특별했어요. 정말 너무 오랜만에 보는 만원 관중이었고, 그들 앞에서 응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마음이 벅차고 감동적이었어요. 비록 육성 응원이 금지된 상태라 제한되는 것이 많았지만, 당시의 설렘은 아직까지도 기억날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붉은악마 활동은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힘들지만 멋지게 준비하면 레드존(홈팀 응원석)에 오는 일반 관중들도 재밌게 같이 응원할 수 있죠. 그들에게 귀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함께 응원할 수 있는 레드존에 한 번도 안온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고 자부심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대한민국 A팀 경기를 즐긴다. 방구석 1열에서 중계를 시청하거나, 호프집에서 치맥과 함께 즐기거나,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A매치에 관심을 갖는다. 관심의 정도나 적극성의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은 없다.

한 번이라도 축구 경기장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경기장의 에너지와 열기를.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다. 경기장에 가면 열띤 함성으로 응원을 이끌어주는 붉은악마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들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에 감사함을 직접 전할 일은 아니지만, 마음속 한편에 감사함을 갖고 언젠가 한 번 그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해 보는 건 어떨까?



◎공감언론 뉴시스 livertre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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