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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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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란이 미국에 패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대표팀 탈락을 기뻐하던 이란 남성이 자국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메흐란 사마크(27)는 이란 북부에 있는 반다르 안잘리에서 이란 대표팀의 패배를 축하하며 자동차 경적을 울렸다가 보안군의 총격을 맞고 사망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날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진 뒤 사마크가 보안군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고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마크가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IHR은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사막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하나다.


국민이 자국의 패배를 축하하고 이란 보안군이 쏜 총에 자국민이 사망하는 이런 아이러니는 이란의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 때문이다.

지난 9월 13일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사흘 만에 감옥에서 사망한 '히잡 의문사' 사건이 이란 반정부 시위에 불을 붙였다. 당시 경찰은 심장마비로 숨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진압봉으로 아미니의 머리를 때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국에서 시위가 격화했다.

IHR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의 손에 살해된 사람은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이란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이 부진하길 바랐다. BBC에 따르면 국민들이 이란 '월드컵 축구' 대표팀을 이란의 '대표'이자 '배신자'로 여겼다.

21일 이란과 잉글랜드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는 이란 대표팀이 반정부 시위에 연대한다는 의미로 국가를 제창하지 않았지만, 이후 있었던 웨일스와 미국의 경기에서는 일부 선수가 작은 목소리로 따라부르는 등 태도가 달라졌다.

국가 제창 거부에 이란 당국이 가족을 볼모로 삼으며 선수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CNN 보도가 있었음에도 일부 시위자들은 국가 제창을 자신들에 대한 배신으로 여겼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보안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막은 이날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바일레)의 지인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막처럼 반다르 안잘리 출신인 에자 틀리 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막과 어린 시절 유소년축구팀에서 함께 뛰었다고 소개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과 사막을 비롯한 꼬마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함께 올리며 "너를 잃었다는 지난 밤의 비통한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친구의 사망 정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에자톨리히는 이날 미국전에서 패한 뒤 경기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자 미국 선수가 다가와 위로하는 모습이 목격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이란 대표팀이 숙적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한 바 있다.

정치적 앙숙인 미국과 이란의 이날 경기는 카타르 도하의 악수마다 스타디움에 통상적인 보안 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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