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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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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안경남 기자 =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을 알린 '현대가(家)더비'가 열린 울산 현대의 홈구장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다 관중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 경기엔 공식 집계 기준 2만803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울산이 2022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대관식이 펼쳐진 지난해 10월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 때 2만3817명을 넘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K리그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였다.

울산이 17년 만의 리그 정상에 오른 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치른 새 시즌 첫 경기였고, 현대가 라이벌이자 올해도 우승을 다툴 경쟁자인 전북과의 맞대결이라 팬들의 관심이 더 뜨거웠다.

게다가 지난해 울산의 우승을 이끈 뒤 올해 전북 유니폼을 입은 아마노의 이적으로 양 팀의 갈등이 고조된 상태였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전북 팬들에게도 유럽 진출을 미루고 잔류한 국가대표 공격수 조규성을 비롯해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멤버인 송민규, 백승호, 김진수, 김문환 등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실제로 이날 문수경기장 관중석 1, 2층은 꽉 찼고, 3층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호랑이굴로 불리는 울산의 홈구장 문수축구장은 최대 3만3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올 수 있는데, 사실상 만원 관중에 육박한 팬들이 운집한 것이다.

울산의 축구 열기는 지난 시즌 우승과 공격적인 투자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프로 스포츠가 그렇듯, 단순히 순위표만으로 팬들을 끌어모을 순 없다.

울산 구단은 개막전 경기 결과는 홍명보 감독과 선수단에 맡기고, 최고의 개막전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호랑이굴에서 축구는 물론 놀거리와 먹을거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눈에 띈 변화는 신규 매점 사업이었다.

구단 마케팅팀 직원들이 발로 뛰며 문수경기장 내 입점 업체 유치에 나섰고, 치킨과 분석, 카페, 편의점 등 다양한 업체가 들어섰다.

또 모기업인 현대오일뱅크로부터 기증받은 드럼통 위에 원판을 올려 간이 식탁까지 만들었다.

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프로야구와 달리 1년에 홈 경기가 20회 안팎인 프로축구는 입점 업체 유치가 쉽지 않다. 주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대한축구협회(FA)컵 등을 포함해도 많아야 30회 정도다.

관중 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기대하는 수익을 얻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할 순 없었다. 과감한 먹거리를 도입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개막전에서 흥행 대박을 쳤다.

팬들은 경기 킥오프 2시간30분 전부터 입장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개막전을 기다렸다.

울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의 2-1 역전승으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팬들은 2시간이 지나도록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과 맥주 등은 불티나게 팔렸고, 입점 업체들도 예상을 뛰어넘은 매출에 혀를 내둘렀다.

가족과 연인 팬들을 위한 포토존도 인기를 끌었다. 인생네컷에서 모티비를 얻은 미타스튜디오엔 경기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과 함께 랜덤으로 울산 선수가 새겨진 카드를 만드는 포토카드존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유니폼과 각종 구단 MD 상품 등이 진열된 잡화도 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2002 한일월드컵을 위해 2001년 4월 완공된 문수축구경기장은 벌써 지은 지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울산 구단이 공들인 노력에 개막전 호랑이굴은 유럽 명문 구단 부럽지 않은 열기를 뿜어냈다.

울산 관계자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러나 개막전을 찾은 많은 관중을 보며 희망을 봤다. 호랑이굴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답은 쉬운 곳에 있다. 최고의 분위기가, 결국 최다 관중을 만든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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