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낀 추신수 "WBC 대표팀 응원…나중에 설명할 기회 올 것"

[인천공항=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은 '추추 트레인'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진행된 SSG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추신수는 논란이 됐던 발언과 관련해 "지금은 WBC 대표팀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야구 팬들과 국민들은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라고 있다"며 "나도 야구 선배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일단 응원하고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모든 사람이 하는 경험이 다 다르고, 생각의 차이가 생긴다"며 "나중에 이와 관련해 이야기 할 기회가 분명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기가 언제가 되겠는가'라는 질문에 추신수는 "WBC가 끝난 직후는 아닐 것이다. 성적을 보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기회는 시즌 후에 올 수도, 시즌 중간이 될 수도, 내가 야구 인생을 마칠 때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지난달 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인 'DKNET'에 출연, WBC 대표팀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당시 추신수는 여전히 학교폭력 꼬리표를 떼지 못한 안우진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안타깝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발언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술위원회가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명단을 두고 뒤늦게 낸 추신수의 '개인 의견'은 환영 받지 못했다. 오히려 학교폭력을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며 거센 반발만 불러왔다.

미국 스프링캠프를 찾은 취채진과의 인터뷰에서도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추신수는 이날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6시즌을 뛴 후 2021년 전격 KBO리그 행을 택한 추신수는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추신수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합류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는 2월말에야 계약하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여파로 뒤늦게 팀 훈련에 합류했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훈련하는 것이 편안했다. MLB에서 뛰던 시절 애리조나에서 주로 훈련했기 때문에 플로리다는 조금 낯설었지만, 시설 등이 비슷해 MLB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합류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지난 2년 동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달랐다. 첫날부터 시작하다보니 여유있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며 "몸을 무리해서 만들지 않고, 안 좋을 때는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더라"고 설명했다.

현재 몸 상태가 70% 정도라고 밝힌 추신수는 "개막전부터 수비를 소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원형 감독님께 올해 (한)유섬이와 절반씩 수비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말씀드렸다"며 "지난해 유섬이가 쉬면서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시즌 막판에 좋지 못했다. 올해 내가 수비를 꾸준히 소화해줘야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KBO리그 입성 이후 가장 좋은 몸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추신수는 "그러기에는 1살을 더 먹었다"며 웃었다.

추신수는 "마음은 아직 아니라고 하는데, 몸이 조금씩 느끼는 부분이 있더라. 피로도 빨리 느껴지고, 회복 속도도 예전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은퇴도 고민하고 있는 것이냐'는 말에 추신수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지난해 SS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우승의 한'을 푼 추신수는 올해 목표도 우승이라며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당연히 올해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한 추신수는 "올해에는 부상없이 깨끗한 한 해를 보내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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