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통합우승 눈앞 대한항공…전광인 부상에도 신중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3연속 통합우승을 눈앞에 뒀다. 대항마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이 핵심 전력 전광인을 부상으로 잃었음에도 대한항공은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KB손보전 원정 경기에서 3-0(25-18 25-22 25-21)으로 이겼다.

5연승을 달린 리그 1위 대한항공은 25승9패 승점 74점을 획득해 2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 상금 1억2000만원을 챙겼다.

대한항공은 3개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이번 시즌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 이기면 상금 1억원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3개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팀은 대한항공 외에 삼성화재밖에 없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4개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대한항공은 역대 2번째로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꿈꾼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기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은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삼성화재만 이룬 성적이다. 4시즌 연속 통합 우승 구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남자부 최강으로 군림했던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피언 결정전 7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정규리그까지 모두 1위를 차지하는 통합 우승은 3회에 그쳤다.

나아가 대한항공은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치러진 지난해 8월 컵대회 우승에 이어 정규시즌과 챔프전 정상까지 정상에 오르는 트레블(3관왕)에도 도전한다.

이 같은 대한항공의 우승 행진을 막을 가능성이 있었던 현대캐피탈에 악재가 생겼다. 공수의 핵심인 전광인이 발목 부상으로 3~4주 가량 이탈하게 된 것이다.

3~4주 후는 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한 포스트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현대캐피탈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도 대한항공을 상대할 때 전광인을 기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챔프전을 앞두고 현대캐피탈 전력이 약화될 공산이 크지만 대한항공은 신중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KB손보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전광인 부상에 대해 "같이 뛰는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수든 부상을 안 당했으면 좋겠다. 최대한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전광인을 걱정했다.

대한항공 선수들도 들뜨지 않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지석은 KB손보전 후 인터뷰에서 "오늘 생일이라고 연락이 많이 오기는 했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했다"며 "예전에 경기 전에 들뜨면 잘 안 된 기억이 있다. 까마득한 옛날이지만 라운드 MVP를 받으면 저도 모르게 들떴다"고 털어놨다.

정지석은 3연속 통합 우승에 관해서는 "우승하면 좋겠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다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들뜨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장 한선수도 우승 소감에 관한 질문에 "힘든 상황을 이겨내서 더 좋다"며 "이제 반을 채웠으니 다음 반이 더 중요하다. 반을 채우기 위해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선수는 "통합 우승도 중요한데 그냥 한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며 "앞에 닥친 한 경기를 이겨내며 그렇게 천천히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우리카드, 19일 삼성화재를 상대한 뒤 정규리그를 마무리한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잔여 2경기에서 후보를 기용하면서 주전에게 휴식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 이겨야 챔프전에 진출할 수 있다. 치열한 3위 싸움 중인 우리카드나 한국전력은 준플레이오프(단판승부)까지 치른 뒤 플레이오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경쟁자들에 비해 체력적 우위를 점할 대한항공이 경기 감각까지 유지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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