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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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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사' 후폭풍이 KBO리그를 넘어 고교야구로 항하고 있다.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에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교야구에서 사용 중인 나무 배트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하던 한국 고교야구 선수들은 2004년부터 나무 배트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해 국제야구연맹이 18세 이하 청소년 국제대회 때 나무 배트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도입 20여년이 흐른 현재, 나무 배트는 기대와 달리 한국산 거포 부재의 원인 중 하나로 자주 꼽힌다. 일각에서는 나무 배트가 타자는 물론 투수의 성장까지 정체시켰다고 본다.

알루미늄 배트는 나무 배트에 비해 가볍고 반발력이 좋다. 스윙 스팟에 제대로 맞지 않아도 타구가 쭉쭉 뻗어나간다. 반면 나무 배트는 공을 멀리 보내기가 쉽지 않다. 아직 힘과 정교함이 갖춰지지 않은 고교 선수들에겐 더욱 어렵다.

자연스레 고교 타자들은 제대로 힘을 실어 타격하기 보다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타자들과 마주한 투수들은 조금만 빠른 공을 던져도 우위에 설 수 있다. 고교 시절 천재 소리를 듣던 신인들이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KBO리그 통산 161승을 거둔 정민철 MBC스포츠해설위원은 고교야구가 알루미늄 배트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 위원은 "(알루미늄 배트를 썼던)과거에는 전력으로 던지지 않으면 여지없이 장타를 맞았다. 투수 입장에선 타구가 정면으로 날아올 수 있다는 무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무서워서라도 더 외곽으로 낮게 가야하고, 몸쪽 깊이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루미늄 배트가 정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현재 한국 야구가 벼랑 끝에 있으니 여러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의견은 엇갈린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해 전국대회 참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알루미늄 배트 도입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나무 배트를 써야한다는 주장이 미세하게 앞섰다.

KBSA 관계자는 "이렇게 큰 사안을 바꿔야 할 때는 (변화 후)장점이 훨씬 크다는 걸 납득시켜야 하는데 현장 의견이 워낙 팽팽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나무 배트가 낫다는 쪽에서는 국제표준과 프로 적응 등을 고려하면 문제가 될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나무 배트 도입 초창기인 2004년에도 나무 배트가 비용은 더 들어도 프로에선 어차피 써야 하니 적응 부분에서 학생 선수들에게 더 좋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과 학부모들이 알루미늄 배트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도 문제다. 알루미늄 배트를 쓰게 되면 에이스 투수들의 성적이 안 좋아질텐데 현장 지도자 입장에서도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투수와 투수 자녀를 둔 학부모, 선수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지도자 모두 알루미늄 배트를 마냥 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워 히터가 사라지고, 한국 야구의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를 나무 배트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나, 고교야구 지명타자 제도 등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KBSA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알루미늄 배트의 반발력을 낮추는 등의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도 보다 심도있는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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