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 향방, 불펜 싸움에 달렸다

[서울=뉴시스] 문성대 기자 = 한국시리즈 승부가 불펜 싸움에서 갈리고 있다.

LG 트윈스는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을 내줬던 LG는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0-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오지환, 박동원의 홈런포 등으로 시리즈의 흐름을 바꿨다.

역전승의 발판이 된 것은 LG의 강한 불펜진이 버텨줬기 때문이다.

LG의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선발 최원태가 예상과 달리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다. 경기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갔지만 LG는 당황하지 않았다.

LG는 0-2로 뒤진 1회초 1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불펜진을 가동했다. 두 번째 투수 이정용이 안타를 맞아 최원태가 내보낸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모든 이닝을 막아냈다.

이정용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졌고,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무실점 계투를 선보였다.

특히 유영찬은 2⅓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8회 등판한 함덕주는 1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행운의 구원승을 올렸다.

1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던 마무리 고우석은 강력한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1점차 세이브를 따내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불펜진의 호투에 반색했다. 특히 젊은 불펜진이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호투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염 감독은 "오늘 승리는 단 1승이 아니라 시리즈에서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경기가 됐다. 또 한 가지 소득은 젊은 불펜들이 경험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좋은 경험을 하면서 나머지 시리즈에서도 정우영, 유영찬, 백승현 등 어린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게 됐다. 감독에게 많은 카드를 만들어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KT 이강철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다가 이날 실점한 손동현과 박영현에 대해 "조금 지친 모습을 보여서 빨리 교체했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 잘해줬다. 내일 하루 쉬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필승조가 모두 실점을 허용하면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KT에 비해 선발진이 다소 약한 LG는 앞으로 다양한 불펜진을 활용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KT가 승리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KT 선발 고영표는 6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고,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6⅓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역투를 선보였다.

NC는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손동현은 2이닝 무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의 토대를 마련했고, 박영현은 1이닝 무실점 호투로 세이브를 챙겼다.

LG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정용, 함덕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선전했지만, 고우석이 9회초 실점을 하면서 1차전을 내줬다.

단기전 특성상 투수 교체 타이밍이 빠를 수밖에 없다. 경기 중, 후반 불펜진의 어깨에 팀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10일 오후 6시30분 KT의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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