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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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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김희준 기자 =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7)의 시즌 초반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의욕이 앞선 탓에 밉상이라는 이미지가 박혔다가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끄는 활약을 펼쳐 영웅으로 등극했다.

적잖게 마음고생을 한 황성빈에게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한 마디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황성빈은 지난 3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한 행동이 발단이 돼 야구 팬들에게 눈총을 받았다.

당시 안타를 치고 출루한 황성빈은 제자리에서 2루 쪽으로 몸만 조금씩 움직이는 스킵 동작을 여러 차례 취했다. 도루 의지를 드러낸 동작이었지만, '과하다'는 말을 들었다. 마운드 위에 있던 KIA 양현종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마찰을 빚었다. 3회 파울 타구를 날린 뒤 1루까지 전력 질주한 황성빈은 천천히 타석으로 돌아갔는데, 이 행동이 켈리를 자극했다.

켈리는 이닝이 끝난 뒤 황성빈에게 분노를 표출했고,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주 황성빈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16일 잠실 LG전부터 21일 KT 위즈와의 더블헤더까지 6경기에서 타율 0.529 3홈런 7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732로 펄펄 날았다.

롯데는 18일 LG전에서 8연패를 끊은 것을 시작으로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반등했는데, 황성빈이 크게 기여했다.

특히 황성빈은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의 더블헤더에서는 홈런 3방을 몰아쳤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1회와 5회 솔로포 한 방씩을 날렸고, 2차전에서는 롯데가 3-2로 쫓긴 5회 쐐기 투런포를 작렬했다.

통산 홈런이 1개 뿐이던 황성빈에게는 믿지 못할 하루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황성빈이 하루에 홈런 3개를 친 것은 우연이죠"라고 농담한 뒤 "힘 있는 타자가 홈런을 치려고 해도 나오지 않는다. 좋은 흐름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사직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21일 더블헤더를 돌아본 황성빈은 "경기를 치르면서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기가 끝나고 퇴근하면서는 '지금 세상이 나를 속이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경기 후 하이라이트를 한 번만 봤다는 황성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상이 뜨는 것은 넘기지 않고 다 봤다"며 웃어 보인 후 "아무래도 팀이 이긴 경기에서 친 홈런이 더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황성빈은 "지나간 경기라 거기에 취하지는 않으려고 하고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들뜨지 않으려고 마음을 붙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을 백업 선수로 시작해 줄곧 대주자로 나섰던 황성빈은 18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고, 기회를 꽉 붙잡았다. 18일 LG전부터는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황성빈이 노력을 무척 많이 했다. 그래서 기회를 준 것이고,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며 "밉상이라고 하지만, 절실함을 가지고 집중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을 하게 된 것"이라고 감쌌다.

황성빈은 "동생 (황)규빈이가 많이 좋아해줬다. 동생이 야구를 했기에 더 좋아해주더라. 동생이 야구 팬들의 눈총에 걱정을 많이 했다. 신경 쓰지 말라고,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응원도 많이 해줬다"며 "동생이 칭찬을 잘 하지 않는데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황성빈은 김 감독과 임훈 롯데 보조 타격코치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이 배트 그립 잡는 방법을 바꿔주셨다. 임훈 코치님은 제가 가지고 있는 틀을 바꿔주셨다.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향을 제시해주셨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황성빈의 기록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도루다. 황성빈은 10개의 도루를 성공했는데 실패가 한 번도 없다.

2022년 도루 10개를 성공한 반면 실패가 12개였다. 지난해에는 9개의 도루를 성공한 사이 5차례 실패를 겪었다.

황성빈은 "예전에는 빠른 발만 생각하고 마구 부딪혔다면 지금은 침착하게 타이밍을 노린다. 도루는 고영민 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이전에 많은 실패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황성빈은 변함없이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사실 '밉상'이라는 이미지가 박혔을 때 황성빈은 마음고생을 적잖게 했다. 황성빈은 21일 홈런 3방을 친 뒤 인터뷰를 하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수훈선수로 응원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인사하면서도 눈시울을 붉혔던 황성빈은 "많은 분들이 응원가를 불러주시니 울컥했다"면서 "최근 야구 팬들의 비난이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 팬들이 보내주시는 메시지나 댓글이 힘이 많이 됐다"고 했다.

황성빈은 "어느 댓글에서 팬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하시더라. 엄청 꾸민 말은 아니었는데 나에게는 크게 와 닿았다"며 고마워했다.

황성빈은 홈런 타구를 날리고도 전력으로 베이스를 돈다. 그는 "언제 또 홈런을 칠지 모르지만, 그때도 전력으로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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