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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수영밖에 모르는 바보.'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동메달리스트 김우민(23·강원도청)을 보면 떠오르는 말이다.

'혹시 수영이 싫었던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무의미한 질문"이라며 "수영을 사랑한다"고 답하는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시상대에 섰다.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직후로 돌아가고 싶다는 김우민을 22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우민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7월 28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의 역대 두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김우민은 '살아있는 역사' 박태환(금 1개·은 3개)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딴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지난 6일 귀국한 김우민은 짧은 휴식 후 가볍게 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귀국 직후 2박3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고, 푹 쉬었다. 제주도의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물고기와 함께 헤엄치니 할 맛이 나더라"며 "잘 쉬었더니 수영이 하고 싶었다. 이번 주부터 수영장에 들어갔다"고 근황을 전했다.

◆"파리 결승 레이스 100점 만점, 그날 밤 계속 영상 봤죠"

올해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우민은 파리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새삼 '올림픽 메달'의 무게감을 느꼈다.

"생애 첫 메달이니 무척 소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김우민은 "제주도 여행 중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다. 가방, 커피 등 선물도 받았다"며 "확실히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더라"고 밝혔다.

계영 800m 영자로만 출전했던 2021년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간절히 원했던 올림픽 메달을 딴 날, 김우민은 좀처럼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잠들기 전까지 결승 레이스와 시상식 영상을 돌려봤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결승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 흥분된 마음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당시 경기가 남아있는 상태라 소리를 줄여놓기는 했지만, 결승 영상을 계속 돌려봤다"며 "시상식 영상도 많이 봤다. 몇 만 명의 관중이 박수치며 축하해 준 시상식에서 처음 느낀, 오묘한 감정이 많았다. 한국에 와서도 생각날 때마다 영상을 봤다"고 말했다.

동메달을 따며 '해피 엔딩'을 써냈지만, 예선에서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김우민은 예선에서 3분45초52의 저조한 기록을 내 전체 7위로 아슬아슬하게 결승에 올랐다. 당시 예선을 마친 뒤 "나도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결승에서는 예선 순위에 따라 레인을 배정한다. 7위였던 김우민은 불리함이 많은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결승에서 초반부터 속도를 올리는 본인만의 스타일대로 역영을 펼쳤고, 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김우민의 동메달을 두고 '1번 레인의 기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김우민은 "1번 레인이어서 '기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선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는데 결승 때 끌어올려서 '기적'이라고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금메달이나 은메달이 아니지만 올림픽 첫 메달이라 무척 값지고, 메달을 땄다는 사실에 오점을 두고 싶지 않다. 결승 레이스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무척 소중한 순간이기에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동메달 확정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400m 결승을 마친 직후의 기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 당시 기분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울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시상식 할 떄 눈물을 10번 넘게 참았다"고 떠올렸다.

◆김우민 사전에 '걱정'이란 단어는 없다

배영 선수로 뛰었던 어린 시절 김우민은 예선 탈락도 밥 먹듯 경험했다. 그래도 김우민은 다른 종목 선수로 뛰거나 수영을 그만두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수영을 하기 싫었던 적은 있겠지만,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싫었던 적은 절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우민은 "중학교 시절까지는 결승 진출도 못해볼 만큼 실력이 저조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쏟아부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다고 자부했다"며 "과정이 빛을 발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결승 진출이나 순위를 생각하기보다는 기록을 줄이는데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자유형 장거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중학교 재학 중이었다. 배영 선수로 뛰다가 한 차례 자유형 1500m에 출전했는데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김우민이 빛을 발할 알맞은 종목을 찾은 셈이다.

노력해도 결승행이 쉽지 않은 시절에도 김우민은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좀처럼 걱정을 하지 않는 성격 덕이다. 지나간 일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곱씹지도 않는다.

김우민은 "걱정이 없는 스타일이었다. 대회를 마치고 순위 같은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았다"며 "주변에 좋은 분들도 많아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별다른 징크스도 겪지 않았다. "좋은 생각만 하다 보니 징크스랄 게 없었다. 원래 어떤 대회든 징크스가 없다"며 "정말 걱정이나 고민을 안 하는 스타일이다. '저녁에 뭐 먹지' 정도 고민할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런 성격 덕에 김우민은 큰 무대에서도 잘 긴장하지 않는다. 레이스를 앞두고 입장할 때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음악을 듣는 선수가 많지만, 김우민은 관중들의 함성을 즐긴다.

김우민은 "경기 자체를 즐기고 싶어서 음악은 듣지 않는다. 관중들의 응원소리를 직접 느끼는 것이 노래보다 좋더라"며 웃어보였다.

◆"2022년 세계선수권은 시작점…'초반 질주' 스타일 정립은 도하에서"

김우민이 한국을 대표하는 자유형 장거리 선수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이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예선 6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했고, 6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 오른 것은 김우민이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박태환 이후 5년 만에 역대 두 번째였다.

2023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도 결승 진출을 이룬 뒤 5위에 오른 김우민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등극했고,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며 파리 올림픽 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우민은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멀게 느껴지던 올림픽 메달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출발선으로 여긴다.

"어릴 때 꿈을 커야한다고 해서 올림픽 금메달이 꿈이었다.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항상 영상으로만 봤던 결승 무대를 경험하게 됐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한다는 사실 자체로 순위에 관계없이 너무 즐거웠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김우민은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하 세계선수권을 거치면서 올림픽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는 위치에 올라왔단 생각이 들었다"며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은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시작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을 기점으로 김우민은 기록을 '폭풍 단축'했다. 2022년 3월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김우민의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은 3분48초26이었지만, 올해 6월 3분42초42까지 줄였다.

김우민은 "기록을 단축하면서 열심히 하면 안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 3분45초대 기록을 낸 후로는 신나서 했다. 힘든 훈련도 즐겁고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훈련에 몰두한 김우민의 몸은 2년 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열심히 훈련하다보니 몸이 탄탄해져 있더라"고 전한 김우민은 "계영 800m 영자로 뛰기 위해 자유형 200m 훈련도 병행하면서 전반 레이스도 무척 빨라졌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도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딸 때도,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딸 때도 김우민은 초반에 앞서 달리다가 후반 레이스에서 최대한 버티는 전략을 내세웠다.

김우민은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그런 작전을 들고 나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사실 그때 금메달까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그때 나의 스타일이 정립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4년 뒤 LA선 꼭 400m 금메달…200m선 황선우 한 번 이기고파"

김우민에게 파리 올림픽 동메달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삼는 계기를 안겨줬다.

"이 메달을 기점으로 내가 더 성장할 수도 있다.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열심히 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느낌이다. '충분히 잘했다,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동메달"이라고 강조했다.

4년 뒤 목표를 묻는 말에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답한 김우민은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전성기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 올림픽이 전성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4년 뒤 올림픽을 마치면 그 다음 올림픽이 전성기가 될 수 있다"며 "파리에서의 결승 레이스가 100점이었다면, 다음 올림픽에서는 120점, 200점짜리 레이스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종목이 자유형 400m인 김우민에게는 작은 목표도 있다. 바로 자유형 200m에서 세계적인 강자인 황선우를 이겨보는 것이다. 황선우는 주종목이 자유형 200m로, 한국기록(1분44초40) 보유자다.

김우민은 "자유형 200m에서 꼭 한 번은 이긴다고 (황)선우에게 농담을 자주 한다. 선우는 절대 안 질 것이라고 한다. 선수인 만큼 정말 한 번 쯤은 이겨보고 싶다. 예선이어도, 기록이 저조해도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기면 크게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그의 최종 목표는 '꾸준히 잘하는 선수'다. 소박해 보이지만 가장 이루기 힘든 목표다.

김우민은 "기량에 기복이 없이,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나이가 들어도 성실하게 훈련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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