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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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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인 축구부터 '인기 아마추어 종목' 배드민턴 등 한국 체육계 곳곳에서 잡음이 터지고 있다.

17일 전문가들은 뉴시스를 통해 "수뇌부 교체에 그치지 않고, 체육계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축구는 최근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3월 승부조작·비리 축구인 사면 파동을 시작으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선임 및 경질, 이와 관련한 100억원대 위약금 등이 축구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제대로 뽑았다면 어느 정도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임시 감독을 2명이나 쓰면서 무려 5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끝에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홍 감독은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부터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던 인물인 데다, 긴 시간을 소요한 것과 달리 최종적으로 홍 감독을 뽑는 과정의 투명성에 물음표가 따랐다.

이에 최근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A매치 현장을 가면 대한축구협회 수장인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 걸개, 야유 등이 반복되고 있다.

설상가상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축구협회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협회를 떠나라"며 "연속적 헛발질, 한국 축구의 참사"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 회장은 조속히 4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 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협회가 연속된 헛발질로 팬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면,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폭로로 실태가 드러났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선수 부상 관리와 훈련 지원, 의사결정 체계 등 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금메달리스트 폭탄 발언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협회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문체부의 배드민턴협회 조사 중간브리핑에 따르면 협회 후원 계약 방식, 국가대표 선발 과정, 국제대회 출전 제한, 신인 선수 계약, 불공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운영 등이 문제로 드러났다.

여기에 후원금과 관련한 금전적인 영역, 협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 등까지 제기됐다.

김택규 현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이런 배드민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48) 원광대 교수가 지난 13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양 단체에서 논란이 나온 과정, 문제가 되는 쟁점 등은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자정 능력이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축구, 배드민턴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극소수의 종목 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협회들도 비슷한 상황일 거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이날 "못하고 있는 정 회장이 그만해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회장이 물러난다고 후임으로 온 새 인물이 (이전 회장보다) 잘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박 위원은 "(협회 조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회장이 오면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결정 구조 등을 바꿔야 한다. 자율적으로 맡기기엔 (축구뿐 아닌) 체육계 자체가 잘 돌아가는 건 극히 일부고, 대부분이 자정 작용을 전혀 할 수 없는 구조가 돼 버린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너무 (상위 기관이나 정부 등에서) 강제하는 것도 안 되지만, 마냥 자유에 맡기는 것도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의사 결정 등의)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상황이 심각해진 지금에선) 이런 (원론적인)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는 "거버넌스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인다. 대부분의 체육 협회들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서 예산을 충당할 수 있는 자립 기반이 떨어진다. 그래서 늘 외부에서 회장을 영입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회장이 누구냐에 따라 임원들도 바뀌고, 협회 운영이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 안에서 전횡이 이뤄지고,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버넌스 다음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이다. 메달을 따기 위한 운동 기계로만 만들뿐, (성장기의 선수들에게) 생각하는 능력, 통찰력 이런 걸 (키울 기회를) 박탈한다. 그래서 체육계 내부엔 우리 사회와 달리,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고 자정 능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최 평론가는 "사건이 터지기 전에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자정 능력인데, 체육계는 사건이 터진 이후 (정부 등) 외부로부터 개혁을 요구받는다. 그럼 개혁의 대상이 개혁의 주체가 되는 건데, 이들은 늘 이런 것들을 거부해 왔다"며 "(일반 사회에선) 시민으로서의 어떤 권리와 의미 등을 자각하고 공동체로서 삶의 개선을 위한 인식을 하는데, 체육계엔 이런 인식 자체가 없다. 그저 운동만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시와 복종으로만 움직이면서 (체육계 내 선수, 지도자 간) 시민 사회가 형성되지 않으니 내부 자정 능력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사건이 터지면 위원회 만들어 제도, 규정 등을 바꾸지만 지키지 않으니 계속 문제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종목 불문 모든 운동선수들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체육적 인문성'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며 "(운동 기계가 아닌) 체육을 전공하는 한 명의 시민으로 길러내야 한다. 지금 당장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규정 신설, 수뇌부 사퇴 등 단기적인 행동뿐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육계 내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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