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법, 5위팀 첫 준PO 진출 [뉴시스Pic]

[서울=뉴시스]최동준 김주희 홍효식 김근수 기자 = 프로야구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역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정규시즌 5위 팀으로는 최초로 준PO에 오르는 새 역사도 열었다.

KT는 3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WC 결정전 2차전에서 두산을 1-0으로 이겼다.

1차전을 4-0으로 따낸 KT는 2차전까지 잡아내며 준PO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5년 WC가 도입된 후 정규시즌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PO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5위는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지만, 4위 팀은 한 경기를 이기거나 비기기만 해도 준PO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WC 2차전이 성사된 것도 이번이 3번째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사상 첫 5위 결정전을 벌인 끝에 5위로 WC에 뛰어든 KT는 역대 최초 5위 팀의 준PO행까지 이끌어냈다.

KT는 정규시즌 3위 LG 트윈스와 5일부터 5전3승제의 준PO를 치른다.

반면 두산은 유리한 조건으로 WC에 돌입하고도 내리 2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역대 WC에서 준PO행에 실패한 최초의 4위라는 아픈 새 역사까지 마주하게 됐다.

KT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은 7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역투로 두산 타선을 묶어냈다. 이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벤자민의 몫이었다.

뒤이어 구원 등판한 고영표와 박영현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뒤를 막고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두산 선발 최승용도 4⅔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끝내 응답하지 않은 타선에 울어야 했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산발 7안타로 무득점에 그쳤던 두산은 이날도 KT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3안타로 침묵했다.

1회초부터 묘한 상황이 나왔다. 1사 후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내야 안타성 타구를 치고, 3루수 허경민의 송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두산이 스리피트 라인 위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독 결과 1루수 미트를 터치한 로하스가 수비 방해로 아웃됐다.

1사 2루 기회가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며 KT는 초반 찬스를 날렸다. 이어 장성우가 중전 안타를 쳤지만 더 이상 최승용을 공략하지 못하고 2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삼자범퇴를 당했다.

1회초 실점 위기를 비디오 판독으로 넘긴 두산도 벤자민을 흔들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3회 1사 후에야 김기연이 팀의 첫 안타를 생산했지만,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0'의 행진이 계속된 가운데 양 팀은 5회 나란히 맞은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5회초 KT는 1사 후 오윤석의 중전 안타로 12타자 만에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 황재균의 좌전 안타와 배정대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2사 1, 2루까지 연결했다.

두산은 최승용을 내리고 구원 이영하를 투입했다. KT 심우준이 바뀐 투수 이영하에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를 일궜지만 대타 문상철이 세 번째 투수 이병헌에 중견수 뜬공으로 소득 없이 돌아섰다.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아낸 두산도 5회말 선두 양석환의 우전 안타와 강승호의 땅볼을 엮어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허경민은 벤자민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3루를 돌아 홈까지 노리던 2루 주자 양석환이 좌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정확한 홈 송구에 아웃돼 흐름을 끊었다.

0의 균형은 6회초 KT가 깼다.

앞선 이닝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던 로하스가 선두타자로 나와 좌선상 옆으로 흐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장성우가 오른쪽 외야로 향하는 커다란 뜬공으로 진루타를 만들었다.

1사 3루에 들어선 강백호가 이병헌에게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귀중한 선제점을 올렸다. 이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KT는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에도 배정대의 안타와 상대 견제 실책, 정준영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연결했다.

그러자 두산은 마무리 투수 김택연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김택연은 로하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KT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묶어냈다.

김택연은 8회에 이어 9회까지 KT 타자들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이날 내내 무기력했던 두산 타선은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0-1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후 대타 박준영이 박영현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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